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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본태박물관에 이 상여를 전시하고 있다.

거의 훼손이 없는 원본 그대로의 상여를 전시하고 있는데, 장식이 특이하다. 관리의 행차를 표현하고 있다. 당시 평민들의 염원이 '나도 사또나리처럼 행차 한번 멋지게 하고 싶다.'는 것이었을까. 살아서 일상의 밥벌이에 고통받던 평민들이 죽어서는 거창하게 사또행차를 하고 마지막 길을 떠난다.

꽃상여라는 말이 있듯이 평소에는 한번도 받아보지 못한 꽃을 죽어서 관에 누워 받는다.

 

작년에 남박 49재를 지내러갔는데, 온갖 맛있는 음식은 다 젯상에 올려놨더라. 나도 한 접시 들어서 상에 올렸다. 시큰둥한 남박사진을 보는데 사진에다가 먹지도 못할 고량진미 올려주는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더라. 남은 자들의 마음을 위로하려는 것 뿐.

돌이켜보면 남박과 같이 먹었던 음식이라고는 기껏 날 잡아서 교수식당 가서 4900원짜리 정식 사먹는게 우리들의 사치였고, 졸업하고나서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5천원짜리 음식을 주로 사먹었지. 개업했다고 초대를 받아서 간 날에 남박은 추어탕집으로 나를 이끌었다. 그게 나쁘다는게 아니고, 우리 수준이 그랬다는거.

죽던 해에 마지막으로 같이 먹었던 음식도 풍산읍내 어느 한우전문점에 들어가서 6천원짜리 정식.

이게 말이 되냐. 한우로 유명한 풍산읍에 가서 기껏 백반을 먹다니. ㅋㅋㅋㅋ 찌질한 놈들. 정말 맛없었는데 낄낄거리며 잘도 먹었지.

생전에 그래놓고 49재에 파크뷰처럼 음식 차려서 올리면 뭐하냐. 남박도 그 상을 받고 기가 찰 것이다.

이런 풍속이 저 멋드러지게 장식된 상여랑 뭐가 다르냐. 죽어서 저런 행차 하면 그게 무슨 의미가 있나싶다.

살아 있을때 꽃다발도 받아보고, 파크뷰 한번 더 먹고 좋은데 해외여행도 다니는 게 낫지.<b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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