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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박 뭐하노?"

-"나? 인자 밥 묵고 노는데..."

"뭐해가 밥묵었노. 누나식구들은 다 안동 내려갔나?"

-"응. 짠지에 밥묵었는데"

"야, 어디서 시골 말을...쯔쯔쯔.. 짠지가 머냐 짠지가"

-"왜 짠지. 김치잖아."

"으이구 인간아. 서울에 왔으면 서울말을 해야지. 그때는 김치라고 해야하는거야."

-"짠지를 짠지라카는데 와그라노. 무우는 곤짠지."

"아이구 남박아. 남박아. 곤짠지가 뭐고. 그거는 오그락지라고 하는기야"

-"앗 지랄. 오그락지는 또 어느 동네 말이고."

"종로에서 최고급 짬뽕밥이나 물래?"





지난 26일 종로일대에서 개최된 대한동의보감학회 연수강좌 수료식 뒤풀이로 인해 숙취를 호소하던 김씨와 남씨는 일요일 오후 종로 모 짬뽕집에서 전격적으로 오찬회동을 갖고, 며칠전 발표된 헌재의 김남수 뜸시술 합법 판결과 관련해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누었다.

 김씨는 "최근 불만제로 사건과 관련해 잠적 도피중인 홍보이사를 빨리 수배해서 협회장과 함께 관련자들을 청문회에 세워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인사동을 거쳐 경복궁 민속박물관을 관람한 남박사는 인왕산 함 갈래?라는 김씨의 제안에 흔쾌히 수락. 

남박사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인왕산에 오르는 쾌거를 맛보았다. 가이드는 bk산악연맹에서 파견된 김씨가 담당.




인왕산에 처음 올라 한양을 내려다보며 놀라고 있는 시골사람의 모습.






인왕산 정상.
휴일이면 언제나 노숙자처럼 입고 다니는 김씨의 모습.
이날 코디의 포인트는 지마켓에서 5천원 주고 산 최고급 목도리. 인공섬유가 까슬까슬한게 싼티나고 좋다.







"청와대는 어디 있노?" 두리번거리는 남박사.

bk : "야! 두리번거리지마! 이 동네 사는 사람처럼 행동해!"





다리 아프다고 하산하는 남박사.

현재 인왕산 정상에는 성벽복원공사에 쓰일 공사용 모노레일을 설치 중이다. 종로도서관쪽에서 올라오는 모든 등산로가 폐쇄된 상태.






아직 남아있는 조선초기 인왕산 성곽.
노비들이 이 돌을 져나르면서 얼마나 씨불씨불했을까.








하얀색부분은 오세훈이 쌓은 성곽. 인공미 넘치고 좋다.
저렇게 안 어울리게 쌓기도 힘들겠다.






낭떠러지에 가까운 급경사길.

"아우..씨... 여기 길 맞나!!"

하산하는 길에 남박사가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가이드 김씨를 욕하고 있다. (남박사의 심정이 표정에 잘 드러나있다.)

이날 새로운 길을 가보고 싶은 마음에 김씨가 미끄러운 바위들로 이루어진 계곡 급경사길로 안내하여 주위의 빈축을 샀다. 하필 남박사는 안동에서 가장 미끄러운 신발을 신고 와서 기어서 내려왔다고...

나중에 다 내려와서 지도를 확인해보니 인왕산에서 가장 경사가 급한 계곡길이었다. ㅡ.ㅡ;;;;;
왠지 성취감 생기고 좋았다. 두번 다시 가지 말아야지.







부암동에서 발견한 작은 커피집.

bk: "남박아, 서울 사람들은 이런데서 커피 한잔씩 묵고 간데이. 한그륵 물래?"





 남박: "아, 진짜라? 얼만데?" (남박사의 표정이 환하게 밝아졌다.)


bk : "니 돈 있나? 한그륵에 한 칠,팔천원 할꾸로. 나도 한번도 안 가봤다"








고급 카페 앞에서 힘없이 돌아서는 시골사람의 뒷모습이 쓸쓸하다. 

"에이. 됐다. 고마 가서 포카리스웨트나 사묵을란다."





이날 부암동 주민센타로 내려온 2인은 시내버스를 타고 광화문으로 이동하여 모국수집(차마 할머니국수라고 밝힐 수가 없다.)에서 세상에서 가장 맛없는 국수를 먹었다는 후문이다.

국수집을 나온 2인이 나눈 대화..

"야, 무슨 칼국수에 양념이 없노. 서울사람들은 이래 묵나?"

"나도, 무슨 비빔국수에 고추장이 없어. 이것뜨리 진짜 우리 시골서 왔따고 무시한거라?"

"야, 다시는 가지마자."



인근 패밀리마트로 자리를 옮긴 2인은 각자 누가바와 바밤바를 하나씩 깨물어먹고 자택으로 귀가했다. <b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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