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거리가 힘든건 체력보다도 멘탈이다. 특히 호흡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 크다. 육지에서 호흡하는 것처럼 당당하고 편안하게 임해야 하는데 그러자면 "내가 원하면 언제든지 내가 원하는 만큼 숨을 들이쉴 수 있다."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
스스로 수영기술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한다. 내가 언제든 내 몸을 조정해서 내가 원하는 산소양을 언제든지 들이킬 수 있다는 믿음. 그게 있어야 두려움이 없어지고 몸에 여유가 생긴다.
그런데 이건 믿는다고 되는게 아니다. 실제로 최대한 길게 호흡을 하는 연습을 해봐야 한다. 아, 내가 맘만 먹으면 이렇게 길게 호흡을 뺄 수 있구나!라는 느낌이 들어야 한다. 우와, 이렇게 길게 호흡을 한다고???
그러자면 롤링을 시작함과 동시에 고개를 돌려 입을 수면 위로 올린다. 옆레인으로 시선을 두고 충분히 깊은 호흡을 하면서 팔을 최대한 천천히 푸쉬해본다. 천천히 푸쉬하는게 생각보다 어렵다. 이때 살짝 몸을 위로 띄우는 방향으로 수면 하방으로 푸쉬하면 더 오래 머리를(정확히는 입을) 수면 위로 가져갈 수 있다.
위 그림의 호흡구간을 최대한 길게 가져가는 연습을 하면 호흡을 못해서 생기는 두려움이 없어진다. 내가 충분히 길게 쉴 수 있는데 안 쉬는 거랑 기술이 없어서 팔을 빨리 저어야해서 숨을 못 쉬는 거랑은 마음가짐 자체가 달라진다.
위 그림의 빨강색 화살표는 머리의 위치다. 자유형 호흡할때 머리가 저렇게 아래위로 파도를 그리며 수면 위로 올랐다가 수면 아래로 들어가길 반복한다. 초보자일수록 아래위의 진폭이 크게 되는데(숨을 못 쉴까봐 머리를 쳐든다) 그렇게 되면 아이러니하게도 호흡구간이 짧아진다. 진폭을 얕게 하면서 최대한 머리를(정확히는 입을) 수면 위로 유지한채 수영을 하는 연습을 해보라. 접영도 마찬가지다. 입술이 수면 위를 스치듯이 길게 쭉 이어지게 호흡을 해야 한다. 이게 <기술>이다. 수영은 기술운동이다.
근데 이게 잘 안된다. 이게 편안하게 자연스럽게 되려면 스트로크 힘도 있어야하고 푸쉬할때 팔의 각도도 중요하다. 즉 파워와 기술이 같이 갖춰져야한다. 매번 스트로크 각도를 계속 조정해가면서 최적의 스트로크 각도와 파워를 찾아낸다. 수영에서 제일 중요한 게 스트록하는 팔의 힘과 팔과 팔굼치 어깨의 각도다. 뭐 대충해서 될 수가 없다. 힘도 있어야하고 기술도 있어야 한다. 그래서 어렵다.
그런데 몸이 한번 터득하면 장거리 수영하는 건 일도 아니다. 그걸 전문용어로 <체득>이라고 한다. 몸이 익히는 거다. 우리가 페달젓고 핸들 돌리고 브레이크잡고 하는 자전거 타는걸 말로 설명하기 힘들듯이 수영도 팔돌리고 발 차고 호흡하고 몸통롤링하고 동시에 해야할 일이 많아서 복잡하고 체득하기가 어렵다. 원래 그렇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