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웰치를 읽고..

Essays 2006. 2. 14.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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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간 이것만 읽었다. 정말 눈알이 빠지는 줄 알았네.

이 책 안에는 아마 우리나라에서 출판된 책 중에 가장 많은 이름이 등장하는 것 같다. 서평을 보면 그 부분을 비판하는 사람도 있는 것 같던데, 나는 인재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주는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좀처럼 티비를 끄는 일이 없는데, 이 책을 읽을때는 무려 십여 회나 티비를 꺼버렸다. 정말 놀라운 일.

내가 잭을 만나러 가려면 최소한 5천불 정도가 들 것이고, 그와 함께 5일동안 그가 해주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으려면 만불은 들 것이다. 나는 (물론 똑같진 않겠지만) 만오천원에 이 일을 해냈다. 그래서 나는 책이라는 정보유통의 방식을 사랑한다. (이 세상의 정보는 구두-종이-모니터의 순으로 질이 저하된다. 모니터는 거의 쓰레기들의 집합소라고 보는 게 속편하다. 지금 당신은 모니터-즉 쓰레기통을 들여다보고 계신다.)

잭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참 많은 걸 돌아보게 됐다.

곰곰히 보면 나는 1994년 1월 즈음해서 내 몸에서 열정이라는 액체가 모두 증발해버린 것 같다. 설사 조금 남아있더라도 한의대라는 터널을 지나오면서 나는 완전히 바삭바삭 마른 허수아비 한의사가 돼 있었다.
내가 면허증이라는 종이의 확보 약속이 없었다면 나는 10분도 한의대 강의실에 앉아있지 않았을 것이다.

만약 잭이 한의대에 입학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후후후.


아마 그는 미쳐버렸을 것이다.




수많은 한의사들이 로컬에서는 의사 스스로 경영자가 되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을 하지만 나는 지금까지 자신의 병원 당기순이익 보고서를 작성하는 의사를 단 한명도 보지 못했다. 나도 마찬가지.

이 책에는 돈의 단위가 꽤 흥미롭게 등장하는데, 우리가 평소에 생각하는 단위에 0을 하나 두개 쯤 더 붙여야 한다.


삼성과 현대자동차.
잭이 이 회사를 봤으면 뭐라고 말했을까?

내가 현대자동차를 구입한 것은 한국정부가 노골적으로 현대차를 보호하기 위해 보호무역주의를 쳐놓아서이지 내가 토요타자동차를 싫어해서가 아니다.
나는 현대차를 타고 현대가 직영하는 사업소, 정비공장에 다닐 때마다 내 평생 다시는 현대차를 사지 않겠다고 다짐하지만, 정부가 지금처럼 보호장벽을 쳐놓는다면 어쩔 수 없이 다시 사긴사야할 것이지만, 나는 가능하면 현대를 외면하는 기회만 노릴 것이다.
한국정부의 보호정책은 현대차를 위해 과연 잘하는 일일까?


이 책에서 가장 충격적인 느낌을 받은 곳은 이들의 후계자를 선정하는 과정이었다. 이 사람들은 정말 무서운 사람들인 것 같다.
이건희와 이재용이가 생각났다. 앞으로 삼성은 어떻게 될까 흥미진진하다.
한국에 있으면 이런 현상(기업경영자들의 부자상속. 주식의 상속이 아님에 주의!)에 대해 둔감해지기 마련인데, 웰치의 이야기를 읽고 나니 우리나라 기업에서 경영자들이 자신의 아들에게 회장 자리를 물려준다는 것이 정말 소름끼치도록 어처구니없는 일이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잭이 지금 내 자리에 앉아 있다면 무얼 했을까?

지난주 방송에서 잭은 자신이 회장이 되지 않았더라면 노조위원장이 되었을 거라고 말했다.


위닝을 마저 읽고 이야기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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