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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은 유럽의 개구멍이다. ㅋㅋㅋ 인하거나 아웃하거나..런던을 통하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은 그야말로 런던에서 일정기간 머무른 저자가 2-3페이지에 걸쳐 가게를 소개하는 책이다. 그럼 이 책을 들고 영국에 가야하나?.....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진만 봐도 느낌이 배어난다.

아주 유명하고 북적이지만, 작은 식당을 소개하는 페이지에 이런 말이 나온다.
비결이 뭘까? 직접 들어가서 보니 여긴 '친절함을 넘어 다정한 곳'이었다.
친절과 다정 사이의 갭.
다정에는 목적의식이 없는거다.

런던은 언제나 나의 관심사 1순위다. 아니 이렇게 맛없는 요리를 먹고, 추리한 옷을 입으며, 덜마른 빨래감같은 날씨의 섬나라가 어떻게 세계를 재패했을까.

이 책에는 오래된 가게, 앤틱 물건을 파는 이야기로 가득하다. 역사가 있는 나라. 지나칠 정도로.

오늘 점심을 먹고 인사동을 한바퀴 도는데, 어느 공사판 담벼락에 1900년도 종로 사진이 걸려있었다. 따개비처럼 붙어있는 기왓집과 뒤로 보이는 광화문 경복궁 북악산...
만약 1900년도의 그 기왓집들이 지금 세종로에 남아있었더라면 서울도 런던처럼 되었을텐데....너무 멋졌어 ㅠ.ㅠ

내 생각엔 우리나라에 역사적 건물이 남아나지 않는 이유는 무른 대리석이 나지 않는 것이 가장 치명적인 요소라고 생각한다. 뭐 집 좀 지어놓으면 전쟁통에 홀랑타버리고.....돌이 없는 나라여서인가. 요즘은 공원이라는 곳에 온통 돌천지다. 한국인의 돌에 대한 갈망...우리나라사람들처럼 대리석에 환장한 국민들이 또 있을가.
이에 반해 런던같은 곳은 돌에 대한 갈망이 없는것 같다. 쉬는 곳은 무조건 흙바닥 아니면 잔디다. 돌로 뒤덮어놓은 하이드파크가 상상이 가는가. ㅋㅋ


이 책에 중간쯤에 lp판을 파는 사장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가 말한다.

'내가 돈은 많이 못 벌어도 존경받고 있어요'

우리 환자 중에 런던에서 온 아줌마가 있다.
아줌마의 증언에 따르면 현재 런던 한의원은 중국인이 운영하는 곳이 많으며, 보험이 안되면 70파운드 정도 내야하고
30분 정도 유침을 하며, 혈자리를 대충 물어보니 동씨침 스타일이었고,
무엇보다...

효과는 없었다고!!!! 무려 4번을 가서 몇백파운드를 퍼부었는데도 전혀 효과가 없었노라고.....
나중에 돈 많이 벌면 부산에 내려가서 1년 일하고 2년은 야구보고 놀고....런던 가서 1년 놀고 2년 일하고...ㅋㅋㅋ

숲, 자전거, 공원, 골목, 작은 가게, 맥주집, 남루한 옷의 행인들, 야채시장, 채러티 숍, 커피집, 빈약하고 맛없는 음식. 벤치, 정원, 밝고 자유롭고 배려심이 깊으며 행복을 표현할 줄 아는..
낡고 낡은, 반드시 낡았지만 멋스러운............와! 완전 내 스타일이야.ㅠ.ㅠ

무엇보다 옷깃만 스쳐도 쏘리가 툭툭 튀어나오는 건달의 나라...(터프한 건달일수록 쏘리를 잘 한다)
줄 선 사람들을 보면 "여기가 줄을 처음인가요? 끝인가요?"를 반드시 물어보는 도덕교과서같은 어른들.
낮은 인도, 촘촘한 인도보호봉, 빨간불에 마구 건너는 인간 중심주의.
서울의 주인이 누구냐고 묻는다면 나는 단호하게 말할 수 잇다.

"서울의 주인은 자동차입니다 시발"

한국가게의 인테리어는 가격대비 효율이다. 나무 대신 필름지...돌 대신 폴리싱타일...
금방 뜯어야하고 또 옮겨야하고....다이나믹한 나라지. 50년은 고사하고 10년전의 가게도 찾기 힘들다. ㅋㅋㅋ
우리는 언제쯤 간판에 &sons가 붙을까.

책읽다 보니..2007년에 그리니치에 커티샥이 타버렸대!!!! ㅠ.ㅠ 아웅...2006년에 봤을때는 별거 아니구나하고 아,ㅡ 그냥 배구나카면서 그냥 무심히 봤는디...
역시 늘 옆에 있으면 소중함을 모르다가 막상 없어지면 막 아쉽다니깐!!! ㅋㅋㅋ

아, 런던 가서 한 1년 살아보고 싶어지네. ㅠ.ㅠ 어학원도 다니고 팥침도 놓고...
이 아줌마는 1.5년을 살고 이 책을 냈대!


나의 편견인지 모르지만...
김영사에서 나오는 여행기들은 뭐랄까..유명하긴 한데 프랜차이즈 빵같고...

내가보기에 퀄리티는 한길사에서 나오는 여행기가 단연 압도적이야! 한길사에서 누가 이렇게 편집을 하는지 모르지만, 진짜 이런 편집자와 북디자이너야 말로 프로라고 할 수 있어! 최고야. 한번 만나보고싶어.

이제부터 한길사 여행기는 모두 접수한다. 움하하<2010.4.24>


이 책에서 가장 와닿는 건 '친절과 다정의 차이'였어. 친절을 초월하는 다정한 인간이 되자.

전혀 태생적으로 다정하지 않은 인간을 채용해놓고 친절한 직원으로 만들려고 노력하지 말고, 처음부터 다정한 직원을 뽑자.
목적이 실린 친절은 그만두고, 인간 자체가 다정해지려고 노력하자. 유 갓잇? 아이갓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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