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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돌이에 대한 정의 및 대응방법에 대한 고찰  
  

  작성자 : doctor_bk  
  작성일 : 2003/02/19 22:12 (2003/06/12 17:18)  
  조회수 : 36  
    
  1. 곰돌이의 정의

곰돌이란 굉장히 무식한 인간으로 의사의 시술을 따르지 않고 자기가 원하는 곳에 침을 놔달라거나 약을 지어달라거나 진맥만을 맹신하는 수준이하의 환자를 지칭하는 전문학술용어이며. 본인이 본지를 통해 학계에 처음으로 발표하는 바이다.

2. 어떻게 곰돌이를 발견하게 됐나

내가 '곰돌이'환자를 발견하게 된 경위는 다음과 같다.

사건의 개요:

모 할아버지가 내원했다.

진료실에서 문진을 시작.

나; 어떻게 오셨어요
할배: 아파서 왔지. 안 아프면 내가 왜 왔겠냐(슬슬 곰으로 변신중)

나: 제일 불편하신게 뭐에요?
할배: (뭐 그런걸 물어보냐는 표정으로) 응 속이 답답하고..
(열라게 챠트에 기록중.)

나:언제부터 그러셨어요?
할배:(화를 버럭내며) 야, 그건 니가 진맥해서 알아야지. 내가 다 아픈 거까지 말해주면 내가 의사하겠다. 맥잡으면 모르냐? 뭐 이런 의사가 다 있어? 뭐 내가 이런거 말하려고 여기 온 줄 알아?? 야, 진맥만 해!!

갑자기 벌떡 일어난 할배 문을 벌컥 열고 나가려고함.

나: 네네, (그래그래 곰돌아...니) 좋으실대로 하세요.

할배는 나가고

나는 할배를 위해 묵념했다.

"아, 저 곰돌이가 또 어디 사기꾼한테 걸려서 약 먹을 것 같습니다. 정상적인 한의사라면 저런 곰돌이한테 약을 줄 수가 없겠군요. 사기꾼한테 걸려서 약먹을 우리의 곰돌이가 참 안타깝습니다. "
곰돌아... 니 눈엔 내가 점쟁이로 보이냐?



3. 결론: 진료는 의사에게 점은 점쟁이에게


4. 고찰: 왜 곰돌이라고 이름붙였나

곰돌이는 가끔 침방에서도 나타난다. 여기 놔주세요. 여기여기여기 놔주세요. 피빼주세요...
침을 무슨 물리치료 핫백쯤으로 생각하는 그런 수준낮은 곰돌이한테는 그저 곰돌이인형 찌르듯이 침관없이 몇대씩 푹푹 천천히 찔러주면서 비위맞춰주면 된다. (속으로 그래그래..곰돌아...여기? 여기?...그래그래..푹푹...곰돌아 마니 아프지??)

실제로 곰돌이인형이라고 생각하면 환자가 곰돌이로 보인다. 짜증도 별로 안나고... 전에 어떤 할매가 꼭 발끝에 놔달라고 강력히 요구해서 그 곰돌이할머니 발끝에다가 천천히 찔러줬더니, 다음날 와서 어제 맞은 침이 좀 아파서 그냥 알아서 놔달라고 하더군. (진작 그럴것이지.)


5. 주의사항

곰돌이에게 푹푹 찌르기 전에 꼭 설명 및 동의 절차를 밟을것!

"요구하시는대로 놔드릴수는 있으나 한의학적으로 별 효과가 없을뿐더러, 추천하지도 않습니다. 그냥 좀 더 아플 뿐입니다. 부작용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음, 그래도 놔드려도 괜찮겠습니까?"라고 말하면 거의 대부분의 곰돌이들이 "어서 놓으시요"라고 환호한 후, 침을 맞게 된다. 푹푹...

6. 최종결론: 곰돌이는 챠트에 꼭 표시해라

곰돌이 환자의 챠트에는 별도로 표시를 해두어 차후에 내원할 경우 신속한 '곰돌이모드' 진료를 할 수 있도록 하고 간호사들도 주의하여 해당환자 말을 신경쓰지 않도록 한다.
대개 별표로 표시되며 별표가 많을 수록 곰돌이의 상태가 안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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