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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를 '사람'으로 여겨라.
환자와 면담할때는 그의 인생사를 듣는 것.

환자들은 24시간 돌아가는 저마다의 '이야기'를 갖고 살아가며
의사는 15분간의 만남 속에서 이야기가 아니라 '병력청취'를 한다.
의사와 환자는 사적인 관계이며, 우리는 병력이 아니라 이야기를 공유해야 한다.
[관계]맺기란 얼마나 힘든 작업인가.
의사의 목표는 개별 환자에 대해 최대한 많은 정보를 얻어내는 것이어야 한다.

환자는 스스로 원하는 바 견해를 말할 권리가 주어져야 한다. 그들이 진짜 원하는건 뭔가.
나에게 물치를 안 해준다고 대기실에서 나를 불러내 따져묻던 환자가 있었다.

'그대가 원하는 것이 병이 낫는 것인가요? 단순히 물치를 받는 것인가요?'

임종을 앞둔 환자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지 마라.

'나에게 얼마나 시간이 남았나요?'

'3개월 내지 6개월입니다'

그 환자가 궁금한 것이 수치로 표현되는 개월수가 아니라 단지 예후에 대해 묻고 싶은 것이다. 두려움과 기대, 희망. 가치관에 대한 대화.

'그 질문에는 명확한 답변을 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당신의 병이 불확실성이 큰 만큼 시간은 매우 소중합니다'

간혹 환자로부터 얼마나 지나면 낫냐는 물음에 숫자부터 떠올리며 버벅댄 적이 없는가?
그가 원하는 것이 정말 숫자라고 생각하는가?
격려와 지지, 희망과 위로, 동지애, 전우애. 뭐 그런건 아닐까?
의사는 환자가 물어보지 않은 질문이나 두려움에 대해서도 의사가 관심을 기울여 주어야 한다.
행간을 짚을 줄 알아야하고 먼저 물어주어야 한다.

'이 병에 대해 당신이 가장 걱정하는 점은 무엇인가요?'라고 물어야 한다.

당신의 이 병은 5주내에 좋아집니다 = 이건 그냥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고, '이 수술을 성공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겁니다'라고 말해야 한다. 정신적인 지지란 이런 것이다.
정보를 제공하기 전에 정신적인 지지부터 제공하라.

의사는 환자의 마음을 알아야하고 그 마음을 얻어야 한다. 의사는 '내가 이 환자와 같은 처지에 놓였다면 어떻게 했을까?'라고 물을 수 있어야 한다. 환자가 되어본 경험을 통해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모든 의학 치료에는 불확실성이 수반되기 마련인데, 의사와 환자와의 신뢰관계를 깨뜨리지 않으면서 불확실성을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솔직하고 충분한 설명 끝에 환자는 불확실성을 수용하게 된다. '아직 원인이 뭔지 잘 모르겠지만, 증상이 좋아지지 않으면 며칠 후에 다시 오시고, 악화된다면 즉시 다시 오세요'
불확실성에 대처하는 것이 의사의 중요한 임무중 하나다.

챠팅을 할때는 현재의 치료가 얼마나 적절한지 최대한 평가하려고 노력하라.
중요한 지표가 되는 증상과 수치들은 매일매일 000: 없음 등등으로 기록하라
(부종은 정도에 따라 0에서 4+까지 표기함. 한의사의 첫째 덕목은 숫자 세기다)
언제 내원할지 반드시 챠팅하는군!

우리는 환자로부터 공부한다. 환자의 이야기를 통해서 무엇을 공부해야하는지 같은 증상을 가진 다음 환자에게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하는지 알 수 있다. 환자의 이야기에 잘 집중하고 잘 이해하여 그 이해한 바를 잘 표현하는 것은 의사의 중요한 임무다. 우리는 환자와 공감하며 환자와 관계를 맺는다.

그리고 그 관계는 치유를 촉진한다.

환자의 사회정신적 과거력을 캐내는 방법 BATEH 방법
BACKGROUND배경 : 생활은 어떠세요
AFFECT심리: 지금 기분은 어떻습니까
TROUBLE 지금 가장 괴로운 점은 어떤건가요
HANDLE 어떻게 대처할 계획인지
EMPATHY 그동안 정말 힘드셨겠네요

환자의 인생이야기에서 병 이야기가 나와야 한다. 돈없는 환자에게 고가약을 권유하지 마라.

처음엔 개방형 질문으로 시작하고 서서히 예 아니오로 답변되는 질문으로 들어가라. 그리고 환자가 말을 하도록 놔두고 난 후에 환자에게 당신이 이해하고 있는 바를 다시 한번 설명하고 환자가 동의하는지 확인하라. 불일치를 해소하라.
마지막에 해야하는 말 : '제가 물었어야하는데 묻지 않은 질문이 혹시 있을까요?"

병력청취란 얼마나 위대한 일인가 : 정보를 수집하고 진실을 간파하고 환자의 삶의 본질을 탐구하고 환자의 드라마에 참여하는 일은 즐거운 일이다.

환자는 의사의 도움 없이 여러가지 치료법 중 하나를 선택할 능력이 없다.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지식을 바탕으로 여러 치료법을 비교 검토하여 적당한 것을 권유하는 모든 책임은 의사에게 있다.
치료법 마다 장단점을 이야기하고 치료하지 않을 경우의 위험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그리고 질문을 받고 상황이 대략 정리되면 의사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제 생각에는 이게 최선의 방법인 것 같습니다'

환자가 약지어달래야 지어주고 이럼 안되는거다. 무책임한 의사. 약권하지 않는 의사가 마치 양심적인 것처럼 떠벌리고 다니는 현실은 얼마나 코메디같은가. 몽츙이들. 약을 알아야 권하든 말든 하지. 로컬에서 '약을 권하지 않아효'라는 문장이 '나는 약을 잘 쓸줄 몰라효'라는 상황을 포장하는 경우가 많다.

편샘 말대로 한 10년 해보니까 그제서야 내가 뭘 모르는지(아는지가 아니라) 알겠던데... 깝죽대는 의사들이 가장 치명적이다. ㅋㅋㅋ

한의사들 사이에서 가장 중요하지만 결핍된 덕목은 consultation자문이다.

한의사가다른 한의사에게 이런 쪽지를 주고 환자를 보내야 한다
'몇달동안 피로감에 시달리는 환자 원인을 찾기 위해 노력했고 검사도 하고 치료도 했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선생님께서 새로운 시각으로 환자를 진료해주시기 바랍니다"

이런 탁구공 주고받기 토스가 없으면 한의사집단은 영원히 지 팔 지흔들기. 타임바인딩없는 무한헤딩모드로 전락한다.
셀프자문도 중요하다. 진전이 없는 환자에 대해 다른 시각으로 보는 연습을 한다. 내가 스스로 나의 스승이 되어야 한다.

치료는 하나의 '의식'이다.
'내일까지 회복되지 않으면 전화주세요'
'하루빨리 완치되기를 바랍니다'라는 말 등은 축문과 다름없다.

환자가 사망하면 로렌스는 꼭 보호자 가족들에게 '가족이 죄책감을 갖디 말고 최선을 다했음을 격려하는 편지를 보낸다고 한다. 나도 2명의 환자 보호자에게 위로의 편지를 보내야할 일이 있다. 우리는 늘 도움을 주고자하는 마음이 있음을 표현해야 한다. 환자가 보여줬던 좋은 점에 대해 쓰고 혹 도와드릴 일이 있다면 언제든 말씀해주시라고...

치료의 종결을 선언한 클리어된 (살아있는) 환자들에게도 그동안의 협조와 완치에대한 감사와 격려의 편지를 보내야 한다. 마음은 늘 표현해야 하는 법이다. 의사는 도움이 될 수 있는 모든 자원들을 활용해야 한다.
<위로의 편지>는 치료에 깊이 개입한 직원에게도 보낼만 하다. 상심한 자에게는 편지를...!!

내가 무슨 말을 했느냐보다 중요한 것은 상대방이 무슨 말을 들었느냐이다.
환자의 질문을 받으면 스스로에게 물어보라 ' 환자가 이 질문을 던지는 진짜 이유는 뭘까?'

환자가 결정을 내리는 것을 도와줄때는 스스로에게 물어보라 '이 치료를 시행할 가치가 있는가?'  '내가 환자라면 이 치료를 받겠는가?'

환자가 화를 낼때는 이렇게 물어보라 "내 환자의 분노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진료가 늦어져서 환자가 화를 낼 때 그 환자가 왜 화를 내는지를 그 화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곰곰히 생각해보라. 그리고 그가 우울증이 있는지도 관찰해보라. 환자의 화를 맞받아치기만 하면 그는 의사가 아니라 일반인이다.

대화의 중요한 멘트들>
제가 말한 것을 잘 이해가 안되면 저에게 편하게 말씀해주세요
사람이면 누구나 다 걱정이 되지요
이 치료에서 어떤 부분이 가장 두렵습니까
제 말이 잘 이해가 되시나요?

불확실성을 다루는 멘트>
우선 2주간 약물 치료를 해봅시다. 그때 좋아지지 않으면 더 자세한 검사를 하겠습니다.

실수: 의사는 오판할 수 있고 실수할 수 있다. 변증에서 놓치는 것이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실수를 통해 아무것도 배우지 못하는 의사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전문가: 전문가는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고 이를 다루는 방법을 안다. 자신의 한계를 알고 언제 도움을 요청할지 안다.(돌팔이는 여기서 치명적으로 걸린다)  수익에 대해 중립적인 태도를 보인다. 외과의사는 꼭 필요한 수술만 한다. 자신으 일을 평가하고 비판할 줄 안다. 항상 공부하는 자세를 취한다. 일하기 싫을 때도 최선을 다해 일한다. 늘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한다(특히 한의사들은 더욱더!) 어려운 환자를 만날때 '이 환자 참 흥미로운걸' 신나야 한다. 신환에 열광하라. 예측한다. 예측하지 못한 상황은 최소화시킬 줄 안다. 위험을 관리할 줄 안다.


누군가 당신을 의사라고 부를 거라면 당연히 의사처럼 행동하고 첫인상 역시 중요하다. 우리가 좋든 싫든....옷차림. 헤어스타일, 표정 모두 의사처럼 행동하라. 학기초 첫 수업에 최대한 격식을 갖춰 옷을 입어라. 그리고 나서 편하게 입더라도...첫인상을 장악하라.

모든 문제의 중심은 환자다. 창의성을 발휘하고 매년 새로운 것을 시도해라. 최고의 능력을 유지하라. 환자와의 교류에 있어 시간에 구애받지 마라. 타협하지 말라. 인간미를 잃지 마라.
병을 고치는 사람이 아니라 '환자사람'을 낫게 하는 의사가 되어라.

환자의 사소한 말 한마디에 감춰진 그들의 진심을 그들이 진정 원하는 해결하고자 하는 그 작은 것에 늘 관심을 가져라.
책을 읽되 늘 비평하는 마음을 가져라. 환자, 동료, 컨퍼런스를 통해 늘 반성하라 '무엇을 배웠는가'라고 자문하라. 존경하는 의사를 본보기 삼아 그들에 대해 탐구하라.
의사는 한평생 공부해야 한다. 환자와 효과적으로 대화하는 법부터 배워야 한다. 근데 의학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임종 순간에 이렇게 말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
"젠장 좀더 과로하고 많은 일을 할껄!!"

의사는 여러모로 간택받은 행운아들이다. 감사하고 보답하라.
의사에게 허락된 특권은 다른 사람의 삶의 일부로 끼어들어갈 수 있다는 점이다.

마무리를 잘 하라. 환자에게 했어야할 말이나 행동을 하지 않은채 진료를 끝내는 경우가 많다. 적어도 배드에서 내려와도 된다는 말까지도 해주어야 한다. 환자는 낯선 곳의 아기 같은 존재다. 환자에게 뭘 하라 뭘 하지말라는 티칭도 중요한 부분이다. 침구실에서 도망치듯 달아나지 마라.(독백 ㅋㅋㅋ)

냉담한 의사가 되지 마라. 적절한 감정이입이 중요하다.

우리 모두 마음 속의 '신용계좌'라는 게 있다. 돈은 없어도 믿음을 나누어주면 그게 다 복이 되어 돌아온다. 당신의 신용계좌에는 얼마나 적립되어 있는가.
치료에 우선하는 것이 관계를 강화하고 신뢰를 쌓는 작업이다.  인생은 관계를 통해 완성된다.


진료실에서, 환자 옆에서 항상 자문하라 '나는 오늘 무엇을 배웠는가?' 이것이 전문가로 만들어준다.
의무기록, 챠트가 아주 중요하다. 몇장의 챠트가 의대 1년치 과정을 경험하기도 한다.
챠트를 기록하고 늘 내가 배운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라.
챠팅하는 것은 다음 다섯가지 요소로 구성된다.

의무기록 : 환자가 호소하는 것들을 주된 증상을 목차로 하여 기술한다.복용약이나 정신사회적문제, 치료계획, 재내원일 확인 등
추가적인 스토리: 그가 어디에 살고 과거력이 어떻고 그에 대한 스토리들
문제들: 그 환자 사람에 대한 총체적인 문제해결 방안에 대한 고민
의사-환자관계: 그에게 어떤 조언을 했고 라뽀는 어느정도인지...
내가 배운 것은 무엇인가: 그 환자로부터 내가 얻은 의학 내외적인 경험들
(배운 것들을 임상일지에 기록하라. 임상일지를 쓰는 한의사를 본적이 있는가? 나도 써야겠어!! 나의 고뇌와 두려움, 성취를 모두 그 노트에 쏟아버리겠어!)


의료행위의 모든 순간이 배움으 기회이며 최대한 많은 교훈을 얻어내야 한다. 교훈을 얻을 수 없는 경험이란 없다.
의대에서는 스스로 공부하는 법을 배워서 졸업해야 한다. 그저 단순한 진단과 치료법만을 알려주어서는 안된다.
최고의 한의사는 그의 일을 좋아한다. 최고의 교수는그의 학생들을 좋아한다.

의사의 스승은 환자다.
모든 의사는 교육자다. 환자를 교육해야 하므로. 환자는 나의 제자이기도 하다.
환자에게 전념하고 꾸준히 매진하고 좋은 관계를 맺고 환자를 만족시켜라. 교수 역시 학생에게 동일하게 하면 된다.

환자들은 사소한 인간미에도 감동한다.
분위기를 편안하게 만들 줄 아는 밝은 한의사가 되어라. 환자를 세심하게 존중하는 태도로 대하고 종이에 뭔가를 가득 적지 마라. 환자가 나에게 모든 것을 털어놓아도 될만큼 신뢰하게 하라.(단 몇분 안에)
우아하고 열성적이되, 따뜻하고 편안한 인상을 보여주라.

의사와 환자는 서로 좋아해야 한다. 그러면 게임 끝난다.
의사는 환자의 이야기를 잘 들어야 하지만 말로 표현되지 않은 것들에 더 예민해야 한다. 환자의 깊은 감정을 어루만지는 것은 부차적인 의무가 아니라 의사의 주요 목적이 되어야 한다.
환자들은 선생님같은 의사를 원한다. 좋은 의사와 훌륭한 의사를 구분짓는 것은 결국 인간적인 온전함이다. 좋은 의사가 되어라. 기술자가 되지 말고 치료자가 되어라.
좋은 의사가 되기 위해 천재가 될 필요는 없다. 정확한 판단력과 선량한 마음 두가지만 있으면 된다.

의사로서 항상 새로운 것을 알아내는 학문적 도전을 하라. 의사가 얻는 이익은 경제적 이익 이상이다. 그 이상의 학문적 사회적 이익이 있다.

1997년 몸이 아픈 저자는 모든 환자들에게 편지를 보냈다. 아, 편지를 써야겠어.
나도 포항을 떠날 때 그동안 나을 맞아주느라 고생한 환자들에게 감사와 작별인사를 했어야하는데....그땐 사실 편지지 살돈도 없었어 ㅋㅋㅋㅋㅋ 대이동 거지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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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책을 본과 4학년때 읽었더라면
지난 10년간의 한의사생활이 더욱 세련되었을텐데...나는 얼마나 엉망진창인 초짜 한의사였던가. 지금도 그렇지만.

매일 아침 박동순(가명) 할머니가 오신다
파킨슨. 양방도 나도 딱히 더이상 해줄 게 없는...더이상 진행만 막아보자는 소극적인 치료를 하는데
할머니는 늘 '이 병이 정말 지독해 죽지도 않아. 서서히 죽어가는 병인겨' 라고 하시며
자신의 모든 인생이 허물어지는 것을 호소하신다.
매일 넘어지고 하루하루 늘어나는 멍.
배드에 눕기만 하면 죽는게 더 낫겠다고 하시는데


정작 나는 그 할머니가 끼니는 제대로 때우는지, 집에서 누구랑 사는지
낮에는 뭘하며 보내는지 그런건 전혀 모른다.
그저 '파킨슨'이라는 질병을 담고 다니는 '용기'로 본 것이다.

부끄러운 일이다. 나는 기술자였던 것이다.


정말 좋은 책이다. 특히 당신이 의사라면 일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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