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건제의 대표적인 나라에는 중국, 북한이 있다. 봉건제에서는 신분(귀족, 성직자, 왕족, 평민, 농노)이 가장 중요하며 중국과 북한은 공산당원이라는 강력한 출신성분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남북한 통틀어 한반도 신분계급상 최고의 신분은 백두혈통이다. 아버지가 귀족이면 자식도 귀족이고. 평민이면 평민이고 개천의 개구리면 자식도 개천 개구리고.

신분 앞에 모든이가 불평등한 나라 그것이 바로 봉건주의.

그 대척점에 자본주의가 있다. 이 동네에서 가장 중요한 건 돈이다. 돈 앞에 만인이 평등한 나라 그것이 바로 자본주의다. 자본주의가 사악하고 냉정한가? 봉건주의는 냉정함으로 따지면 안드로메다급 절망 그 자체다. 자본주의는 최소한 아버지가 농노더라도 자식이 20억쯤 벌면 농노에서 해방된다.

 

자본주의에서는 돈은 물려줄 수 있지만 신분을 물려 주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아버지가 100억 벌어서 그 돈 자식에게 주는건 용인되지만, 아버지가 판사라고 자식에게 판사자리 주고 의사라고 의사자리 물려주는건 있을 수 없다.

 

그런데 한국은 자본주의임에도 신분을 물려주는 장면을 목격할 수 있다.

신분의 세습.

대형교회 목사가 자녀에게 그 목사 자리를 세습해준다든지.

의대교수가 자식들 논문대필조작해서 의전원 입학시켜 의사 만들어준다든지

변호사가 지인로펌에 부탁해서 허위경력증명서로 로스쿨에 자식을 넣는다든지

모모자동차 노동자가 자식을 특채로 입사시킨다든지

항만하역 노동자가 자식들을 후임으로 뽑는다든지

국회의원 자식이 아버지가 닦아놓은 지역구를 낼름하려고 한다든지

100년전에 사라진 음서제도의 신분세습은 21세기 들어 한국사회에 맹렬하게 번져나가고 있다.

이런 식의 세습이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으면 당신은 봉건왕국의 백성이지 공화국의 시민이 아니다. 깨어있는 시민은 양념통 들고 깨춤 추라는 게 아니다.봉건주의 신분세습에 유리한 제도를 퍼트리는 무리들에 저항하는 지성인이 되어야 한다.

 

돈이 아닌 신분세습에 대해 관대한 나라일수록 봉건의 스멜이 진하다.

그리고 그런 신분세습에 유리한 제도를 만들어내는 정치인들은 퇴행적 봉건주의자들이다.

아버지가 외교관일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그 자녀가 외교관이 될 가능성을 높여주는(예를 들면 면접점수를 높게 배정하거나 외교관 자녀에게 유리한 다양한 외국체험활동의 서류를 요구한다든지) 그런 외교관 선발제도를 만들어내면 그 놈이 바로 봉건주의자다.

 

공부에서 가장 중요한건 효율성과 분위기다. 집 분위기, 학교 분위기.

그런데 돌대가리와 똘똘이들을 한 반에 몰아넣으면 교사는 누구 레벨에 맞춰 수업을 해야할지 난감해진다. 이게 무슨 전인교육이야. 전인교육이 그렇게 좋으면 시험은 왜 치나? 돌대가리와 똘똘이들이 어수선하게 뒤섞이면서 누구는 수업내용이 지루하고 누구는 못 따라가고 분위기는 개판되고 효율성은 낮아진다. 그래서 분위기와 효율성을 찾아 사교육을 받고 선행학습이라는 걸 한다. 이 쯤되면 메인은 학교가 아니라 학원이다.

돈없는 똘똘이들이 그나마 학원 대신 갈 수 있던 자사고, 외고, 과고 폐지는 자연스럽게 인기학군 전성기. 우리를 80년대로 보내버린다. 효율적 공교육이 박살남과 동시에 좋은 학원에 대한 인기는 높아지고(심지어 학원입학시험까지 생기고 학원 동기회까지 만들어진다) 거기에 효율성을 더욱 배가하려면 그런 훌륭한 학원에 도보로 다닐 수 있는 아파트가 가장 좋다. 정보도 빨리 돌고 학원 분위기도 좋고, 동네 분위기도 좋고.

학생의 학업능력에 대한 우열을 무시하는 교육정책은 필연적으로 효율성을 저해시키고 사교육의 효율성을 돋보이게 한다. 그리고 그런 환경에 유리한 강남 학원가 주변의 집값은 내릴 수가 없다. 세금을 아무리 퍼부어봐라. 자식에게 좋은 직업을 물려주려는 부모의 욕망을 이길 수가 있겠냐. 교육부 직원도 강남가서 살고 싶어할껄?

문제는 이런 공교육의 효율성 말살 제도가 직업을 세습할 수 있는 다양한 장치들(로스쿨, 의전원처럼 재력과 인맥으로 진입장벽을 높이는 제도)과 결합하면 좋은 직업, 좋은 돈벌이로 신분상승을 꿈꾸던 개천민들에게는 치명적이다.

 

봉건주의냐? 자본주의냐?

신분의 세습이냐 돈의 세습이냐. 우리는 결정해야 한다.

 

따뜻한 개천이론은 전형적인 봉건주의자의 사고방식이다. 행복한 노숙자가 없듯이 따뜻한 개천은 없다. 한번 살아봐라. ㅎㅎㅎ 전재산 기부하고 한 천만원 정도만 갖고 임대아파트 7평에 살면서 아파트경비하면서 김치랑 쌀이랑 가끔 특식으로 비비고 동그랑땡 사먹고 팟캐스트나 들으며 행복하고 따뜻하게 전기장판 30분마다 틀면서 한번 살아봐라.

근데, 임마. 엄마 용돈 9만원은 좀 심했어. 용돈시세가 개천보다 못하다니. 어떻게 할머니 전재산이 손녀가 인증한 한끼 밥값보다 적냐. 썩은 개천의 콩가루집안도 이 정도는 아니다. 아무리 손익의 삶을 이해해보려해도 시비의 관념이 이 정도로 없을 줄이야.

 

진보와 보수는 공화주의자들의 다툼이지. 봉건주의자들이 끼어들 무대가 아니야. 어디서 앙트와네트가 파리바게트 뽀로로케이크 씹어먹는 소리를 하고 앉아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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