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면허 시험은 필기-코스-도로주행으로 치루어진다.
한의대 과정 역시 운전면허랑 똑같다. 한의사국가시험은 필기시험이다. 이제 운전대 잡고 연습해도 된다는 국가의 허가. 절대로 니는 운전해도 된다는 의미가 아니다. 국시 마치고 바로 개원하는건 한의사에게나 환자에게나 둘다 재앙이다.
그리고 한의사면허를 취득하면 디렉터(병원 과장의 역할)의 지도를 받아 '코스연습'을 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는 책으로만 배우던 내용을 전형적인 환자의 케이스들을 통해서 직접 임상에서 적용되는 법을 익힌다. '책'으로 배우던 필기시험을 벗어나 '환자'로 배우는 단계이다.
그리고 나서 실제로 도로주행에 나선다. 임상에 투입되어 실제 환자를 진료하며 경험을 쌓아간다. 이 과정에서도 반드시 조수석에 디렉터가 있어야 한다.
이 과정을 모두 마치고도 실제 로컬에 배출되면 김여사 수준의 운전실력밖에 보여주지 못한다.
그런데 한의대의 경우에는 필기시험만 마치고 개원하기도 하고, 어설픈 부원장을 거쳐 부실한 '코스'만 이수한 후 차를 끌고 도로에 나오기도 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대박이지.
거기다 더 대박은 본과1,2학년들이 시골에 가서 할머니들로부터 '의료봉사'를 받는다는 거지. 지들은 그냥 무면허 의료행위를 하고 할머니들이 스스로의 몸을 실습을 위해 학생들에게 내어주는 거지. 필기시험도 안 친 애들이 운전대 잡는거지. 그런걸 허락하는 교수들도 이해불가!
그런데 문제는 환자들이다. 도대체 누가 똥인지 된장인지, 어떤 한의사가 김여사인지 겉으로만 봐서는 가늠하기 힘들다.
원장이 어떤 레벨의 한의사인지 알아보는 방법은 없는걸까?
우선 환자들은 스스로를 돌아봐야 한다. 모든 환자는 두 종류로 나뉜다.
1. 환자 같잖은 환자
2. 환자같은 환자
1번은 주로 감기, 식체, 소아열, 염좌, 근육통 등등이다. 이건 그냥 아무데나 가면 된다. 김여사라도 상관없다. 그냥 물리치료나 좀 받고 부항이나 침이나 좀 맞고 쉬어라. 대부분 그냥 낫는다. (감기 걸려서 약 안 먹고 버티면 7일째에 낫고, 감기약 먹으면 일주일만에 낫는다는 말이 있다.)
내가 1번이나 싶으면 그냥 김여사니 뭐니 따지지 말고 아무 한의원이나 가라!!!
문제는 2번 환자군이다. 이 환자들은 좀 다르다. 어설픈 김여사에게 얻어걸리면 돈과 시간을 낭비하게 된다.
만약 스스로를 평가해서 2번 환자군이라고 하면 원장을 주의깊게 살펴보라.
한의사는 두 종류가 있다. 한약을 메인요리로 내놓고 침을 사이드디쉬로 내놓는 부류와 침을 메인으로 내놓고 한약을 토핑하는 부류가 있다.
1. 원장이 어느 쪽에 치중하는 사람인가
모든 한의원은 돈 벌려고 차린다. 의료봉사하고 싶어서 차리는 한의사는 없다.
그리고 그 돈을 벌려는 전략은 한의사들마다 다르다.
그 중에서 가장 쉬운 전략이 '쉬운 질환'의 환자를 최대한 자주 내원하게 하여 보험공단 청구액을 늘이는 전략이다. 주로 보험공단에서 급여로 인정해주는 처치를 권한다.
보험적용 항목 : 침, 뜸, 부항, 가루약(엑스제)
원장이 환자에게 이걸 우선 권한다면 그 한의원은 위의 전략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보험구조는 행위별수가제를 적용하고 있어서 자주 내원하면 의료보험금을 더 많이 준다.
식체로 하루만에 환자가 완치되면 만5천원을 받지만, 같은 환자를 5일 정도 오게 하면 8만원 정도 수입이 된다.
당신이 원장이라면 어떤 전략을 취하겠는가? (이런 논조에 반감이 생기는 원장들이 있을 수 있겠다. 그렇다면 지금 한의사들이 환자가 적은 횟수로 방문하도록 진료하고 있나? 아니면 최대한 많이 내원하게끔 연구하고 있나?)
이 전략은 환자 본인부담금이 적기 때문에 한의대를 갓 졸업한 초삥 원장들이 주로 애용한다. 고작해봐야 5천원 내외의 돈으로 1시간 내외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환자 입장에서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더라도 큰 저항이 없다. 의사나 환자나 모두에게 쉬운 길이다. 그냥 친절하기만 하면 환자들도 큰 불만이 없다. 대신 보험공단의 돈만 죽어나는 구조다.
"저쪽 한의원 원장님은 한약을 안 권해서 좋아. 일단 침부터 맞아보구 안 되면 약먹자고 하니깐 양심적인 원장님 같아."
정말 그 원장은 양심적이어서 침을 권한걸까?
요통으로 10번 침맞는거나 한약 10일분 짓는거랑 원장에게 돌아오는 금액은 똑같다. 다만, 후자가 더 어렵고 신경쓸 게 많아서 회피할 뿐이지. 예를 들어보자.
허리가 아프다. 한의원에 갔다. 원장이 침을 맞자고 한다. --> 침 1회 만6천원임.(이 가운데 환자는 5천원부담, 보험공단이 만천원 부담) --> 10회진료하면 환자는 총 5만원부담. 보험공단은 11만원부담 --> 원장 주머니에 15만원 들어옴.
허리가 아파서 한의원에 갔는데 원장이 한약을 먹으라한다 --> 10일분 15만원 (전액 환자부담) --> 원장 주머니에 들어오는 돈은 어차피 같음.
문제는 원장이 자신의 치료에 자신이 없을 때 생긴다.
요통으로 10회 정도, 회당 5천원씩 내고 1시간 동안 물리치료하고 침맞았는데 별 효과가 없을 경우와
한약을 20만원주고 10일분을 지었는데 별 효과가 없을 경우 환자가 느끼는 저항감은 후자가 훨씬 크다. 원장의 부담감도 훨씬 크다. 5천원씩 10회의 기회를 가질 것인가? 20만원으로 단 1회의 기회를 가질것인가?
따라서 웬만한 숙련자가 아니고는 초진에 한약을 권하기 어렵다. 한약은 침보다 훨씬 큰 책임감이 뒤따므로. 환자로부터 쌩돈 20만원을 받는데 뭔가 한칼 보여주지 못하면 그 한의원 망한다.
그리고 시간과 돈.
침을 권하는 원장은 환자에게 시간을 요구한다. 대부분 시간의 소중함을 잘 인지하지 못하는 중산층 이하의 원장들이 주로 이런 오류에 빠진다. (이건 성장과정과 연관이 깊다. 가난한 집에서는 시간을 들여 돈을 절약하는 것을 당연하게 교육시킨다. 하지만 중산층 이상에서는 돈을 들여 시간을 절약하는 방법을 가르친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야하는 환자가 있다 치자.
"저기 일단 비둘기호를 타보시고, 경과를 봐가면서 가봅시다."
"빠른건 KTX입니다. 가장 추천합니다. 하지만 돈없고 시간 많으면 비둘기, 무궁화 타시고 형편대로 하세요"
당신은 어떤 멘트를 주로 날리는 원장님인가?
비둘기 타자고 권하는 숨은 이유가 또 하나 있다. 일단 자기가 ktx 운임을 받았는데 내리고 나니 군산일 수가 있거든. 자기 스스로 정확하게 부산에 도착시킬 자신이 없으니 일단 싼 비둘기부터 태우고 보는 거지. 앗쌀하게 부산으로 몰고 갈 수 있으면 누구나 다 KTX 권한다.
2.일단 침부터 흐흐흐
"일단 침부터 한 3-5회 정도 맞아보시고 그래도 안되면 한약을 쓰든지 경과를 보시죠"
이런 말을 하는 원장을 가끔 본다. 꿩도 먹고 알도 먹는 마법의 멘트다.
즉, 침 맞아보자. 돈도 몇푼 안하니 서로 부담없지 않느냐? 공단돈도 빼먹을 수 있고. 윈윈이다. 그리고도 안 나으면 그건 내 책임도 아니고, 환자 병이 중한 거니깐 약도 먹어보자. 침매출+약매출... 거기다가 침치료하는 도중, 이런저런 변증을 할 수 있는 기회도 여러번 잡을 수 있고..(약은 초진 한번에 진찰이 끝나야 하니 내공과 집중력이 더 필요하다.)
침치료의 불만도 무마시키면서 자연스럽게게 약매출도 창출할 수 있고 원장을 양심적으로 보이게 하는 마법의 멘트다.
그런데 그 원장이 자기 부모님이 똑같이 아플 때에도 그런 말을 할까?
"엄마, 일단 침을 3회 정도 맞아보고나서 한약 쓰든지 한번 보자"
ㅎㅎㅎ 이 세상에 침으로 다 되는 병이나, 약으로 다 되는 병이 어디 있나? 염좌도 약 쓰면 훨 더 빨리 좋아진다.
즈그 엄마 같으면 최선의 치료를 다 동원한다. 침도 맞고 약도 먹이고...
결국 로컬에서 침이냐 약이냐는 결국 환자 주머니사정에 달린거지.
그런 건 환자가 선택하는 것이지, 원장이 권하고 말고, 결정할 영역이 아닌 것이다.
당장 수술해야할 환자에게 '음, 난 양심적인 의사니깐 비보험 수술이야기는 하지 말아야지. 환자가 가난해 보이는데 부담스러워할 꺼야. 그럼 보험되는 진통제 처방이나 권해야겠다."
이런 설명을 할 의사가 있나? 의사는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치료수단을 (그게 비보험이든 보험이든 상관없이) 환자에게 통지하고 설명할 의무가 있다. 싸다는 이유로 권할 권리는 없다. 그건 월권이다.
초진진료 과정에서 한약 이야기가 안 나오면 바로 침부터 맞아보자는 식으로 나오되, 그 침치료의 예상 결과조차도 확답을 밍그적거린다면 그 원장은 한약에 대해서 잘 모르고, 보험금 타서 한의원 운영해가는, 경험이 부족한 김여사일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다.
왜 한약 이야기를 안 꺼내는 줄 아나? 첫째, 한약을 잘 쓸 줄 모르거나... 둘째, 한약 이야기를 꺼내면 환자가 부담을 느껴서 몇만원 더 건질 수 있는 침마저도 안 맞으러 오면 어떡하나하는 걱정하는 소심한 원장일 수도 있다. 원래 한약이란 3-4첩으로 쓰기도 한다. 한약이란 비싼것. 부담스러운 것. 그런 이미지가 잘못된 것이다. 산제로 이름붙여진 처방들은 원래 10일 이상 투약하기 힘든 구조로 작방이 돼 있다. 한약을 능수능란하게 쓰는 원장일수록 오히려 환자의 비용부담은 줄어든다. 아이러니하지? 엉뚱하게 침으로 몰고가다가 이상한 약 여러제 떠안기는 원장보다 샤프하게 약 잘 쓰는 원장이 몇첩 쓰는게 훨씬 환자의 경제부담을 덜어주게 되는 거다.
결론은 이거다. 내가 환자같잖은 환자가 아닌데 원장이 초진을 보면서 "일단 침부터~" 라는 멘트를 날린다면 긴장타야한다. 십중팔구 한약을 제대로 쓸 줄 모르는 김여사이거나, 그냥 무념무상으로 보험매출 극대화 전략을 구사하는 김여사일 가능성 높다. 아니면 둘다 해당되기도 한다. 한약 쓸 줄 모르는데 일단 침은 부담감이 적으니깐 그 쪽으로 환자를 계속 몰아가는 것이다.
우선 침 3번 맞히면 5만원은 생기니깐. 그 재미에...
환자에게 가장 위험한 한의사는 불친절한 한의사가 아니다. 보험매출위주로 한의원 운영전략을 갖고 있으면서 실력없고 무능한데 친절한 경우이다. 차라리 불친절하면 환자들에게 해는 덜 끼친다. 환자가 덜 찾으니깐.
3. 일단 1제부터 드셔보시고 경과를...
한약으로 얼마나 치료해야 되냐는 질문에 원장이 이렇게 대답한다면
그 원장은 한약을 자주 처방해보지 않았을 확률이 엄청 높다. 이런 멘트 역시 보험매출 극대화 전략으로 침전문으로 먹고 사는 한의원일 가능성 크다. 한약을 잘 쓰는 숙련된 한의사들은 절대 이런 멘트를 하지 않는다. 명확하게 환자의 목표증상과 약을 바꿔야할 기준이 되는 포인트를 확실하게 설명해주고 끝까지 환자를 끌고 간다.
한약을 먹는 도중 피드백이 신통찮을 경우에도 숙련된 원장은 환자를 끝까지 책임진다.
미숙한 김여사 원장들은 환자 컴플레인이 닥치면 한약을 바꿔주거나, 심지어 환불하기도 한다. 책임지기 싫다는 것. 자신의 실력이 안돼서 환자를 포기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환불을 쉽게 해주는 원장을 조심해라.
4. 원장실 책들
원장실에 꽂힌 책들을 잘 살펴보라. 원장 책상도 잘 살펴보라.
거기 무슨 강의록 따위가 돌아다닌다면 백퍼 김여사다.
김여사 원장들은 원장실을 공부하는 공간으로 쓴다. 원장 책상 위에 원장 취미생활을 하는 병원은 절대 가면 안된다. 원장실은 오롯이 진료하는 순수한 공간이어야 한다.
한화 이글스 4번타자 김태균 선수가 덕아웃에서 타자교범을 펼쳐보고 있으면 이해가 가나?
왠만큼 공부는 개원하기 전에 마쳐야하고, 원장실은 진료하는 공간이지. 원장님이 공부하는 공간이 아니다.
5. 유기농 한약재, 생수 자랑
만약 그 원장이 유기농 한약재 자랑을 늘어놓거나, 전탕하는 물이 좋은 물이라고 광고한다면 이 경우도 거의 김여사로 보면 된다. 실제 처방이 나오는 프로세스는 다음과 같다.
문진 -진단-변증-처방-가감-조제-전탕-포장
보통 고수들은 가감이전까지의 프로세서에 노동과 자본을 투입하고 거기에 최주안점을 둔다.
김여사들은 조제부터 포장까지 신경쓴다. 참 아이러니한 일이긴 한데 그렇다. 숙련자들은 어떻게 하면 처방을 더 섬세하게 낼까 고민하고 강의듣고 노력하지만, 김여사 원장들은 그 시간에, 어떻게 하면 생수, 정수기물에 유기농한약재 쓴다고 환자들을 꼬실까 고민한다.
왜냐면 지금와서 공부하고 노력해봐야 문진부터 가감까지의 과정에 대해 자신의 실력이 업그레이드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걸 스스로 알기 때문이고, 자원을 투입했을 때 보다 결과가 바로바로 확실하게 나는 영역에 집중하는 것이다. 동의보감 10년을 혼자 읽어봐야 환자가 알아 줄 것 같나? 전혀 티도 안 난다. ㅎㅎㅎ 그렇지만 오늘 당장 생수업자 부르면 바로 환자한테 좋은 물 쓴다고 광고 가능하다.
그리고 좋은 물 쓰고 좋은 약재 쓰는건 기본이다. 그런걸 광고하는 마인드는 이런 것과 같다.
"저희 한의원은 1회용 침만 씁니다."
"저희 한의원은 알콜로 소독합니다."
6.셀수 없는 클리닉
성장, 비염, 비만, 아토피, 여드름, 총명, 갱년기클리닉 등등 셀수 없을만큼 많은 클리닉표시가 덕지덕지 붙어있는 곳도 주의하라. 그 원장님이 그 모든 질환들의 전문가일 수가 없다. 대부분 그 원장님이 그 질환의 환자들을 많이 보고 데이타가 많이 쌓여서 붙여놓은게 아니라 그런 질환의 환자를 많이 보고 싶다는 희망사항을 '클리닉'이라는 이름으로 붙인 것 뿐이다.
7. 점점 김여사가 많아지고 있다
분명 이런 글에 발끈하는 원장, 나타난다. 그렇지만 짚을 건 짚어야한다. 나도 김여사 중에 한명이다. 나도 어릴때, 필기시험 치고 코스연습 부족한 상태에서 객기로 개원했을 때 침으로 많이 권했다. 보험으로 먹고살던 김여사였다. 사실 지금 튀어나오는 모든 원장들이 다 그럴 것이다. 이러면 한의계도 망하고 환자도 극심한 피해를 입는다.
친구는 투덜거린다.
"야, 환자한테 약 먹으라하면 묵는 줄 아나?"
이 지경이 된 데에는 선배들의 업보가 크다.
최근 20년 사이 보험매출이 급증하고 있고, 한약매출액은 점점 줄어가고 있다. 점점 쉬운 쪽으로, 박리다매쪽으로, 점점 더 환자를 오래 보며 확실하게 책임지지 않으려는 풍토가 번지고 있다.
환자에게 초진에게 약 권하면 마치 돈만 밝히는 비양심적인 한의사로 매도당하는 현실.
하지만 현실은 침 쪽으로 권하는 원장이 더 고단수일 수 있다.ㅎㅎㅎ
1996년도 자료를 보면 전국의 한의원 평균 월매출이 침 200만원에 약 3천만원이었다. (평균연매출 4.6억. 당시 치과가 2.2억을 했으니깐 한의원은 비급여왕국이었다. 치과원장이 월 2천만원 벌때 한의사들은 4천씩 벌었다.)
그러던 게 2012년 현재 전국 한의원 평균매출액이 침 1100에 약 천만원이다. 국민들이 한약 먹지 말자고 전부 작당이라도 한건가? 한의사들 스스로 보험쪽으로 전력질주 하지 않았나?
공보의 대상 첫 강의에 말했다.
"지금 한의사들 2만명이 전부 보험으로 달려가고 있다. 한약시장이 절대 사라진게 아니다. 우리가 버린 것이다. 우리는 2만명이 뛰어가는 반대방향으로 뛴다."
한약을 최소한 기본적으로 쓰려면 졸업 후에 3년 정도는 디렉터로부터 집중적인 트레이닝을 받아야 자유롭게 구사하는 것이 가능하다. 트레이닝 기간이 길다. 왠만큼 해서는 티도 안난다. 하물며 환자들이 그런 차이를 눈치채기까지는 굉장히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김여사들은 그 집단 전체를 매도당하게 만든다. 김여사들이 많아지면 점점 그 집단은 몰락한다.
근데 문제는 김여사들에게 운전못한다고 욕하면 김여사 엄청 짜증낸다.
"아줌마, 운전을 그따구로 하면 우야능교? 집에서 밥이나 하소"
"아저씨, 밥다해놨어예. 아저씨 집구적이나 신경쓰이소."
약 못 쓰는 원장한테 "야, 너는 약 안 쓰는게 인류를 구하는 길이야"라고 말하면 "어, 그래 내가 약을 못 쓰지. 미안해. 더 공부해야지."라고 할 것 같나?
"야이 시발놈아 니는 뭐 공부 했다고 지랄이고? 좆밥만한게 어디서 유세야. 지나내나 뭐 다른데?"
더 큰 문제가 있다.
김여사가 집단의 대부분을 차지하면 그게 잘못된 운전인지조차도 인지하지 못하게 된다.
가장 최악의 경우는 전문가들을 배출해내는 리더들이 김여사일 경우다. 학교 교수나 병원 과장이 김여사인 경우, 이는 상상할 수 없는 결과를 만들어낸다. 그 집단에 지옥문이 열린 것이다.
현재 한의원 시장은 중고차 시장이랑 같다.
아무리 관리잘되고 깨끗한 차라도 엉터리 차량이 많으면 그냥 연식에 따라 도매금으로 넘어간다.
00년식 굉장히 잘 관리된 아반떼라고 해도, 소비자들이 그런걸 구별할 능력이 없고, 겉만 번지지르르한 쓰레기같은 00년식 아반떼가 많이 매물로 나오면 잘관리된 놈도 에잇 00년식이네? 그럼, 400만원! 이렇게 도매금으로 규정당한다.
내가 꿈꾸는 미래는 이렇다.
누군가 서울대 의대 혈액종양내과 대학원에 들어간다. 한약이 항암후장애 환자에게 어필할 영역이 무궁무진하다. 양방은 블로킹에 능하지만 한의는 액티베이팅에 능하다. 양약으로는 절대 식욕을 돌릴 수 없다. 육부병을 컨트롤 할 수 없다. 자율신경 컨트롤은 한의가 훨씬 낫다.
서울대에서 트레이닝받고 페이퍼 좀 내고, 의대 박사학위를 받고나면 지방 사립 종합병원에 한의과 과장으로 들어간다.(당연히 서울대에서 한의과를 설치할 이유가 없으므로, 일단 사립병원에서 한의과가 충분히 매출이 나오고 환자에게도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증명한 후에 점점 더 메이저로 치고 들어간다) 물론 거기서도 계속 데이타를 낸다. 그리고 한의사 수련의를 뽑는다. 환자같은 환자를 양방 종합병원 내 한의과에서 보면서 제자들을 육성하는 것이다. 전국에 종병이 135개 있으니 과장 5명에 수련의 10명하면 2천명 정도의 프로페셔널을 길러낸다. 아메바처럼 전국에 퍼트린다. ㅎㅎ
그리고 드디어 순천향대, 경희대, 인하대, 한양대 같은 레벨 떨어지는 병원을 명망있는 한의과 과장들이 하나씩 접수한 뒤 폭발적인 매출을 일으킨 후에 마침내 서울대병원에도 한의과가 생기고, 가장 추앙받는 과장이 스카웃되어 수석과장으로 취임한다. ㅎㅎㅎ 이왕이면 한의대 본4 트레이닝도 모교 말고 여기서 받게 한다. 양방이든 한방이든 한지붕 밑에 들어가야 싸우든 협동하든 일이 된다. 욕해도 한지붕 밑에 있어야 한다. 그래야 서로가 발전한다.
그리고 우석대, 동신대, 세명대 등등 미니 한의대를 폐과시킨다. 전국의 종합병원 한의과에서 한의사를 못 구해 난리를 치게 될 것이고,(물론 한의사들 스스로 그렇게 되도록 만들어가야한다.) 지방의 열악한 듣보잡 한의대를 폐교시키고, 대신 서울대, 연세대, 경북대, 전남대, 충남대, 부산한전원에 총 500명 정원으로 한의대를 개설한다. 물론 지방의 미니한의대가 서울대보다 더 많은 투자를 할 수 있으면 놔두지만, 사실상 불가능.
이런 큰 그림을 갖고 한의대에 돈이 쏟아져 들어올 90년대를 보냈더라면 어땠을까? ㅎㅎㅎㅎ 고작 한다는 한의대 과장들 모여서 한다는 논의가 한방병원 입원실을 온돌로 하느냐? 침대로 하느냐? 이런거나 머리싸매고 이야기하고 있었다하니, 통탄할 일이다.
애초에 경희대에서 한방병원을 론칭할 때, 입원중심이 아니라 치과처럼 외래중심으로 갔어야 한다. 한의학의 꽃은 입원환자 케어가 아니라(그 부분은 오히려 양방이 우월하니깐) 외래가 그 꽃이다.
현재 30배드 이상 입원시켜야 '병원'명칭을 달 수 있는 것도 외래 과 중심으로 갔어야 한다.
당장 내가 한의사협회장이라면 1공약은 종합병원 설치령 7개 필수과목에 한의과를 기본으로 삽입시키는 것이다.
그런데 유기덕 회장은 엑기스정책을 들고 나왔고, 김현수회장은 감기보험치료를 들고 나왔고, 김정곤 회장은 삼복첩을 들고 나왔다. 역대 협회는 모두 비급여 한약을 지키기보다는 보험확충이라는 쉬운길을 택했다. 한의사들을 보험급여 빼먹는 방향으로 몰고 가고 협회도 그 쪽으로 달리면 다 망한다. 한약브랜드 관리하고, 환자같은 환자를 제대로 큰 병원에서 보면서 젊고 똑똑한 원장들이 사명감갖고 일하게 해야 한다. 지금 시골 이장도 한약 먹으면 간독성 생기는 줄 알고 있다. 우째 이런 일이!
그리고 언제까지 콧구멍만한 구멍가게 차려놓고 할매 궁디만 보면서 곶감 빼먹듯이 보험공단급여만 바라보며 살텐가!
나가자 세계로 미래로!
미소지나보다 못한 협회장을 모시며 내가 한의사들하고 같이 이 바닥을 살아간다.<2012.4.28.b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