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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일 아침. 가을 같은 화창한 날씨에 김씨가 안산랠리를 전격 출발해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무엇보다 어제밤 늦게 신논현 야학을 마치고 회식까지 하고 새벽에 귀가한 터라, 이날의 랠리는 주위의 예상을 깨는 깜짝 이벤트였다.

"이렇게 좋은 날씨에 집구석에 쳐박혀있는 것은 범죄다"

해장국을 한그륵 사먹은 후, 오전 10시경 자택을 출발한 김씨는 성산대교를 건너(태어나서 처음으로 자전거로 한강을 건넌 역사적인 날) 한강으로 내려가서 안양천으로 진입해서 남쪽으로 달려갔다.

한참 달리던 김씨. 미처 물을 챙겨오지 않음을 깨닫고 매점을 찾았으나, 끝내 안양천이 끝날때까지 못 찾았다고. 주택가로 들어선 김씨는 구멍가게에서 포카리스웨트를 한뚝배기하고 물을 사서 쟁여놓은 뒤, 주민들에게 탐문을 시작했다.

"여기 안산 가려면 어디로 가야돼요?"

아마 이 말을 한 10번 쯤 한 것 같다.
물어물어 한참을 달리니 오른쪽에 광명역이 보인다. 어라?? 왼쪽에 나와야 하는건데...광명역이 왜 오른쪽에 있지?
신호대기 중인 택시기사에게 물어보니

"어이, 학생 거꾸로 왔어. 도로 내려가야해"

으악...!!!
지나가는 행인, 농부, 학생 등등 온갖 사람들에게 다 물어물어 겨우겨우 안산가는 길을 찾았고
목감사거리를 지나 42번 국도를 겨우 찾아 달리기 시작하니 이미 시간은 12시를 넘었다.
으악 1시 까지 도착 못하면 최씨와 오찬회동이 무산되는데, 김씨 허벅지에 터보스위치를 작동시키고 미친듯이 달린 끝에 의외로 금방 도착. 최씨 한의원에 도착한 시각은 12시 20분.
근처 꽃집에 들러 저렴한 행운목을 한마리 구입하여 최우진씨 한의원을 전격 방문했다. 김씨의 몰골을 본 간호사들이 모두 놀란 표정으로 웬 거렁뱅이가 들어오냐는 눈빛을 보여주었다고.

곧 원장실에서 감격의 해후를 나눈 두 사람은 곧 자리를 옮겨 오찬회동을 가졌다.





최우진씨와 동네 한바퀴를 돌며 정국에 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다시 한의원으로 돌아와 한의원 운영에 관한 환담을 나눈 후에 3시 반경, 아쉬운 작별을 했다.
최씨는 떠나는 김씨를 위해 오렌지 주스 한병과 물 한병을 선사하여 김씨의 눈시울을 붉혔다고.

귀가길은 기필코 물왕저수지 코스로 달려보겠다고 작정한 김씨. 꼼꼼히 메모하여 길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으나, 결국 안산동 근처에서 또 다시 길을 잃어 주민에게 의지해야 했다고.

다음은 김씨가 한가로운 시골길을 주행하는 블랙박스(?) 동영상


<동영상 마지막 부분에 지랄버스가 등장한다. 경기도의 수치! 지랄버스!>



안양시로 진입하기 전, 신현삼거리를 지나자마자 김씨가 버스정류장에서 쉬고 있다.
이날 국도변을 달리는 트럭들의 매연이 엄청났고 특히 G-버스(김씨는 이 버스를 지랄버스라고 부른다)는 난폭운전과 엄청난 매연과 비매너를 선사해 김씨를 슬프게 했다.

'다시는 이 코스로 오지 않으리'


한편 약 3시간의 주행 끝에 한강매점에서 하드를 하나 깨물어먹고, 무사히 자택에 귀가한 김씨. 손등이 따가워서 자세히 보니 일광화상을 입었다고. 반장갑이 있었는데 어디 있는지 못 찾아서 안 꼈더니 이런 대 참사가!!! 




김씨는 안산랠리를 마친 후 기자회견을 가져 소회를 밝혔다.

-힘들지 않았나?
: 전혀! 오늘 내려갈때 20킬로로 정속주행했는데 전혀 힘들지 않았다. 3월달에 비해 체력이 엄청나게 급상승했다. 이런 추세라면 하루 100킬로 정도는 달릴 수 있을 것 같다.

-오늘 거리는?
: 약 80킬로를 주행했고 평속은 17킬로 정도 나왔다. 40킬로 주행하는데 약 2시간반정도 소요되는 것 같다. 내리막길에서 42킬로 정도로 최대한 속도를 줄여 운행했다. 오늘 평지가 많아 운행이 수월했다.

-최씨 한의원을 다녀온 소감은?
: 참 기분이 묘한게, 나도 다시 한의원을 갖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 한편으로는 좀 갑갑할 것 같기도하고, 그냥 지금은 이대로 충전하며 쉬고 싶다. 오늘 만남은 참 반가웠고, 무엇보다 우진이가 바로 자리를 잘 잡은 것 같아 흐뭇했다.

-앞으로의 계획은?
: 의정부 랠리를 통해 석기원장의 한의원에 가보는 것이다. 7월이 오기전에 해야할텐데.

<2010.6.1.스포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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