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에 시댁에서 며느리만 설거지하는게 짜증나요라는 글이 올라오면 리플들도 같이 합세한다.

맞다 맞아.

뭐 그런 집안이 아직도 있느냐.

지금이 조선시대냐.

차라리 종을 뽑지 그러냐.


그러다가 원글자가 이번에 시아버지가 세배돈으로 현찰 5천만원 주시고, 장보러 갈때 큰 차가 편하다고 포드 익스플로러를 사주셨어요.

작년에 그린벨트 풀린 땅 200억도 저희 앞으로 증여해주셨는데 아직 받을 빌딩이 종로와 서초구에 몇개 되는데 아직 주시진 않았고

주말마다 같이 골프치러 가자고(시아버지가 2천억짜리 골프장 갖고 계심^^) 전화와서 너무 스트레스가 된다 라고 리플을 추가하면

설거지의 위상은 점점 작아지다가, 아씨.. 나도 그 집 가서 설겆이라도 하고 싶네.로 이어진다.


사실 "명절에 시댁에 가서 설거지를 했다." 이 문장으로는 디테일이 살아나지 않는다.

사실은 설거지가 아니라 '내가 남의 집 종이 된 것처럼 느껴지는' 피해망상의 감정이 문제의 원인인데

그런 델루젼은 그 사건과 관련된 디테일한 여러 배경요인들을 모두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진짜 델루젼인지 아닌지 감별이 가능하다. 즉 설거지는 방아쇠 역할을 한것 뿐이고 총과 총알은 따로 있다.


며느리는 의사인데 시댁은 시골동네 15평 임대아파트 살면서 시아버지는 노름꾼에 시어머니는 식당알바. 이런 판국인데 신랑은 무일푼 고시낭인.

이런 상황에서 3일 당직 마치고 내려간 며느리에게만 명절 설거지를 몽땅 시키더라.!! 이러면 설거지가 갖는 위상은 매우 커지고 델루젼이라고 볼 수 없다.


내가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 그렇지 않다는 것은 사실 주인공(?)인  '설거지'가 아니라 설거지를 둘러싼 배경요인이 더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자꾸 돈 이야기를 해서 미안하지만 내가 시댁에서 얼마나 대접받는 느낌을 받느냐. 아니냐에 따라 설거지를 흔쾌히 할 수도 있고 죽을만큼 하기 싫을 수도 있다. 핵심은 디테일한 주변상황에 달려있다.

그런데 명절 직후에 올라오는 이런 류의 글들은 대부분 그런 디테일한 내용은 생략하므로 그 논쟁에 끼어드는 것은 천하의 시간낭비가 된다.



정말 설거지가 모든 트러블의 원인이라면 어느 현자 원장님의 현명한 리플.


'명절에는 1회용품을 잔뜩 사서 내려가시오.'



이런 방식의 크리에이티브한 패러다임 파괴자들 너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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