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지필립스와 양로

Essays 2006. 7. 12.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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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대를 졸업하고 지금까지 내가 양로를 (헐리웃액션이 아니라) 놓아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농부에게 양로같은 혈은 정말 쓰잘데기 없는...놓기도 까다로운...그런....

오늘 엘지필립스 다니는 친구가 왔는데, 너무 젊었다. 튼튼했고, 아파도 참아줄 놈 같았다.
앉아서 일어나보라니까 주저앉아서 일어나질 못한다. 그래, 딱 걸렸다!


양로!
침구멍 찾다가 눈물 흘릴 뻔 했다. 하긴 내 생애 처음으로 '진지하게' 양로를 찾아 헤매는 순간이었다.

한 30분 걸렸나. 씨게 염전해주고나서 엘지필립스는 전혀 아프지 않았다는듯 걸어서 나갔다. 그 녀석 내일 회사출근하면 꼭 한의학의 우수성에 대해 이야기해야할텐데...
발삐고 허리삔넘 들어와서 침맞고 멀쩡하게 걸어나가지 않으면 이 근거없는 패배감...ㅡ.ㅡ;;;;

근데 이따구로 놓으면 하루에 30명도 못 놓을 것 같다.

오늘 낙침만 한 5명 온 것 같다. 마지막 낙침은 그냥 농사짓고 보냈다. (열 맞추어서 모내기하고 적외선으로 불쪼아서-에너지공급- 곡식이 익으면 발침이라는 형식을 빌어 추수를 한다.) 왜냐. 페이탈하지 않았거든....그리고 너무 피곤해서...

농사지어줘야할 넘들은 확실히 따로 있다. 원장실에서 전화하는 넘, 침놓으러 갔는데 문자질하고 엎드려있는 넘, 침이나 맞으러 왔어요, 왜 아픈데 콕콕 안 놔줘여?
그리고 아프지 않은!!! 사람들.
별로 아프지 않은 사람들이 한의원을 많이 찾는다는 사실. 놀랐다.
지금도 아파요? 물어보는데 '아뇨!'라고 하는 넘들.
그럼 왜 왔냐고.ㅡ.ㅡ;;;;;;;

무엇보다 한의사를 한의사로 보지 않는 환자들은 환자로 봐주면 안된다. 환자가 의사를 종으로 보면 의사는 환자를 돈으로 보면 공정한 게임. 이제 내 한의원에 들어와서 내쫓기는 환자는 없으리~~~~



절대 농사지어서는 안될 넘들...정형외과 갔다 온애들.....염좌에서 정형외과는 한의원의 경쟁상대가 될 수 없다는 건 이미 우리 연구소에서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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