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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k에게:

아, 요즘 정말 gr1을 사고싶어 미칠 지경입니다. 그저께 산에 갔다오고 난 후로 더 심해졌습니다. 도저히 무거운 삼각대와 SLR을 메고 다니는 짓은 못하겠습니다. 처음엔 괜찮을 줄 알았는데, 어깨가 거의 파업직전입니다.
무거운 건 참겠는데(난 가난하니깐요), 이거 세팅하는 게 너무 힘듭니다. 삼각대 풀러서 펴고 카메라 얹고 하는데 최소한 1분 이상 걸려요. 미친듯이 해도 말이죠. 거기다 찍고나서 다시 조립해서 배낭에 메달고 하는일도 굉장히 피곤하죠. 일행이라도 있으면 낙오하기 십상입니다.
사진찍는 일이 즐거워야하는데, 이건 아니라고 봐요. 유일한 해답은 조리개 우선이 되고 스팟측광, 노출보정이 되는 28미리 이하 똑딱이인데, GR1이 딱입니다. 이 놈을 사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하나요?
<죽전리에서 토마스>



토마스에게:

사연을 읽고나니 토마스의 심정이 이해가 가는군요. 저도 그 작업이 얼마나 사람을 지치게 하는지 잘 압니다. 그래서 저는 항상 산에 갈때마다 안테나삼각대를 갖고 가지요. 우습게 보이지만 산에서 이보다 좋은 삼각대는 없죠. 토마스도 한번 써보세요.
아, GR1 말인데요. 맞습니다. 스냅용으로 딱이죠. 근데 이거 구하기가 좀 힘듭니다. 리코에서 필카는 포기한 상태라서. 신품은 고사하고 중고도 드물어요. 일단 병성좋은사진연구소에 구해보라고 할테니 기다려보아요. 돈은 준비가 됐겠죠?<BK>



토마스에게 2:

방금 병성좋은사진연구소에서 보고서가 왔군요. 참 안타깝지만 리코는 포기하길 권합니다. 일단 너무 비쌉니다. 필카는 전반적으로 하락추세이므로 (물론 지금 럭셔리 똑딱계에는 아직 전혀 그런 바람을 느낄 수가 없지만) 언젠가는 똑딱이계에도 똥값이라는 칼바람이 불게 될 겁니다. 그리고 액정문제가 너무 짜증납니다.
화각이 넓다고 풍경이 잘 나올거라는 환상을 버리세요. 사진은 잘라냄의 예술이라는 사실을 벌써 까묵은 건 아니지요? 물론 28미리가 좋긴합니다. 그래서 저희 연구소에서 결론은 뭐냐.
체력을 키워 2.4kg을 견디라는 겁니다. 일단 가난을 받아들이시고 체력으로 때우세요. 무거우면 어떡하냐고요? 참으면 됩니다. 그리고 똑딱이는 뮤2 블랙 dlx 모델을 구해보세요. 역광만 안 찍는다면 나무랄 데 없는 녀석이죠. 구하기 힘들어서 그렇지. 체력은 경제력을 조금 극복할 수 있답니다.<bk>



BK에게:

BK박사님 말씀을 듣고 다시 한번 시도해봤습니다. 대충 매달아봤는데, 일단은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허리벨트 위에 면티를 말아넣었더니 등판이 훨씬 편안합니다. 어깨를 짓누르는 벨트에 생리대를 붙이고 싶은 마음이 용솟음치지만 차마 그럴순 없군요. 대략 눈비라도 내린다면...ㅡ.ㅡ;;
근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무게야 참는다치고, 영하 20도에 카메라가 과연 작동할지 걱정입니다. 똑딱이야 체온으로 데우면 되지만, 이 놈은 아~!.....뽁뽁이로 동여매놔야겠어요. 주말이 기다려집니다. BK박사님 감사해요.<죽전리 토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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