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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k박사님에게 : 저는 울산에 거주하는 29세의 청년입니다. 저는 어릴때부터 동영상 촬영을 좋아하고 이걸로 성공하고 싶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여행도 하면서 그런 컨텐츠로 유튜버로 수익이 나서 직업으로 삼고 싶습니다. 어떻게 해야할까요? -울산에서 안드레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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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레 군에게 : 잘 들어보세요. 내가 낚시를 좋아한다고 어부가 될 필요는 없어요. 좋아한다는건 돈을 버는게 아니라 돈을 쓰는 영역이에요. 내가 카메라를 좋아하면 카메라를 사야하고 포토샵 프로그램도 사고 돈이 들어요. 시간도 들죠. 사람은 자기가 좋아하는 곳에 돈을 쓰게 돼 있어요. 비오는날 갯바위에 9시간 서 있는 알바가 있다고 생각해보세요. 그런데 낚시 좋아하는 사람은 알바비도 안 받고 자기 차비 들여서 갯바위에 비맞고 서 있어요. 그런 게 '좋아하는 것'이에요. 내가 이 일을 좋아할까? 궁금하죠? 간단하게 알아볼 수 있어요. 스스로에게 이렇게 자문해보세요.

"내가 돈을 한푼도 못 받는다고 할때 내일 출근해서 이 일을 할까?"

돈 10원도 안 주는데도 출근하겠다고 하면 당신은 정말 그 일을 좋아하는 겁니다. 아마 자기 직업을 '좋아하는' 사람은 매우 드물겁니다.

직업이란 뭘까요? 일단 전제조건이 사람들이 그 일에 페이를 지급해야해요. 구두를 닦는 일은 페이를 지급하지만 구두끈을 묶는 일은 페이가 없어요. 페이를 지급하는 일이냐 아니냐. 이게 첫째고 직업의 두번째 조건은 돈이 통장에 '충분히' 들어와야 하는거에요. 숫자가 찍혀야해요. 돈은 그 사람이 그 행위를 좋아하는지 안 좋아하는지를 따지지 않아요. 그냥 잘하는 놈에게 붙습니다.  사회에서 필요로하는 일인데 다른 사람들은 어렵게 어렵게 하는 업무를 내가 쉽게 쉽게 '상대적으로 잘' 해내면 돈이 붙고 비로소 직업이 됩니다. (잘한다 못한다는 상대적인 평가에요. 내가 빵을 엉망으로 만들지만 전국에 제빵사가 나 혼자라면 엄청난 직업이 되는거죠. 그래서 면허증 있는 직업이 선호되는 거고 의사면허증 있어도 전문의 따고 또 거기서 세부전공을 더 파고 들어가는 이유에요. 상대평가에서 매우 유리하니까.) 직업은 결국에는 돈이 붙느냐 안 붙느냐로 결판납니다. 내가 뭔가를 직업으로 결정하고 진행하는데 돈이 잘 안 들어오나요? 그럼 '잘' 하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비난하는건 아니고 상대적으로 그렇다는 거죠. 그런건 냉정하게 취미죠. 아마추어. 내가 밤무대 가수인데 월급이 30만원 들어와요. 그러면 그건 취미에요. 직업이 아니에요. (상대적으로) 다른 동료에 비해 노래를 잘 하는게 아니에요.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아야한다는 강박이 느껴지네요. 내 꿈을 직업으로 실현하고 싶다는 마음이 느껴집니다. 학교에서 주로 그렇게 가르치죠. 거짓말이에요. 학생들에게 그런 식으로 가르치는 교사도 다음달부터 월급 안준다고하면 출근 안 할 사람이 99%가 넘을 겁니다. 좋아하는 걸 직업으로 해라고 가르쳐선 안 돼요! 내가 좋아하는 것은 취미입니다. 내가 남들보다 능숙하게 잘하는 것은 직업입니다. 취미는 돈이 나가고 직업은 돈이 들어오는 거라 완전히 반대개념이에요.. 연애와 결혼이 완전 반대개념이듯이. 이것도 반대에요.  (한의원을 차렸는데 3년이 지나도 돈이 들어오는게 아니라 나가네??? 어라?? 지출이 더 큰데?? 그럼 그 한의원은 직업이 아니라 취미로 하는 한의원이 되는 거에요.)

취미와 직업의 합치 좋죠! 아주 가끔 이 둘이 합치되는 경우가 있는데 빠니보틀이나 원빈이나 정우성 같은 그런 케이스는 큰 행운이죠. 님에게도 행운이 있을지 없을지 모르지만 큰 행운이 있기를 빕니다.

그리고 이 세상은 내가 좋아하는 일과 싫어하는 일로만 나누어져 있지 않아요. 그 중간에 어중간한 아무 느낌없는 영역이 제일 많죠. 대부분의 직업이 그 영역에 몰려있습니다.<bk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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