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의 기원

Essays 2021. 8. 28.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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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화의 기원

가끔 침놓는 도중에 전화벨이 요란하게 울리는 환자를 만난다.

그 정도는 양반이다.

문진을 주고받는 도중에 전화통화를 하는 환자를 만나기도 한다.

"언제부터 아프셨어요?"

"어, 그래그래. 잠깐만, 나 지금 한약빵 와써!! 어디야? 너희 먼저 시켜. 나 침 좀 맞을께. 어... 어.. 그래.. 에이, 나 매운거 싫어하잖아. 어? 그래 정숙이 왔어? 요즘 뭐 한대?"

"....."

처음에는 화가 많이 난다. 내 머리속 상想이 현실과 괴리감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갭. 그렇다. 갭이 나타났다! 내가 내 머리속에 만들어놓은 [환상속의 이상적인 환자]는 절대로 문진 중에 전화통화를 해선 안되는데? 어디서 이런 놈이 나타난거지?

무엇이 잘못된건가? 현실속의 환자가 문제인가? 내 머리속 상想이 문제인가?

둘다 문제일 수 있다.

2. 아무튼 갭이 줄어야한다.

갭이 줄어들 때는 반드시 벡터로 나타난다.  내가 상想을 바꾸든가 아니면 환자를 나의 상想 쪽으로 개과천선시키든가.

문제는 전혀 작동하지 않는, 무모한 벡터값을 시도하는 경우가 있다.  그 방향으로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갭. 예를 들면 -내 머릿속 상想의- 국제유가는 30달러여야하는데 왜 150달러인거야? 이런 형태의 갭은 나의 상想으로 당기려는 시도조차 하지마라.

무슨 일이든 판단은 빨라야한다. 길가다가 근육맨과 어깨를 부딪쳤을때도 재빨리 판단해라.

"뭘 쳐다봐! 십숑아"라고 말한건지,... "죄송합니다."라고 말한건지...

 

부산역에 노숙하는 할배가 소주나발 불면서 지나가는 나에게 쌍욕을 하는 경우가 있다.

놀라운가? 놀랍지도 않다. 아, 노숙할배가 욕을 하네? 하고 지나가지. 원래 저런 할배지. 그렇지. 자연스럽네. 어울린다. 상想과 현실의 일치. 분노는 일어나지 않는다.

화는 상想이 현실과 갭을 만들때 생긴다. 그 노숙자 멱살을 잡고 뒤엉켜서 아저씨 왜 욕합니껴? 내가 우습게 보여요?  앞으로 욕하지마시고. 여기서 자지말고 집에 가서 주무이소라고 논쟁하면 과연 그 할배가 반성하고 -나의 상想에 맞도록- 변해줄까? 그런 시도를 하는 사람은 없다. 그 방향으로는 갭이 줄어들지 않는 [해결이 안 되는] 벡터임을 알기 때문이다.

 

3.무의미한 방향으로의 벡터값.

수학문제를 풀다가 [풀 수 없는 문제-높은 국제유가, 노숙자할배의 무례함-]를 만나면 빨리 도망쳐라. 내 시간과 노력을 거기 쏟으면 안된다. 풀리지 않는 방향으로 (특히 비가역적인 14년간 키우던 개가 죽었어요 ㅠ.ㅠ 같은-)갭이 생겼냐? 빨리 상想을 수정해라. 빨리 갭을 소멸시켜라.

변하지 않는 것을 변할 것으로 기대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사람은 없다.

학교에서는 인생을 [극복하고 이겨내고 성취해내는] 어떤 멋진 드라마같은 과정으로 가르치지만 실상 대부분의 인생은 찌질하고 비루한 현실(대부분 지루한 다큐)을 받아들이는-나의 상想을 끝없이 축소하고 수정해나가는- 비참한 과정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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