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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를 기다리는 일.

 

이것만큼 지루한 일이 없다.

대부분의 개원의들이 하는 일은 환자진료하는 일과 환자를 기다리는 일 두가지 중에 하나다.

나는 후자의 행위를 이제 이미 하지 않는다. 기다리지 않는다.

예약제를 강력하게 밀어부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누군가를 기다리면 일단 짜증이 난다. 지루하다. 시간이 아깝다.

의사들이 일생 중  보내는 대부분의 시간이 '환자를 기다리는 시간'이라면 얼마나 허무하냐.

진료를 몰아서 보고 그냥 퇴근해라.

현재 토요일은 1시까지 진료다. 이것도 환자에 대한 배려다. 평일날 도저히 시간이 안 나는 환자들을 위함이다.

평일저녁은 7시까지다. 얼핏보면 살인적인 스케쥴이다.

그렇다고 환자가 많냐? 그렇지도 않다. 굉장히 비생산적이다.

그냥 퇴근해서 집에서 책이나 보는 게 더 낫다. 환자를 위해서나 원장을 위해서나.

저녁진료를 받고 싶으면 반드시 예약을 하라고 간조에게 단단히 일러두었다.

 

가장 이상적인 진료시간은 주5일. 오전 10시부터 1시, 3시부터 6시다.

진료시간을 늘이면 환자가 늘까?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환자가 늘면 진료시간이 늘어난다.

환자가 줄면 진료시간은 줄어든다.

환자가 없는데 진료시간을 늘이면 그것만큼 멍청한 일이 없다. 거기다가 없어보이기까지 한다.

 

어떻게 하면 환자를 기다리지 않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원장이 노력을 많이 해야 한다.

(물론 책을 보거나 자료를 찾거나 정리하는 일은 '환자를 기다리는 일'에 속하지 않는다. 굉장히 생산적인 일이니까.)

그야말로 '기다리는 일'이란? 스마트폰을 보거나 친구랑 채팅을 하거나 네이버 뉴스나 뒤적거리는 그런 따위의 일을 말한다.<b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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