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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약 9주간 진행된 공보의대상 2012 동의보감 기초강좌 내경편이 모두 마무리 됐다.


이날 오후 김씨에게 전화가 왔다.

총무를 맡고 있는 권현범씨였다.



"형 오늘 저녁 식사 하시고 오세요?"


-"응 왜?"


"형 오늘 저녁 드시지 말고 바로 오세요."


-"왜? 나 김밥 싫은데, 밥묵고 가께." (진료 때문에 늦는 선생님들을 위해 김가네 최고급 김밥을 제공해왔다.)


"형 김밥 아니에요. 그냥 오세요."


-"야 내 김밥 먹으면 토한데이" (지난 3년간 김씨는 강의실에서 약 300여개의 김밥을 먹었지..ㅜㅜ)



김밥 아니면? 초밥인가? 뭐 오늘 마지막 강의라고 권씨가 사나? 뭐지?




수업 시작하기 전 권씨가 배달된 박스를 뜯고 있다





박스 안에서 쏟아져 나온 도시락들.





김씨에게 특별히 제공된 도시락.





고급 음식물과 과일이 가득 들어있다.



-"이기 머고? 잘 무께. 니가 샀나?"


"아뇨...형.... 이거...... 그레이스님이 만드신거에요."


-"으응? 니 그레이스님 아나?"


"잘 몰라요. 그냥 박스만 받았어요."



아니!! 이런 국정원스러운 일이...!!!





강의를 마치고 인근 고급 커피집으로 자리를 옮겼다.

늘 강의를 마치면 약속이 없는한, 커피집에서 한두시간 후배들이랑 이런 저런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이 시간이 가장 즐겁다. 강의 중에 못 한 이야기도 하고.

9번 강의하면서 맥주집에는 한번도 안 갔네.ㅋ





커피집에서 후배들이랑 노닥거리는 것도 오늘이 마지막이네.(김씨 우측의 검은옷 입은 검은 얼굴이 권현범씨. 권씨가 고생 많이 했다.)




다음은 기자와의 일문일답.



-지난 학생강의와 달리 이번에는 내경편을 모두 끝냈다. 최근 학계에서는 27시간만에 내경편을 끝낸다는 것은 기적같은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국의 동의보감 강좌 역사상 최단기간부문 세계신기록을 세운 소감은?


"작년 학생 강의 때는 거리도 멀고 시간도 제한되어 오장육부문까지밖에 못 했지만, 이번 공보의 강의는 동의보감 전체를 보는 임상가의 눈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에 억지로 진도를 빡빡하게 짰다. 원래 아무리 줄여도 12강 40시간 정도는 해야하는 분량인데 9강에 집어넣다보니 수강생들도 그렇고 나도 많이 힘들었다."


-앞으로 이런 식으로 강의가 계속 되나?


"아니다. 이건 미친짓이다. 내경편을 27시간만에 모두 끝내다니. 세계신기록은 세웠지만, 두번 다시 이런 미친 스케줄로 강의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아쉬웠던 점은?


"진도가 너무 촉박해서 해주고 싶었던 이야기를 다 못한 게 아쉽고 임상례도 몇개 못 보여줘서 미안하다. 다음번에 다시 하게 되면 적당한 속도로 완벽한 강의스케줄을 짜고 싶다. 그리고 10시 반만 되면 수위들이 찾아와서 나가라고 할 때, 화가 많이 났다."


-오늘 깜짝 도시락이 대박이었는데? 알고 있었나?


"전혀 몰랐다. 그레이스님에게 완전 당했다. 훈훈한 피날레를 만들어준 그레이스님에게 감사드린다."



-수강생들에게 한마디?


"매주 황금같은 저녁시간을 쪼개, 특히 멀리 영천, 소록도에서 매주 올라오신 선생님들까지 모두가 수업 듣느라 고생 많았다. 앞으로 진행될 외형 육기 파트 강의까지 마무리되면 이제 혼자서 동의보감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이 생길 것이라고 본다. 더욱 정진하여 한의계의 큰 기둥이 되어주길 바란다. 오늘 마지막에 이야기했듯이 이제 나같은 핫빠리 셀파의 어깨에서 내려와 이용양 박사님같은 대가의 어깨를 올라타야 한다."



소속사 측에 따르면 김씨는 잠시 휴식기를 가진 뒤, 7월초 개최될 전국한의대생 대상 동의보감캠프 준비에 매진한다는 계획이다. 






다음은 빅 핸드 그레이스 님이 본지에 보내온 도시락 제작 과정을 담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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