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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16일, 춘곤증에 쩔어 책상에 엎어져 자던 김씨에게 한통의 문자와 격렬한 음성통화 시도가 있었다.

'고객님 롯데홈쇼핑입니다. 조속한 연락바랍니다 051-000-0000'라는 다급한 문자!

잠결에 문자를 본 김씨. 번호를 누른다. 으응? 누가 내 카드로 결제를 했나?

몇번의 삑삑거림 끝에 남자 상담원이 받았다.

"네, 고객님. 고객님께서 쓰시는 번호가 관공서 번호라서 도용에 대한 항의가 들어와서 연락 드린 겁니다. 지금 살고 계시는 곳이 칠곡군 기산보건지소 맞으십니까?"

"아닌데요. 근데 거긴 제가 전에 살던 곳인데 왜요?"

"아, 어쩌고 저쩌고...항의...관공서....도용.....그래서....어쩌고 저쩌고....죄송한데...."

"아, 그러세요?"

잠이 확 달아난 김씨.

"거기 원래 제가 3년 동안 살았던 관사번호인데요. 근데 제가 뭐를 잘못 했지요? 도용한거 아니고 저 거기 진짜 살았는데요."

(잠깐 뇌리를 스치는...생각! 롯데홈쇼핑은 고객이 전화를 걸면 전화번호를 토대로 '000고객님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한다. 그러면 기산보건지소에서 롯데홈쇼핑에 전화를 걸면 '김병성 고객님 안녕하세요'라고 나올테지!)

"아, 상담원분이 무슨 말씀하시는지 잘 알겠는데요. 아마 거기 일하는 여사분이 일과 중에 홈쇼핑에 전화를 할때마다 김병성 고객님이라도 튀어나오니깐 그게 짜증나셔서 그러시나본데...근무시간 중에 관공서 번호로 홈쇼핑하면서 이렇게 나오시면 곤란할텐데요. 제가 직접 기산보건지소에 전화를 해서 해당 여사가 누구이며 왜 내가 도용하고 있다고 항의를 했는지 직접 알아보겠습니다."

"아, 고객님, 고객님, 그 분이 항의를 하셨다는건 아니고요"

"아까는 분명히 제가 관공서 번호를 도용하는 것 같다고 항의를 받아서 저에게 연락한 거라고 하시지 않으셨습니까?"

"아..그게...그런 건 아니고요 다만 의심이 되고 있다는 차원에서 확인차...."

"아까 분명히 제가 도용하는 거 같다고 항의를 받아서 전화했다는 걸 두번이나 들었는데요. 됐고요., 일단 제가 직접 기산보건지소에 전화해서 그 여사분과 통화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도용한 적 없고요. 제가 잘못했다고 생각 안 합니다. 오히려 근무시간에 관공서 번호로 홈쇼핑하는 여사가 잘못이 더 큰 것 아닙니까"

"네, 그건 그렇지만..."

"저야 거기 관사에 살았으니깐 번호가 그리 된거고요. 그 여사님은 거기가 직장 아닙니까. 원래 공무원은 업무시간에 홈쇼핑을! 그것도 공공업무에 사용하라고 한 전화로 하면 안되는 거 아닙니까? 그러면서 항의까지 하다니요. 이거 좀 잘못된 거 아인교? 국민의 고혈로 짜낸 혈세로 만든 전화기를 개인의 사적인 용도로 전용하여 이용한단 말이야 어흥"


"고객님, 고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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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여사님.
이 글은 못 보시겠지만,
아마 김여사님이나 이여사님은 다른 지소로 가셨겠지요.
성함은 모르지만, 여사님이 홈쇼핑 잘 하실 수 있도록 일단 전화번호 삭제해드렸습니다.
그리고 우리 기산면민을 위해서 더욱 노력해주세요.
전화는 안 드리겠습니다. 이미 6시가 지나버렸네요 ㅋ
개인적으로는 기산면 보건지소에서 홈쇼핑마저 못 하게 한다면 그건 너무 가혹한 행정조치라고 생각합니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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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지소로 돌아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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