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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문 건강법

1. 허심 : 공허하고 고요한 마음으로 살아가라

2. 정좌 : 혈기를 기르는 운동을 하라. 태극권이나 요가 명상

3. 진액을 보존하라 : 입이 마르기 전에 미리 치료해야 한다(특히 노인)

4. 평상시에는 노화를 억제하는 약들(경옥고, 연년익수불로단, 연령고본단 등)을 상복하라

5. 환절기나 외기 환경이 변하는 시기에 적절한 약을 먹도록 하라.(정기신 면에서 보중, 사물, 육미 가감방)


첨언: 노화란? 혈기를 잃어버리는 것이다.

아이들은 혈기가 소통되기 시작해서 뛰고 달리는 것을 좋아한다.
노인은 걷고 달리는 것을 싫어하고 움직이지 않으려고 한다.
혈기의 쇠약은 다리에서 시작하기 때문이다.
노화가 진행되어 혈기가 부족하면 다리가 저리고 시리고 시큰거리고 무력해진다.

걷기, 등산, 사이클링으로 하체 힘을 키우고 담담한 곡물식을 골고루 꾸준히 하면 정을 보하게 된다. (여기서 정은 꼭 섹스할 때의 정력만을 말함이 아니다. 인체의 생명력 전반을 지칭한다.)
화내지 말며 고민하지 말며, 과로하지 말고 그렇다고 게으르지도 말고, 테레비, 컴퓨터, 독서 밤늦게 하지 말것. 술먹고 섹스하지 말 것. 무엇보다 밤에 일찍 잘 것. 저녁에 많이 먹지 말 것. 모두 정을 기르는 섭생법이다.

한의학은 본래 노화에 저항하는 의학이다. 따라서 동의보감의 앞부분의 주제도 '안티에이징'이다.

위의 다섯가지 중 가장 중요한 것은 '허심'이리라.

그리고 한약에 대한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다.

먼저 에피소드 하나를 소개.

bk군이 본과 1학년때 97년도였을꺼야.
폐결핵에 걸려서 에탐부톨, 아이나, 리팜피신을 몸에 때려박고 있을때...지금은 고인이 되신 강병수 교수님을 찾아갔어.
교수님이랑 나랑 1.5세대 차이나잖아.
교수님이 딱 보고 그러셨지.

"니 말이야. 육미를 갖다가 600첩을 먹으라."(평안도 사투리로)

600첩이면 10달동안 먹어야되는 분량이다. 지금 우리 세대의 한의사 중에 이런 개념을 保持보지하고 있는 원장이 한명이라도 될까?

"가을이 되면 보약한제 먹어야지"

보약 한제 20-30첩에 가격은 40만원. 이거 지어달라고 하면 마다할 원장이 한명이라도 있을까? 당장 처방전 하나 나가면 주머니에 40만원이 들어오는데...? 아무 의미없다고 볼 수도 없지만 이게 환자에게 무슨 큰 의미가 있을까? 이런 이벤트성의 보약 투약은 이제 바로잡아져야 한다.
제자에게 육미 600첩을 처방하던 노교수님이 지켜온 전통 한의학의 정신을 다시 돌아봐야 한다.

동의보감에 담긴 몸을 치료하는 개념은 내가 두들겨맞기 전에 먼저 옷 챙겨입고 운동하고 몸만드는 것이다. 깡패한테 실컷 두들겨맞고 치료하는건 양방식 사고방식이고...한방은 병들기 전에 먼저 선빵날린다. 잊지 마시라. 한의는 '선빵의 의학'이다.

인간의 몸은 외부환경이 변할때(갑자기 더워지거나 갑자기 추워지거나) 충격(스트레스)을 받는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저절로 혈기가 빠져나가고, 진액과 수분을 잃어버리는 비가역적인 상태(노화)가 진행된다. 이 두가지 측면에서 저항하는 것이 동의보감 신형문의 주제다. 즉 '상복약'+'계절약'의 두가지 체제로 이루어져있다. 현재 상복약의 개념은 이미 상실해버린지 오래고, 계절약의 개념조차 최근 건기식과 홍삼의 준동으로 왜곡되고 망가져버렸다.


동의보감식대로 약을 처방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가. 크게 세가지로 나눌 수 있다.

1. 치료약 : 증이 생길때마다 먹는 약. 홧병, 식체, 담음, 어혈이 생기면 바로바로 먹고 처치해주는 약

2. 계절약 : 우리가 옷을 바꿔입는 (환절기)시기마다 보충해주어야하는 약. 기간은 한달 정도

3. 상복약 : 평상시에 꾸준하게 복용하는 보정약. 하루에 한두번 지속적으로 먹는 가벼운 약.(현대의 건기식이 이 자리를 꿰차고 있다.)

-한의사면허증을 받은 한의사라면 이런 개념을 어렴풋이는 알고는 있다. 한번이라도 동의보감을 뒤적거리기라도 했을테니깐...-

1-2-3순서로 약의 농도가 약해지고 순해지고, 음식과 가까워지고 러프하게 처방이 들어간다. 1번으로 올라갈수록 약의 강도가 강해지고, 성질의 치우침이 심하고 샤프하게 찔러 들어가야 한다. 쉽게 비유하자면 3번은 평소에 늘하는 스킨쉽(키스하고 만지고 안고) 2번은 애무(조금 진한거) 3번은 합방(진짜 진한거)이다. 스킨쉽 애무 없는 삽입은 서로를 패자로 만들 뿐이다.
올림픽이 끝나고 소득수준이 급증하면서 8-90년대 한의원들이 엄청난 호황기를 누리며 한의사들이 부를 축적할 때(임대계약을 맺고 영업을 하다가 계약이 종료될 즈음 해당 건물을 구입해버릴 정도로...) 2번의 공헌도가 매우 컸다.

혹자는 보약을 이제 버리자고 한다. 지킬 수 없으니 이제 버리자고...
언제 제대로된 개념을 갖고는 있었냐? 버리게??? 뭘 갖고 있어야지 버리든지 말든지 할거 아냐.

지금 이 시간에도...환자 앞에서...

"일단 한제 드셔보세요."라는 멘트 날리면서 2,3번 처방을 20첩 단위로 때리고 40만원 받아서 호주머니에 쑤셔넣는 원장님들께서는...(그 결과는? 20첩 다 먹은 환자가 두번 다시 한의원을 찾지 않게 만들어버린다. '에이 뭐 보약이라고 먹었는데 효과도 부작용도 없네.')

'젊은 층이 점점 한의원을 외면한다고?' '약매출이 점점 안습이라고?' '한의에 미래가 어둡다고?'

이유는 너 때문이다! 너의 그 무식과 먹튀 정신. (그런 원장일수록 스스로 먹튀인지도 모른다.)

고 강병수 교수님이 600첩 처방날린 거를 잊지 마라. 지금이라도 진짜 환자와 원장이 윈윈하는 스탠다드한 보정의 치료개념을 적확하게 확립해야 한다. 부모님한테 이벤트성으로 보약 지어주는 한의사 거의 없다. 나도 아버지 약 들어갈때 2,3번에 해당하는 약은 3-4달 넣는다. 자기 부모한테는 몇달이고 달아서 먹이고, 환자한테는 1제로 땡~! 40만원 인마이 보게또~ 이러면 안되는 거다. 사람의 행동에 차별이 있어서는 아니된다. 특히 의사가 가족과 환자를 차별해서 대응하는 것은 윤리의 문제다.


치료약 15만원. 보약 40만원. 이것 좀 개선해야 하지 않나. 이제.
깨놓고 얘기해서 내가 매춘부인데 삽입에 15만원, 키스하는데 40만원 이러면 곤란하지 않냐. 입수부리에 18k발라놓은 것도 아니고말야.

난 치료약 나갈때마다 골이 아주 빠개져.
변증이 3주가 걸릴 때가 있다니깐. 아무래도 내가 돌대가리인가봐. 그래놓고도 가끔 삐꾸나서 약 바꿔주고 막 그래..왠만하면 약 안 주고 싶을 정도로 스트레스 받아.
근데 2,3번 약들은 쉽잖아. 턱턱 걸림이 없고. 웃기는 게 더 쉬운 건데 돈은 더 많이 줘. 헐...

산과에서 분만하면 30만원인데 성형외과에서 코세워주면 200만원인거랑 같아.


2,3번일수록 장복하고 단가는 더욱 파격적으로 저렴해져야하고 1번약일수록 더욱 샤프하게 고농도로 고액으로 가야 하지 않나. 그래야 윈윈이지. 병원이 자원봉사하는 데가 아니라면 말이야.

뭐? 녹용은 매입단가가 비싸니깐 40만원 받는거라고?
그건 아니잖아. 한의원이 무슨 식육점이야?? 우리가 무슨 한약재료 떼다가 파는 사람이야?
우리는 지식을 가공 포장해서 판매하는 서비스업이지. 재화를 판매하는 사람들이 아니잖아. 그럼 외과의사는 봉합사랑 메스값만 받냐.

효과좋은 치료약이 녹용약보다 더 비쌀 수 있는거야. 내 사견으로는 녹용넣는 상복약은 덤핑쳐서 정관장이나 기타 건기식, 이상한 거 달인물로 주머니 털리는 불쌍한 국민들 구출해내야해.

주식도 장기투자로 가야할 종목이 있고, 단타 해야할 종목이 있잖아. 지금처럼 전 한의사가 쌩침에 매몰돼서는 진짜 젊은 한의사들만 고생길이 훤해...늙은 한의사도 이제 주워먹을 콩고물도 별로 없지....어떻게 한의사가 정관장보다 더 '상복약'에 대한 개념이 없을 수가 있는거냐. ㅉㅉㅉ

난 한의원들이 식육점처럼 영업 좀 안했으면 좋겠어.
오늘도 카페에 글 올라오더라. 메뉴판 짰는데 좀 봐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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