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란 무엇인가

Essays 2022. 5. 2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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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면 우리는 가족이 된다. 가족에는 크게 두가지 종류 아래 3가지 등급이 있다. 피로 맺어진 가족과 피로 맺어지지않은 가족으로 나누어진다.

가족은 4가지 등급이 있다.

A급 : 피로 맺어지며 내가 낳고 내가 키운 존재.

피로 맺어지지 않은 종류에서는 다시 두가지로 나눈다.

B급 : 피로 맺어지지 않음. 남이 낳았지만 내가 키운 존재

C급 : 피로 맺어지지 않음. 남이 낳고 남이 키운 존재인데 내가 선택한 인물 (배우자)

D급 : C급에 딸려온 1+1인 존재 (시어머니, 재혼한 배우자가 데려온 자녀)처럼 내가 선택하지 않은 인물.

 

A급 출산, B급 입양. C급 결혼 D급 시집살이

결혼은 입양보다 쉬울까 어려울까? 결혼은 다 자란 성체의 입양이다. 그래서 입양보다 더 어려운 프로젝트가 결혼이다.

피로 맺어진 가족은 절대 끊어지지 않는다. 우리 엄마 아빠. 아무리 멀리 떨어져서 살아도 헤어진지 50년이 지나도 반드시 핏줄은 찾아오게 된다.(이산가족 찾기를 보라) 폭풍이 와도 전쟁이 터져도 핏줄은 끊어지지 않는다. 피로 맺어진 가족은 상대방이 다치거나 실직하거나 장애자가 되거나 실직했거나 파산했거나 어떤 어려움에 처해도 끊어지지 않지만 피로 맺어지지 않은 관계는 쉽게 끊어진다. 자식이 파산했다고 자식과의 연이 끊어지지 않지만 신랑이 파산하면 이혼할 수 있다.

그래서 결혼식이 성대하게 치러진다. 피가 섞이지 않은 사람끼리 가족이 되어야하니 얼마나 어색하고 떨떠름한가. 아이러니하지만 성대한 이벤트일수록 그 관계가 본능적으로 취약하는 반증이다. 그래서 반지 끼우고 프로포즈하고, 함 보내고 약혼식하고 브라이달 샤워하고 결혼식날 아는 사람들 다 불러모으고 친구 친척 다 부르고 피로연하고 여행도 가고 발바닥도 때리고 온갖 거추장한 퍼포먼스로 가득채운다. 심지어 가족이 되었음을 선언합니다라는 성혼선언문까지 낭독한다. 가족이 될 수 없는 C등급의 인간끼리 가족이 되려고하니 이런 이벤트들이 필요하다.

그에 반해 출산은 그런 이벤트나 선언문 낭독이 없다. 그냥 아기는 낳으면 낳는 그 순간 바로 가족이다.

결혼과 입양은 피로 맺어진 가족이 아니기 때문에 관계의 종결을 의미하는 이벤트가 따로 존재한다. 이혼, 파양이다. (피로 맺어진 관계에서는 관계의 종결을 의미하는 이벤트가 없다. 영원한거다. 그게 진짜 가족이다.)

자, 그럼 결혼, 출산, 입양의 프로젝트 난이도를 따져보자.

가장 쉬운 게 출산이다. 아기를 낳으면 그 아기는 내 가족이 된다. 강력한 마력이 있다. 내 새끼.

그 다음 어려운 게 입양이다. 심사숙고해야한다. 남이 낳았지만 내가 키우는 미성숙 개체.

가장 어려운 게 결혼을 통해 가족이 되는 방법이다. 남이 낳았고 남이 키운 성체.

입양은 갓난아기를 데려오는 거라서 내가 마음대로 훈육하고 키울 수 있지만 결혼은 이미 다 자란 [성체]를 가져오는 거라서 교육의 단계가 없고,(내 맘에 쏙 들도록 최적화시켜서 고쳐쓸 수가 없다는 말) 거기에다 결혼 뒤에는 반드시 상대방과 연결된 확장된 가족들(시댁,처가)이 마트에서 1+2 행사하듯 딸려오기 때문에 프로젝트 자체가 복불복이다. 대부분 운이 없다. (시아버지가 500억대 자산가일 확률보다 무직에 술주정뱅이일 확률이 더 높다.) 1+1으로 딸려온 준가족이 마음에 들리가 없다. 그런 경우 달고 도킹한 자신도 스스로의 부모형제가 마음에 안 드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1+1의 형태로 받아들여야하는 배우자가 그 1+1 물건들을 좋아할리가 있나.

입양 하려고 하면 엄두가 안 난다.

결혼은 입양보다 리스크가 더 큰 프로젝트다. 대부분 결혼보다 입양이 어렵다고 착각한다. 결혼은 매우 큰 도전이다. 피로 맺어지지 않은 가족을 만드는 결혼에는 골인하기도 힘들지만 유지보수에도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연애가 베이스캠프까지의 트레킹이라면(날씨 좋고 몸 건강하고 돈도 넘치고 모든 게 다 풍족한 여행) 결혼은 에베레스트 아래에 베이스캠프를 차린 것과 같다. 이제부터 시작이야. 아기는 캠프다. 캠프1, 캠프2. 물론 아기 없이 알파인 스타일로 오르는 결혼생활도 있지만, 추천하지 않는다. 오르다가 추락하면 사망이다. 관계의 단절.

추락하지 않으려는 노력에는 3가지가 있다.

경제적 매력, 신체적 매력, 정서적 매력. 이 3가지 매력이 늘 유지되어야 관계가 단단하게 유지된다. 당장 돈 못 벌어오면 당연히 끊어진다. (생활비 천만원 이상이면 이혼확률이 0%라는 통계도 있다) 한쪽의 매력도가 떨어져도 다른 쪽이 캄푸라치를 할 수 있다. 돈을 못 벌어오면 정서적, 신체적 매력이 중요하다. 돈 못 벌면 이빨이라도 잘 털어야한다. 늘 자상하면서 재미있고 늘 웃겨주고 몸이 튼튼해서 성적인 만족까지 준다면 백수라도 결혼생활이 유지될 수 있다. 경제적, 신체적, 정서적 매력의 총합산이 일정 수준 이상의 커트라인을(개개인마다 커트라인의 높낮이는 다르다) 유지해야한다. 

결혼하자마자 신랑이 해고당해서 수입이 없어지고, 과음으로 인한 당뇨말기 판정으로 손가락 발가락 다 짤리고 성관계도 불가능해졌는데 성격마저 피해망상에 폭력적으로 변하면 마더 테레사가 아닌 이상 그 결혼은 하루도 유지되지 않는다.

부부는 서로 완전히 다른 집안에서 자랐기 때문에 집안분위기가 달라서(어떤 집은 생일파티를 안 챙긴다 등등)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30년간 서로 다른 가정환경 중에서도 천박함(교양)의 정도가 각 가정마다 다르다. 거칠게 자란 아이도 있고 포시랍게 자란 아이도 있다. 한국 사람 사이에도 "너 왜 그렇게 얘기해?" "그렇게 말하지마." 라며 아랍어와 영어처럼 의사소통이 안 되고 "무례한 언행"으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생긴다. 집안의 분위기 차이가 큰 경우라면 더 천박하게 자란 배우자쪽에서(그렇게 말하지마라고 듣는 쪽) 갭을 메우기 위해 언어와 행동습관을 교정할 필요가 있다. 이런 집안간의 천박함의 차이는 유리에 금이 가게 하고  피로 맺어진 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한번 금이 가면 회복되지 않는다. 유리는 유리인데 복원이 안되는 유리. 반드시 상처, 흔적을 남긴다.

천박함도 교정해야하고 돈도 여전히 잘 벌어야하고 비만과 노화를 거스르며 신체적 매력을 유지해야하고 호르몬이 빠져버린 악조건 속에서 정서적인 배려를 유지해야하는 게 결혼이다. 아아, 결혼은 패달을 젓지 않으면 넘어지는 자전거랑 같다. 끝없은 패달질. 그래서 늘 (이질감 있는 남과 같이 가족을 유지한다는)긴장감이 있어야하고 수십년간 원만하게 유지하는데 꾸준한 에너지(돈, 체력, 정력, 노력)가 든다.

 

아무튼 가족을 만드는 형태에서 결혼은 입양보다 더 큰 프로젝트인데 그 중에서도 최고 중의 최고 난이도는 입양과 결혼이 한꺼번에 결합된 형태이다. 애 딸린 이혼남/이혼녀와 결혼하는 것은 가족을 만드는 방법 중에서도 가장 난이도가 높다.

특히 D급 레벨인 인물과 가족을 유지하는데 어려움과 불편함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가족이란 무엇인가? 가족구성원을 모두 동등하게 뭉뚱그려 생각하기 전에 먼저 상대가 나와 피로 맺어진 가족인지? 피로 맺어지지 않은 가족인지부터 구분해라. 우리는 필연적으로 핏줄에 끌린다. 그것은 본능이다. 남편보다 아들에게 더 끌리고 사랑스러운 게 사람 본성이다. 가족을 잘 가꾸려면 피로 맺어지지않은 관계의 유지보수에 자원(돈, 시간)을 더 투입해야한다. 결론은 뭐냐. 노오오오오오력이다. 노력. 끝없는 페달질.

사람은 원래 만났다가 헤어진다. 엔트로피 법칙이 인간관계에도 통한다. 흩어지지 않는 관계는 가족이다. 특히 피로 맺어지지 않은 가족을 만드는 행위는 엔트로피 법칙을 거스르는 거대한 프로젝트다. 가족도 한단위의 생명체다. 군집하며 자손을 남기고 끊임없이 인풋 아웃풋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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