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체능이 먹고살기 힘든 이유
한예종에서 발레 전공해서 자동차 세일즈하고, 콜센타에 취직하는 일은 왜 일어나는가?
의대는 내가 시험치는 그 해에 3500등 안에만 들어가면 월페이 미니멈 천만원은 보장되는 게임장에 들어선다.
그런데 예체능은 한 해의 경쟁으로 끝나지 않는다.
내가 만약 2025년에 전국 고교선수 중에 최강의 유격수라고 해서 지명이 됐는데 막상 프로구단에 입단해보니 38살 먹은 베테랑 유격수가 있다면 내 자리는 없다. 그 선수가 은퇴할때까지 기다려야하고 만약 은퇴시점에 나보다 잘하는 루키가 입단하면 내 자리는 또 없다.
그러니까 20년동안 배출된 유격수 풀 전체에서 전국 10등 안에 들어야만 내가 프로야구단의 주전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고3 야구선수가 천명이라면 20년동안 2만명의 야구선수가 배출되고 내 자리가 보장되려면 2만명의 선수 중에 100등 안에 들어야한다는 것이다.
음악, 미술처럼 은퇴시기가 운동보다 더 긴 영역은 이런 현상이 더 심해진다.
그 분야에서 내가 하이엔드가 될 수 없다면 볼륨(박리다매)으로 먹고 살 수 있었지만 이제는 출산율 절벽으로 안정적 볼륨을 공급해주던 유소년 취미교습 시장도 이미 망해가고 있다.
세상은 수요와 공급의 법칙으로 돌아간다.
우리가 공부를 하는 이유도 수요는 많되 공급은 부족한 '쉽게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직업을 쟁취하기 위함이다.
게임장 선택을 잘 해야하고 일단 그 직업의 세계로 들어갔다면 Volume으로 승부를 볼 것인지 HighEnd로 갈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한의사에게 Volume시장은 어디냐? 일차의료다. 학교 다니면서 많이 들어봤지? 일차의료를 해야한다. 일차의료를 해서 국민건강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어쩌고...
근데 일차의료시장이 수요가 크냐. 공급이 적냐?
자갈밭인 HighEnd길을 버리고 Volume의 황토길로 가면 처음에는 평탄하지만 그 황토길 끝에 뭐가 나올지 궁금하지 않나?
자갈밭은 발 아픈데요? 물론 아프지. 그러니까 공급이 적지.
그리고 비가 와서 황토길이 질척거린다면 자갈밭길이 생각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