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요리사

Essays 2017. 3. 15.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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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걸 한번 생각해보자.

내가 요리사야.

짬뽕을 만들꺼야.

네이버를 검색해서 짬뽕 만드는 법을 찾아봐.

양파 30g, 양송이 30g 표고 25g 고추기름 1숟갈, 건고추 5g 청양고추 10g, 마늘 10g 청주 15ml, 닭육수 500ml, 치킨파우더 5g, 두반장 5g 생강 2g

이렇게 넣고 짬뽕을 만들었어. 넣으면서도 이런 재료들을 정확히(!) 왜 넣는지를 몰라. 그냥 넣으라니까. 넣긴하는데...

이렇게 해보니까 맛은 있는데....

이 레시피 밖으로 한발짝도 못 나가지. 왜냐 재료를 다룰 줄 모르니까.


문제는 짬뽕을 돈 받고 팔아야하는데....

고객마다 원하는게 달라.

덜 맵게 해주세요. 얼큰하게 해주세요. 등등...

근데 내가 뭘 빼야할지를 몰라. 난 오직 네이버 레시피만 알거든.

그러니까 들어가는 재료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고 알지 못한 상태에서 그냥 레시피대로 넣기만 하는거야. 레시피에 오타가 있어도 그래도 넣어.

조금만 응용하려고 하면 눈앞이 캄캄해지지.

표고를 빼야해? 양송이를 빼야해? 양파와 청경채 비율은 왜 1:2가 돼야해?

이런 질문에 대답을 못 하지. 표고가 어떤건지 잘 모르니까. 그냥 버섯의 종류인줄만 알지.


그런데 문제는 이런 수준의 쿡이 스스로의 절대적 학습량의 부족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짬뽕 만드는 작업이 너무 복잡하고 힘드니까

아예 레시피를 1개 정해서 라면식으로 만들어서 요리를 하겠다는 발상을 하는거야.


이게 과연 가능한 일일까? 짬뽕을 자유자재로 다룰 줄 모르는 미숙한 요리사가 짬뽕라면 레시피를 만들어 낼꺼래.

짬뽕의 표준화.

근데 뭘 알아야 표준화를 하지. ㅋㅋㅋ 지 짬뽕도 제대로 못 만드는 놈이 무슨.


라면. 참 편하지. 생각할 것도 없잖아. 봉지만 뜯으면 끝!

근데 모든 요리사들이 다 라면으로 달려가면 결과는? 아비규환이지.

편한 길이 독배라니까. 특히 의료업은 어라? 지금 내가 걷는 길이 꽃길이네. 편안하다싶으면 존나 조심해야돼.


처음에 자갈밭길이 결국 걷고 걷고 또 걷다보면 아무도 안 걷는 나만의 편한 길이 되는 법.


결론은 뭐냐. 스스로의 무지를 인식하고 인정한뒤 반성하고 마음을 내어 짬뽕 공부나 하자.

못생긴 아이에게 거울을 마주하기란 얼마나 큰 용기가 필요한가.<b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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