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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계는 한의사를 절대 이길 수 없다.

이 무슨 싸가지 상실한 명제인가.ㅡ.,ㅡ;;;;;;;;;

왜 한국의 이공계는 이리도 지지부진하고 인기가 떨어졌으며, 의사들은 (좋은시절은 다 갔다고들하지만) 그래도 인기가 있나. 도대체 이유가 뭔가.

혹자는 의대를 간 친구들이 이공계보다 머리가 좋아서 그렇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나보다 머리가 훨씬 좋은 아이들이(고3때 이석암이 같은 놈들! 이 색히은 내 수학경시대회문제집 빌려가서 13년째 연락두절이다.) 자진해서 공돌이가 되겠다고 서울대 '전전제'같은 곳에 간 케이스를 수십 명 댈 수 있다.

사실 뛰어난 창의력과 두뇌를 가진 학생이 의대에 진학하는 것은 국가적낭비다. 현재 대우받고 있는 의사, 변호사 등등의 직종들은 국가경쟁력강화나 국부의 증대 같은 중요한 일과는 상관없지 않은가.
대부분의 개원의사, 개업변호사들은 국가적 부나 기술, 부가가치 등을 전혀 창출하지 못한다. 그저 국민을 뜯어먹고 살뿐.

쉽게 이야기하면 이런거다. 엄청난 국부를 창출할 수 있는 신약을 연구하는 공돌이보다 감기처방전 긁는 의사가 더 높은 부를 축적하게 되는 것.
도대체 그 이유는 뭔가.  공돌이들이 대우를 받지 못하는 근본 이유는 무엇일까.

의외로 간단하다.
경기장의 크기가 다른 것!! 그것뿐이다.
노는 물이 다른 거다.

실제로 서울대 전전제를 졸업한 학생은 MIT 칼텍 나온 애들이랑 같이 경쟁해야 한다. 회사에 들어가서도 거대한 다국적기업의 유능한 사원들과 경쟁해야 한다.
공돌이들의 경기장은 굉장히 넓고 인력이동도 쉽다.
당신이 LG전자 PDP패널 연구팀에 들어갔다치자 그러면 당신은 시카고에 있는 허니웰 연구원과 경쟁해야 한다. 당신이 SK케미컬에 들어갔다고 하면 당신의 경쟁상대는 취리히에 있는 릴리社의 임상연구원이 될 것이다.

이 동네는 거칠고 황량하고 살벌하다. 하지만 판돈이 큰만큼 이 경기장에서 1등하면 엄청난 부자가 될 수 있다. 불행히도 그럴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이 공돌이들의 비애지만.
아무리 경기장을 좁게 봐준다해도 국내의 수만명의 공돌이들과 경쟁을 해서 자신의 실력을 입증해야 살아남는 것이 바로 이 동네.

자신이 노는 '물'이 얼마나 작고 크냐. 이거 인생에서 대단히 중요하다.

큰 물에서 놀아라고 하지만 이거 인생에서 실천하다가는 고달파진다. 어떻게 하면 좁고 진입장벽이 높게 단절된 작은 물로 들어가느냐. 여기 들어가기만 하면 굉장히 인생살이가 쉬워진다.

편한 인생을 원하나? 그럼 바다보다는 연못으로 뛰어들어라. 대표적인 연못으로 사법시험과 의사면허증이 있다.

날이 갈수록 9급공무원 시험이 치열해지는 것도 그런 논리로 설명이 된다. 일단 공무원이라는 좁은 경기장 안에 들어가기만 하면 삥땅해먹고 들키지 않는 이상 그 경기장 밖으로 쫓겨날 일이 없다.

교대가 인기 있는 것도 그렇다. 일단 학교선생이라는 좁은 바운더리로 들어가기만 하면 그 경기장 안은 얼마나 아늑한가.

자동차세일즈맨은 왜 인기가 없나. 물론 세일즈맨에서 우리나라 랭킹 안에 들면 의사 부럽지 않다. 하지만 대부분의 세일즈맨이 뛰는 경기장은 진입장벽이 굉장히 낮고 시장이 매우 커서 경쟁이 치열하다. 여긴 바다다 바다!

그럼, 의사들의 경우는 어떤가. 왜관읍에 개원한 내과의사는 보스턴의 내과의사와 경쟁할 필요가 없다. 그의 경쟁상대는 고작해야 여남은개에 불과한 읍내 로컬의원들이다. 이것 몇개만 제끼면 꽤 먹고살만해진다. 연못인 것이다.

한의사의 경우는 어떤가. 이 동네는 의사들보다 더욱 경기장이 좁다. 해외인력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고, 국내 경기장 역시 매우 좁다.  잘하면 전국랭킹에도 들 수 있다. 한의사가 전국랭킹에 든다는 이야기는 곧 세계랭킹에 오른다는 것. 물론 경기장이 작아서 1등한다해도 공돌이 넘버원만큼의 거부를 획득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평균 공돌이보다는 높은 부를 획득할 수 있다.(공돌이보다 두뇌가 뛰어난 것도 아니요, 실력이 뛰어난 것도 아니요, 창의력이 뛰어난 것도 아니다. 다만 좁은 경기장으로 들어가는 줄에 섰을 뿐.)

졸업한지 5년이 지났는데 나는 침놓는 것도 그대로고 약쓰는 것도 그대로다. 그런데도 아직 일하러 갈데가 있고 이력서를 낼 데가 있고, 환자도 불만을 갖지 않고(아직 이들은 내가 5년전 실력 그대로라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점빵을 차릴 자리가 있다는 이 놀라운 사실은 한의사라는 직능이 얼마나 좁은 경기장에서 뛰는 행운아들인지...그와 동시에 얼마나 퇴보에 무감각해질 수 있는 위태로운 직능인지를 알 수 있다. 우리나라 한의사 중에서 나만 제자리 걸음하고 있는지도 모르지만...헤헤헤.

퇴보에 무감각한 직능이라는 말이 사실 그리 좋은 것만은 아니다. 어찌보면 무서운거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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