짬타이거 전성시대

Essays 2021. 4. 7. 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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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당은 민주적, 평화적, 민족주의의 일원이며 B당은 반민주, 반평화, 반민족 집단이다.

일제시대에는 친일파와 독립운동가로 나뉘어지는데 너의 할아버지는 둘 중 어디에 속하셨느냐?

80-90년대 대학생들은 민족해방통일운동과 친미파쇼매국 학생으로 나뉘어지는데 너는 어느 쪽이었느냐?

 

"자자, 빨리 빨리 골라. 짬뽕 먹을꺼야. 짜장 먹을꺼야? 난 짜장."이라고 외치는 사장님처럼.

짬통을 뒤지는 이런 짬타이거들을 조심해야한다.

짬타이거들은 주로 어떤 말을 하고 다니느냐.

"너 대깨문이냐?" "너 일베냐?"

마치 이 세상에 이 두부류 밖에 없는것처럼 짬통을 뒤지고 다니지만 짬타이거와 상대해주는 사람은 정작 같은 신세의 좁밥 (영역만 다를뿐) 짬타이거들 뿐. 두 좁밥 고양이 사이에서 짬통을 두고 거대한 혈투가 벌어진다. 고양이 사회에서 짬통을 뒤지면 어떤 레벨일지 상상해보라. 폐급이라고 보면 된다.

짬타이거들이 왜 짬통을 뒤져야만 하는지에 대한 슬픈 스토리는 이전 글 '짬통을 뒤지는 의사들'을 참조바람.

짬타이거들이 뒤적거리는 소재는 근본적으로 짬통이기 때문에 굉장히 스멜이 자극적이고 사람을 흥분시킨다. 원래 데모 기획자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 평범한 대중을 효율적으로 흥분시키는 시퀀스를 능숙하게 잘 짜는 능력이다. 노천극장에 앉아있다가 해오름제의 화형식이 끝나면 양 볼에 치약 바르고 나도모르게 눈물을 흘리며 정문으로 달려나가게 만들어야만 좋은 '디렉터'다.

사람들을 집중시키고 흥분시키려면 갈등이 필요하고, 그러자면 짬통을 들고와서 무대위에 쏟아부어야한다.

"보라, 이 짬통의 더러움을, 맡아라!! 이 짬통의 역겨움을!!"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깔끔하게 기승전결로 끝내야지. 어설픈 디렉터가 감정라인을 과하게 넣으면 그 디렉터는 통제력을 상실하게 되고 비극적인 '사고'(흔히 XXX 농민사건, XX 참사 같은 류의)가 생기게 된다. 물론 그 책임은 '디렉터'가 절대 지지 않는다.  모든 집회에는 디렉터가 존재하고 사고가 생기면 디렉터는 잠적한다. 난 총만 쥐어줬을 뿐 방아쇠를 당기지 않았어요.

왜 한국사회에 극단적인 갈라치기가 유행하냐면, 20-30년전에 짬통 나르던 디렉터 출신들 중에 능력있는 애들은 각자 살길 찾아 사회에서 자리잡고 짬통과 멀어졌는데, 그 테크트리에 실패한 짬타이거들은 결국 짬통주위로 모이고 모였다. 사회에서 가장 강렬한 짬통이 있는 곳이 바로 정치인 옆이다. 고단했던(최소 15년 이상의) 정치인 가방모찌 생활을 끝내고 이제 막 비지니스를 시작했는데, 그동안 가방모찌하느라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경험을 쌓을 기회가 없었고 늘 지시와 복종, 충성과 변절의 조직문화, 짬통 비지니스에  푹 쩔어지내다보니 몸은 어느새 50대인데 미처 머리는 업데이트가 되지 않아  30년전 닥터노먼베쑨 읽던 수준에 머물러 있다. 마인드가 아이템 팔이랑 다를 바가 없다. 어디 먹히는 아이템 없나? 뭐 하나 잡아서 빨아먹어야하는데.

 

서울시장 보궐선거날이 밝았다. 선이냐 악이냐를 선택하라는 짬타이거들의 먹이활동 보느라 피곤했는데 드디어 해방이다!

짬타이거를 나쁘게 볼 필요는 없다. 오히려 측은하게 바라보아야할 존재이며, 짬통을 뒤지는 것이 그들에게는 처절한 생존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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