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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에서 Kevin]

박사님 안녕하세요? 저는 구미에 거주하는 35세 남성입니다. 저는 3형제중 막내이고 현재 양산에 본가가 있고, 처가는 서울입니다. 다름이 아니오라 이번 명절에 코로나로 인해 5인이상 모이지 말라고 해서 지난 추석에도 양가집에 안 갔습니다. 이번에도 명절연휴에는 안 가려고 양 쪽 집에 통보를 했고요. 설날에는 해운대 모호텔에서 쉬면서 2박하기로 했습니다. 며칠전에 서울 처가집에 한번 다녀왔는데, 어제 본가에서 전화오셔서 부산 내려오면 저녁식사하러 오라고 하셔서 와이프에게 이야기했더니 난리가 났습니다.

코로나로 전국이 난리인데 시댁에 안 가기로 해놓고 저녁먹으러 가자는 게 말이 되느냐. 그리고 형들도 안 내려오는데 왜 우리만 가야하느냐고 그래서 저도 화가 나서 그럼 처가집에는 왜 갔냐. 호텔에는 코로나 없고 시댁에는 코로나 있냐 서로 싸우고 있는 중입니다. 아버지와 와이프 사이에서 미쳐버리겠어요.

 

[Kevin에게]

사람 사이의 관계는 둘 중 하나입니다. [利로 맺어진 관계]와 그렇지 않은 관계 [非利의 관계]. 우리가 국민학교 때 친구를 사귀면 非利의 관계죠. 그래서 부랄친구가 나이들어 만나도 좋습니다. 非利이기 때문이죠. 非利에는 여러 종류가 포함되어 있어요. 혈연, 전우애, 동료애, 사랑, 믿음, 신앙, 우정, 의리 등등. 사회에서 만난 친구는 기본적으로 利의 관계를 형성하므로 利가 사라지면 언제든 끊어질 수 있습니다.  우리가 직원을 채용하면 그 직원과 나는 利의 관계입니다. 그래서 직원에게 친구사이에나 있는 의리나 사랑 우정 등을 기대하면 안되는 거죠. 그런 관계는 금전적으로 수틀리면 언제든지 관계가 파탄나는 게 당연한 겁니다. . 그런데 모든 인간관계를 100% 非利 VS 利로 나눌 수는 없습니다. 비중의 차이일뿐. 친구 사이에 돈 빌려주면 非利의 관계에서 利의 비중이 높아지죠.

본인과 와이프의 관계는 어떨까요? 利의 관계일까요? 非利의 관계일까요?

와이프한테 이렇게 한번 이야기해보세요. 양산에 있는 아버지가 2020년말에 갑자기 조상땅찾기를 통해서 정관에 24만평의 땅을 상속받게 됐는데, 그게 동부산물류센터와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부지라서 2500억 정도의 시세차익이 생겼다. 이번 설에 형들은 다 안 내려오지만 아버지가 저녁먹으러 오라는데, 갈래? 어쩔래?

사업망하고 부도나서 이혼하는 사람은 많은데, 사업망해서 부모자식관계가 끊어졌다든지, 부도난 친구와 절교했다든지 하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죠? 이런게 다 그런 매커니즘이에요.

와이프가 그렇게 나오는건 그럴만하니까 그런겁니다. 와이프를 비난하지마시고 그럴 때일수록 자신을 돌아보세요.  무엇보다 배우자를 선택한 건 본인이고 그런 利/非利의 관계를 맺은 것도 본인이니까. 모든 선택에는 책임이 따릅니다. 똥싸면 똥싼 사람이 똥닦는거죠. 누가 닦아주나요? 운명이라 생각하고 받아들이세요.

그리고 가장은 집안의 큰 나무같은 휴식처가 되어야합니다. 눈부신 꽃이 활짝 달린 큰 이팝나무처럼 가족 구성원의 방파제, 방어막이 되어줘야죠. 처자식이 아빠한테 보호받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게 가정이에요. 가장은 극한직업! 어려워요. 와이프와 말싸움하고 자식이랑 말싸움하면 콩가루집안 되는 거에요. 우리가 시장가서 콩나물값 50원 깎고, 국정원장이 네티즌 고소하고, 시장 아들이 시청홍보물 계약 따내고, 연대장이 장교식당 반찬 맛없다고 국방부 민원넣고, 총장이 자기 아들한테 가사장학금 주고, 고등학생이 오락하다가 기분나쁘다고 유치원생 후려갈기면 쪽팔리잖아요. 쪽팔리는 짓은 하지마세요. 져주고 보듬어주고 품어주는 나무가 되셔요.

방파제 같은 평온한 마음의 안식이 있길 빕니다.

 

아, 보고서 하나 첨부할께요. 큰 도움이 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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