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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을 투약받는 과정은 위의 4가지를 거친다.

이 과정 어디에선가 한 단계라도 불신이 생기면 한약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진다.


과연 가장 큰 불신은 어떤 과정에서 생기는 것일까?

1번? 주위에서 한약 먹지 말라고 해서, 양의사들이 모든 한약 먹으면 간독성 온다고 해서, 한의원이 별로일 것 같아서, 한약에 대한 홍보가 덜 돼서? 한약은 먹고싶은데 진입장벽이 높아서? 비싸서? 의료보험이 적용 안돼서? 실손이 안돼서?

2번? 원장의 처방을 내는 단계의 문제.

3번? 약재의 품질이 개판이라서? 중국산?? 저질약재?

4번? 전탕하는 과정 포장하는 과정이 불결해서? 옹기에 생수로 전탕 안해서? 황토지장수로 안 달여서? GMP 시설에서 포장 안해서?



허브티는 괜찮고 한약은 안되는 시대.

한약에 대한 불신은 어디에서 오는가?


한약조제시설에 GMP시설을 도입한다는 뜻은 3,4번에 투자를 하는 것이다.

광고를 하는 것은 1번에 투자하는 것이다.

2번에 비해 1,3,4번은 쉽다. 쉽다. 정말 쉽다.

사진을 잘 찍고 싶은 애가 비싼 장비를 사는 것만큼 쉬운 길은 없다. 다만 쉬운 길이 결과를 보장해주지 않는다.

이런 건 원래 정관장이 잘 하는 분야다.


2번은? 정관장은 없다. 한의원에만 있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환자가 문제라고 치자. 정관장에 간다는 것은 10지선다 중에 1번만 찍는 것이다. 홍삼만 파니까.

한의원에 간다는 것은 10지 선자 중에 하나를 찍는 것과 같다.

누가 정답을 더 잘 맞출까?


쉬운 길을 가는 것은 쉬워보이나 결국에는 쉽지 않은 길이 된다.



여기서 정말 중요한 문제가 하나 있다. 1번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2,3,4번은 보여줄 기회조차 없다는 것.

그러하다.

그래서 3,4번에 집중투자하는 것이 어리석은 짓이다.

개인의 역량이 미치는 영역은 2번 뿐이다. 결국 한의사 집단은 1번에, 개인은 2번에 집중해야 하는 것.


2번의 문제는 뭘까?

바로 변수다.

한약을 처방한다는 행위는 변증부터 처방 조제에 까지 엄청난 변수를 컨트롤하는 과정에 다름 아니다.

환자의 나이 성별 연령, 거주, 직업, 발병동기, 각종 변증의 단서들까지.

한의사 1만명에게 환자 1명을 돌아가면서 진료하게 하면 몇가지 처방이 나올까? 변수의 조합만큼 다양한 처방이 나오게 된다.


변수를 잘 다룰 줄 모르면 가감은 커녕 처방은 커녕 군약조차 못 잡는다. 완전히 꽝이 돼버린다. 정관장 보다 못한 경우가 되는 것이다. 열심히 문제 푸는데 성적을 받아보니 1번만 찍은 전교 꼴찌보다 성적이 낮게 나오는 수가 있다.


변수를 잘 다루자. 부의는 선망받고 명의는 잊혀진 세대가 되었지만, 단 한명의 한의사라도 명의를 향해 달려야 하지 않겠는가.


2번의 영역 안에도 쉬운 길이 있다. 바로 양방 공부를 하는 것이다. 정리가 너무 잘 돼 있고 참고도서도 넘쳐난다. 쉬운 길이다.

반면 한의학을 돌아보라. 갑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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