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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박사와 초이가 전격 상경하여 의료계를 놀라게 했다. 이날 오전 박사님에게 갑자기 전화가 왔다.


"야, 오늘 몇시까지 가면 되노?"

수화기 너머로  남박사의 다급한 목소리가 떨렸다.


"니 어딘데?"

"나 서울"

"돈 가져왔나?"

(안동의 숨은 땅부자라는 루머가 있는 남박사다. 최근 안동의 본인 한의원을 매각하고 서울로 전격 상경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복궁 인근에서 전격 접선한 일행은 인사동으로 급히 자리를 옮겨 오찬회동을 가졌다.



"초이야 너도 서울 올라와"
안동의 패셔니스타 남박사가 최고급 셔츠를 입고 묵묵히 식사를 하고 있다.








서울과학고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초이 군(과학고출신 수재한의사 원장들의 모임. 일명 과수원 회장으로 재직중)이 오랜만의 상경으로 지난밤 지인들과의 술자리가 과하여 숙취를 호소하고 있다.
초이의 얼굴이 마치 당장이라도 묵묵불욕연 수입즉토할듯한 표정이다.






식사를 마치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인사동을 거닐고 있는 남박사. 갓 상경한 대학 새내기같은 표정을 지어보이고 있다.
많은 사람과 건물을 굉장히 신기해하며 인사동을 걷는다.

이를 본 김씨가 한마디.

"야 자꾸 두리번거리지마. 서울사람인 것처럼 행동해!!"

한편 남박사는 노량진에 자리를 잡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고시생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남박의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고 말해줬다고 한다.




서울토박이인 청담동 패셔니스타 초이군의 발걸음도 가볍다.

"이야, 인사동 얼마만이냐!"

얼굴 표정은 정읍 부잣집 막내아들이 서울 친척집에 놀러온 것같은 풍모.....지만 사실은 청담동 일대를 주름잡던 강남의 푸앵카레라고 불렸다.





사진찍히기를 싫어하는 초이군이 얼굴 돌리기 신공으로 김씨의 렌즈를 피하는 동시에 인사동 미녀들을 깊은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다. 남박사와 초이군 모두 미혼이다. 관심있으신 처자들의 휴머니즘 전화 환영하는 바이다.






윤보선 할아버지의 행랑채를 개조해서 만든 티 테라피라는 차집.  한의사 샘이 운영하는 차집이다.

목욕탕 타일이 차가워보이고 좋다 ^^ 토요일 오후인데도 손님이 너무 없어 걱정...




초이군은 지갈생진하는 갈근차를 마시며 아세트알데히트를 분해시키고 있다.

남박사 왈 "야, 유자차보다 공짜로 주는 둥글레차가 더 맛나!"

일행은 이 자리에서 향후 청년한의사들이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격론을 벌였다.

김씨는 "하고초차를 직접 먹어보니, 한약이든 뭐든 일단 맛이 있어야겠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맛 없는건 나부터도 먹기 짜증나는구만, 그동안 환자들의 맛타령을 너무 무시한 측면이 있어."라며 한마디.


한의사의 앞날에 대해 고뇌하는 청년 한의사.......의 탈을 쓰고 있는 은둔형 외톨이 두분.
두손으로 공손하게 마치 금가루라도 든것처럼 유자차를 흡입하고 계시는 남박사의 자세가 이채롭다.

이날  인사동에서 심도깊은 두분토론을 벌인 일행은 김씨가 일하는 한의원으로 자리를 옮겨 이땅의 청년한의사들이 가져야 할 패기와 야망에 관해 헛소리를 한참 하다가 초이군은 숙취로 인해 김씨로부터 침을 한판 맞은 후에 침구실 배드에 뻗어서 램수면을 취하고, 남박사는 별로 할일도 없다는듯 급하게 안동으로 돌아갔다.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김씨는 "94학번 동기 중의 극강의 히키코모리 두명을 동시에 만나다니!! 이런 쾌거가!!! 앞으로 이 두분을 양지바른 서울로 끌어올리는 데 연구소의 전력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2011.4.2.서울/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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