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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명의 한의사가 예능프로그램에서 사고를 쳣다.

한의사의 입장에서는 분노와 황당한 입장에서 보았지만, 최대한 시청자의 눈으로 리뷰하고자 한다.

 

1. 한약은 비싸다는 이미지가 있다. 이는 역설적으로 한의사들에게 부를 안겨주었고 한의대 입시컷을 의대보다 높게 만들어 주었지만, 지난 10년간 브랜드 관리를 하지 못했고, 식품용으로 한약재가 무분별하게 유통되는 것을 속수무책으로 방치함으로써 부메랑이 되었다.

방송에서 만원이면 사군자탕 5첩을 지을 수 있단다. 그럼 한약 한제(20첩)는 4만원에 지을 수 있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우!!!! 나도 거기 가서 짓고 싶다!!

남격 섭피디한테 내 처방전이랑 4만원 줄테니깐 제기동 가서 한제만 지어와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대학나온 피디조차 이 정도 마인드라면... 국민들은 한의원을 의료인의 진료행위에 대한 무형의 가치는 인정해주지 않고 오직 그냥 '한약'이라는 현물 그 자체를 그냥 식육점처럼 그램당 얼마의 가치라고 생각하는구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변호사랑 상담할 때도 종이값이랑 볼펜값만 주면 되겠네 ㅎㅎㅎㅎㅎ

교보가서 책살 때도 종이값만 주지 그러냐 ㅋㅋㅋㅋ 저울 들고 가서...

 

2. 누구나 갖고 있는 건강의 욕망. 그 중에서도 남자는 정력에 대한 욕망이 크구나.

사람은 누구나 다 '약'을 먹기는 싫어한다. 약이란 아픈 사람이 먹는 것이다. 이 점에서 한의사와 시청자는 서로 다른 관점을 보이고 있다. 한의사가 갖고 있는 한약은 불건강의 영역까지 모두 치미병하는 브로드한 영역인데 반해 시청자가 생각하는 약(한약도 약이다)은 결국 질환이 있어야 먹는 것이다.

시청자는 산수유추출물이 자신의 건강에 도움은 안되더라도 해는 안 되리라 생각하지만, 실제로 산수유를 장기복용하면 사람에 따라 부작용이 심할 수 있다.

사람은 누구나 다 약은 먹기 싫은데 건강(정력,피부로 상징화된 개념)은 업그레이드하고 싶다. 그 틈을 파고든 것이 산업자본이고, (기업가는 돈 되는 것은 다 한다.) 그들이 만들어낸 멋진 이름이 '건강기능식품'이라는 단어다. 이 단어는 90년대까지 우리사회에 존재하지 않던 단어다. 김춘수의 꽃처럼 건기식이라는 단어가 나옴과 동시에 이미 한의사는 망조가 들었다고 보면 된다. 당시 한의사들이 산업자본에 얼마나 우매했었냐면 건기식 법이 통과되자, 건기식 자격증을 따려고 너도나도 달려들었다는 것이다.

지금 한의사들에게 필요한 것은 2000년대 초반 산업자본이 만들어낸 건강기능식품이라는 멋진 이름처럼 보약을 대체할 좋은 네이밍을 하는 것.

 

3. 값비싼 한약재에 대한 환상, 해마 같은 약재, 비싼 약재를 쓰면 효과도 더 특별하고 좋을 것이라가 환상을 갖고 있다. 따라서 한약가격을 매길 때도 약효나 질환군, 진료의 난이도가 아니라 들어가는 약재의 재료비에 따라 큰 차등을 두게 된다. 한의사의 눈에는 5분만에 짓는 보약이 2시간 고생한 치료제보다 비싼 것이 비합리적으로 보이지만, 시청자 입장에서는 약재별로 단가가 달라지는 가격체계가 너무나 합리적이고 합당해보인다. 그리고 그런 가격 구분에 흔쾌히 순응하게 된다.

 

4. 사군자탕은 남자에게 좋은 약이다는 제기동 원장의 멘트를 보니 그 동네 한의원 수준을 알만했다. 사군자탕, 나아가 보기와 기에 대한 기초 개념 자체가 없네. 사군자탕이 남자에게 좋나? ㅋㅋㅋㅋㅋㅋㅋㅋ 이 방송 보고 우매한 아저씨들이 시장가서 사군자탕 지어먹을 걸 생각하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말 골때린다. ㅋㅋㅋㅋㅋㅋㅋ

 

5. 한약에 대한 맛과 향에 대한 거부감이 크구나. 한의사 입장에서야 원래 한약이 쓴거지!!!! 라며 넘기지만, 환자 입장에서(단지 많이 아픈 것도 아닌데, 건강의 향상을 위해 복용하고자하는 수준에서) 맛은 큰 장애물이 되는구나. 그래서 합성감미료 넣은 홍삼이 쭉쭉 성장하는구나

 

6. 이 프로그램에 나온 제기동 한의사는 한약을 한의사의 진단 하에 투여해야하는 의약품으로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전국민이 시장에서 자가조제해 먹을 것을 권하고, 자극적인 약재만을 골라 개그와 웃음의 소재로 비하했다. 그런데도 아무 처벌을 하지않는 한의사협회 윤리위원회. ㅋㅋㅋㅋㅋ 이 집단의 혼수상태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다. 이런 집단은 망할 수 밖에 없다.

(남격에 출연한 한의사를 검색해보니 SBS 뉴스에 나와서 제기동 권리금 다 날라갔다고 인터뷰하신 분이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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