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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현대인의 주요한 여가생활 소재가 된다.

정치를 대하는 대중들은 3단계로 나눌 수 있다.

 

1단계. 호불호가 없는 상태

누구를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는 단계. 프리미어리그 축구 안 보는 사람처럼.

(이명박이나 안철수나 노무현이나 뭐... 걔들이 뭐?)

 

2단계. 호불호가 생긴 단계(서포터즈 단계)

누구를 좋아하는 단계(불호는 싫어하는 惡와는 다르다. 아직 그 정도는 아님.)

참외 메론 사과 중에 사과가 제일 좋은데 참외 메론이 싫은건 아님.

난 삼성라이온즈가 좋아 정도이지. 난 롯데자이언츠를 증오한다는 건 아님.

(난 이명박이가 좋다. 난 안철수가 좋다. 난 문재인이 좋다. 정도)

이 단계에서는 "욕하면서 지지한다." 축구서포터즈들이 그렇다.

 

3단계. 선악의 (도덕적 판단) 단계(종교생활 단계)

이명박은 선하다. 노무현은 선하다. 이명박은 악이다. 김대중은 악이다.

이정도 되면 사과는 옳고, 참외는 나쁘다가 된다. 서포터스에서 훌리건 단계로 올라간다.

종교인에게 교주는 절대선이다. 이 단계에서 "욕을 해선 안된다."

 

2단계도 위험하지만 대부분의 호불호는 대중매체를 통해 맛사지된 캐릭터 이미지-박정희의 막걸리, 김영삼의 칼국수, 노무현의 밀짚모자처럼-로 형성되고 김영삼 욕을 하면서 또 김영삼을 지지한다. 서포터즈 단계이기 때문이다.

3단계가 되면 신앙인의 단계다. 신앙의 단계에서 정치인은 '성인'의 단계로 격상된다. 묘역을 화려하게 꾸미고 탄신일이라 부른다. 이 단계에서는 김영삼 욕을 하면서 김영삼을 지지하는 것은 있어서는 안될 불경한 죄다. 절대선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옳다 .우리는 선하다. 우리가 최고다. 우리가 정의다. 우리가 맞다. 나머지는 다 틀렸어. 나쁘고 악마고 악당들이야!! 단계가 된다.

정치에 대한 신앙인들의 모습

그들에게 정치인의 생일은 곧 석가탄신일이요 크리스마스 급 잔칫날이다. 죽은 날은? 부모가 돌아가신 날보다 더 슬프다. 드라마틱한 죽음은 신앙인들을 더욱 격앙시킨다.

2단계와 3단계의 차이는 정보의 순응도에 달려있다. 신앙인 단계가 되면 자신의 믿음과 배치되는 정보가 들어오면 자동으로 차단한다. 셧더귓꾸마리!

어떤 정치인이 뇌물을 받고 빵에 갔다는 뉴스를 접하면

1단계는 어? 그래? (무덤덤)

2단계는 허, 나쁜 놈이었구만 (실망)

3단계는 판결한 판사새끼 조져야! (우리의 선, 우리의 우상이 그럴리가 없어!!!)

 

이렇듯 2단계와 3단계의 가장 큰 차이점은 귓구멍이 막히느냐 안 막히느냐로 결정된다. 나의 우상, 성인의 이미지를 훼손하는 모든 정보는 차단한다. 평소 다른 정치인의 뇌물사건에 분노하던 나이지만, 내가 선이라 생각하는 나의 우상이 받은 뇌물에는 그런 기준을 적용하면 안된다. 나의 성인은 소중하니까. 그 돈은 뇌물이 아니라 '후원금'이다. 절대 뇌물이 아니다. 그래 차라리 '돈'이라고만 부르자. 누가 뇌물로 부르는가! 그가 그럴리가 없다!!!

 

신앙생활하는 사람과 그 사람이 믿는 '것'에 대해 토론을 하지말라.

 

상대방의 믿음에 대한 존중, 그것이 인류애의 시작이다.

상대방의 믿음에 대한 외면, 그것이 시간을 아껴쓰는 첩경이다.

누구나 신앙생활을 할 자유가 있다. 그 신앙의 대상이 마을 입구 느티나무든, 예수님이건, 부처님이건, 정치인이건, 사이비교주이건, 옆집 숟가락이건 그 대상의 선정도 자유다.

 

공약???

공약보고 정치인을 지지하는 사람은 극소수다. 대부분 호감도가 좌우하지 공약은 별 의미가 없다.

심지어 같은 공약에도 박수치다가 격분하기도 하는게 정치신앙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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