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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의사만 할 수 있는 것

이 직업이 존속되려면 이 영역이 확고해야 한다. 한의사들만 할 수 있는 영역.

예를 들면 신경외과 의사들만 할 수 있는 영역, 소아과 의사들만 할 수 있는 영역, 산부인과 의사들만 할 수 있는 영역이 있듯이...

이런 영역의 구축은 시스템이 필요하다. 개인의 역량으로 확보하기란 불가능하다. 곰곰히 생각해보자. 한의사들만 할 수 있는 질환, 영역이 어떤 것이 있는지.



2. 다른 한의사는 못하고 나만 할 수 있는 것

내가 편안하게 밥 벌어먹고 살려면 이게 돼야 한다. 보편적인 한의사들보다 뭐라도 하나라도 잘 해야 한다. 이게 취약하면 옆집에 치고 들어오면 바로 팡팡 쓰러진다. 이 영역은 개인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문제는 내가 아무리 농포성 건선을 잘 치료한다고 해도 그것이 한의사만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 '나'만 할 수 있는 특이한 상황이라는 점이다. 그렇다고 내가 한의과대학 피부과 시간에 외래강사로 초빙되는 시스템도 아니고. 이 시스템 하에서는 그냥 시골 한의사일 뿐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두가지다.


1. 절대적인 학습량의 부족을 타개하는 것

한의사들은 착각하는게 한의대 졸업하면 자기가 전문의들과 경쟁한다는 것을 깜빡하고 잊는다. 습득된 학습의 양이 비교불가다. 경쟁할 수가 없는 것이다. 절대적인 학습량이 학부 시절부터 졸후까지 부족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 갭을 메우기 위해 피똥싸는 노력을 해야 한다. 면허증은 종이일 뿐.


2. 커뮤니케이션

의사소통이 돼야 한다. 한의사 - 양의사 간의 의사소통은 둘째치고 한의사들끼리도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다. 의사소통이 안되면 고립되고 고립되면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없다. 커뮤니티가 없는 의료인은 공격에 취약하고 궁극적으로 서두에 말한 한의사들만 할 수 있는 영역의 확보라는 '시스템'문제를 해결할 수가 없다. 결국 무림고수처럼 독고다이로 가게 되는데 그 놈이 죽으면 그걸로 끝이다. 학문이나 직업의 영속성은 선배집단의 지식과 경험이 얼마나 시스테믹하게 카피되어 후배들에게 전수되느냐에 달려있는데 지금처럼 한의사들 개개인의 역량이 시스템을 대체하는 방식으로 분위기가 흐른다면 미래는 없다.

논문도 하나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인데, 누누이 이야기하지만 페이퍼라는 것은 모니터보다 우위지만 버벌에는 한참 못 미치는 소통 수단이다. 책에는 임상가의 길이 없다.



<>결국 개인이냐? 시스템이냐!

개인이 모여 시스템이 된다. 단, 조직적인 룰을 갖고 개인들이 움직여야 시스템으로 발전할 수 있다. 룰! 룰이 없다면 불가능하다.


서울대 신경외과 홍성철, 아산병원 신경외과 박병훈, 경북대 신경외과 최훈희


여기에서 의사 개인의 이름을 생략한다고 해도 신뢰도를 어느 정도 제공할 수 있어야, 즉 서울대 신경외과야?? 오케이. 그럼 됐다 오케이! 돼야 그 직업의 시스템이 안정적이다. 경희대 한방내과 전문의 이철수에서 경희대 한방내과 전문의가 아니라 이철수에 더 신뢰도가 실리게 되면 뭔가 큰 문제가 있는 직업이 된다. 결국 퀄리티 컨트롤로 이어진다. 퀄리티 컨트롤로 한의사의 직업 신뢰도를 높이려면 가혹한 내부정화와 퇴출작업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그걸 누가 받아들이겠는가.


한의사라면 어느 정도 다 '똑같다'라는 분위기가 되면서 그 와중에 한의사가 완전히 다 똑같지는 않아야! 그 직업이 영속한다.


나도 한의사지만 근처 아무 한의원이나 가봐 라고 말하기가 두렵다. 17년전에 내 친구 모군이 나의 권유로 아무 한의원이나 갔다. 신림동 어느 한의원에 갔는데 웬 토굴 같은데서 엄청난 양의 사혈을 받고 희한한 건강기능식품을 복용할 것을 강요받은 적이 있다. 한의원 맞냐고 몇번이나 확인했지만 맞다고. 얼굴을 들 수가 없다.


쓰레기를 분리수거할 용기와 공감대가 없다면 지금처럼 그냥 쓰레기랑 같이 집안에서 뒹굴어야 한다. 문제는 쓰레기가 뭔지 모를 정도로 후각이 퇴화했거나 심지어 본인이 이 집단에서 쓰레기레벨일 수도 있다는 점.


내가 쓰레기 한의사인지 아닌지 어떻게 아냐고? 쓰레기는 현장에서 사라지면 쾌적해진다. 모두가 행복해진다.<b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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