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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에는 로마가 있는 줄 알고 달려왔으나 여기에 로마는 없다. (여기서 로마는 로마시티를 말하는 것이 아님.)
로마의 정신도 문화도 아무것도 없고 단지 여기 오래 전 로마라는 나라가 있었다는 돌덩어리만 가득하다.

솔직히 판떼온이 120년에 만들어졌건 130년에 만들어졌건, 그걸 아우구수투수가 만들었건 시저가 만들었건 그게 중요한가.

내가 보기에 여기서 서로 알력다툼하는 가이드팀들도 한심하지만, 그들이 설명하는 것 역시 나의 기대와 너무 멀다.

하루종일 입이 터져라 이야기하는 그들.
물론 감사하다. 나는 심리적 퇴행을 겪으며 유치원생처럼 편안하게 걷고 단지 듣기만 하면 되니까.

그들은 연대를 줄줄 꿰고 있으되, 황제 이름을 달달 외우고 있지만, 정작 로마라는 나라가 무엇인지는 이야기해주지 않았다.

여기서 아름다운 신전 앞에서 기념사진 하나 찍는게 중요할까. 거리에 2유로 주면 엽서 40장 살 수 있는데.

"자자, 여기 피에타상의 허벅지 보세요. 상완이두근 보세요...정말 대단하죠?"

아뇨. 난 미술학도가 아니고 조각가도 아닌데요.

그것보다 나는 왜 이태리가 이렇게 쫄땅 망했고, 왜 로마라는 나라가 있었던 땅의 태어난 사람들이 이렇게 개쓰레기처럼 살아가는지..
왜 하느님의 집에서 예수님의 예배당에서 12유로를 받아 챙기며, 어찌 골방에서 기도하라시는 예수님을 모신다는 사람들이 저런 산더미같은 돈덩어리를 깔고 앉아 있는지 너무 궁금합니다.

콜로세움 대리석을 누가 언제 무엇을 위해 뜯어갔건 그게 중요한가.
미켈란젤로가 몇살때 뭐뭐를 만들었다는게 중요한가.


어제 로마시내 투어까지 마치고 내린 결론은

껍데기의 도시. 로마시티엔 로마가 없다.

어쩌면 미국이 로마가 아닐까. 저기 독일이 로마가 아닐까.

만주가 중국땅이라고 해서 고구려의 계승자가 중국이 될 수 없듯이.
로마가 이태리라는 나라에 있었다고 이태리가 로마의 계승자가 될 수 있을까. 그곳엔 티끌만큼의 로마의 정신도 없는데...

그리고 어제 화장실에서 드는 생각.


내가 허준의 후배냐???? 니가 후배냐???? 누가 후배냐??

허준의 한의사가 아니라 의사였다.
그가 해낸 치열한 일을 보라.

현재 한의사 중에 허준의 후예가 있냐?

청년허준?? 개소리다. (동국한의 청년허준 써클을 말하는 것이 아님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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