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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읽어보면 대번 느낌이 온다. 대량생산된 삼립호빵같은 글. 풀빵같은 글.
새마을호 열차를 타면 무료로 꽂혀있는 철도잡지에 실려있을 법한 짤막한 여행기의 묶음.
이 책이 딱 그렇다.

날마다 얼마나 촉박하게 이동했는지 눈에 선하다. 아마 여행사에서 판매하는 남미교통수단체험 패키지를 구입한 것 같은데....5개국 도는데 30일 걸렸으니 6일씩 다닌건데, 문제는 이동에 하루 정도 잡아먹는다는 거다. 그럼 고작 4-5일에 나라 하나를 돌았다는 건데, 후....(책 끝에 붙어있는 일정표를 보니......살인적이군.)

난 라틴 여행기 중에 이렇게 졸속 패키지상품을 하고 돌아와서 출판한 여행기는 처음 읽는다. 만약 한국에 4일 체류하고 일본에 4일 체류하고 중국에 5일 체류한 서양인이 귀국해서 아시아 로망스라는 책을 냈다고 치자. 뭘 썼을까. 한국에 4일 있으면 아마 서울에서 인사동, 경복궁 보고 경주 하루 가고, 부산에서 하루보내고 일본으로 떠났을테지. 후후후 그리고 한국은 어떻다 저떻다 씨부렁거릴테고.

문체는 대기업 사보에나 어울릴법하게 진부하기 짝이 없고, 이 책을 끝까지 읽는 동안 나는 한번도 웃질 않았다. 감동도 없었고, 느껴지는 바도 별로 없었다. 신문기사로 쓴다면 나무랄데 없겠다. 아무맛도 느껴지지 않는 마른 종이를 씹는 기분.

호텔에서 아침 훔쳐먹은 이야기를 읽을때는 나는 이 여자가 제정신인가 싶었다. 남미처럼 물가가 저렴한 곳에서 무전여행하는 고딩도 아닌 나이 서른 여섯먹은 분께서...무전취식이라...그것도 에피소드라고 책에다가...아...어떻게 이해해야할까.

그동안 읽은 라틴아메리카 여행기 중에 최악의 책이다.

에레이~~~~~~!!!!!!


단 하나, 어느 여행자가 현지에서 부모님께 편지와 함께 현지에서 주운 나뭇잎을 보내며 평소 하지 못했던 감사의 글을 전한다는 부분은 참 본받을만하다고 생각해. 현지 광고지나 명함이나 뭐 하여튼 그런 흔적들을 편지지에 붙여 보내는 것도 꽤 재미질것 같군! 꼭 여행지에서 보내야할 필요는 없을터......누군가에게 '문서'로 나의 감정을 전한다는 것은 꽤 의미있는 일이다. 문서는 오래 보관되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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