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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간조
간호사 면접을 보면서 사전 연락없이 no-show하는 경우는 모두 4차례 경험했다. 아무리 생면부지의 관계라해도 참 이해하기 힘들다.


2. 정지영
이 분이 대리번역을 했다고 뉴스에 나왔는데, 전혀 놀랍지가 않다. 한의학박사님들 중에 자기 학위 논문 제목조차 모르는 경우도 있는데... 적어도 정지영은 자기 책 제목은 알지 않은가!!
우리 스위스에서 아마 정지영(설사 자신은 결백하다하더라도)같은 스캔들이 터지면 바로 방송 접어야한다. 근데 라디오에 짤막한 멘트 하나로 넘어가는 분위기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도 넘어간다. 그리고 크게 이상하게 생각하지도 않는다. 충격받은 사람 없지않은가!


3.한의원
한의원은 특성상 '소개'나 '안면 내지 인맥'을 물고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의료기관의 광고라는 것을 곧이곧대로 믿지 않기 때문에 (어찌보면 나같은 빈의들한테는 호재가 될 수도 있지만) 초기개원은 상당히 힘들다.
이번에 한의원에 대한 인식을 조사하면서 일반인들이 한의원에서 '눈속임' 내지는 '저가 약재'를 사용하지 않느냐. 결국 원장이 사기치지 않느냐는 의혹이 엄청나다는 것을 알게 돼 참 씁쓸. 치료해야할 환자에게 약권하지 않는(학술적으로 표현하자면 방어진료 내지는 주의태만) 한의사가 양심적인 한의사로 평가받는 것에 쓸쓸...나도 이런 사회에서는 침만 놓아야할까보다...아줌마들 입에 오르내리기 싫다. 왜냐, 라뽀 즉 신뢰가 형성되기 전에 약 이야기는 폐업으로 가는 지름길.


4.후쿠야마의 저신뢰사회
후쿠야마는 저신뢰사회로 중국, 대만, 프랑스, 이탈리아, 그리고 한국을 꼽았다. 고신뢰사회로는 영국, 독일 등의 서유럽국가, 미국, 캐나다 등.
왜 프랑스 이탈리아는 저신뢰사회인가는 직접 한번 가보면 안다.(본인은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선진국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실제로 가보면 우리랑 진배없는 수준의 나라들이다.)
인정하기 싫지만 우리 한국사회는 '불신'을 기반으로 시스템이 돌아가고 있다. 지하철 검표기만 봐도 대번에 알 수 있다. 우리나라 지하철이 프랑스와 동일한 시스템인데(프랑스 역시 불신을 사회시스템으로 채택하고 있는 나라 중 하나다.) 검표기가 설치되지 않은 다른 유럽국가들과 다르다.

한국 관공서에서 서류를 많이 요구한다고? 그건 우리나라가 근본적으로 '불신'의 사회이기 때문이다. 관료주의? 행정편의주의? 이런 게 아니다.
주민등록증, 지문 날인, 버스 운전사가 카드체크기를 지켜보는 것(카드체크기가 버스 뒤쪽에 없다는 점) 보증금 제도가 발달한 점 등등 한국인의 눈에는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모습들이 고신뢰사회에서는 매우 이상하게 보인다. 단적으로 한의원에서 약 지어놓고 찾아가지 않는 환자가 있다는 사실. 불신의 사회!!! 그러니 보증금을 받거나 선불을 받는 현상이 생긴다.

맨위에 쓴 세가지 이야기. 간조의 노쇼, 정지영의 대리번역, 한의원에서 약먹으라고하면 돈밝히는 놈으로 취급받는....이런 현상들은 후쿠야마의 저신뢰사회로 설명될 수 있다.

불신의 사회에서 '신뢰사회형 인간'으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불편한지 이번에 개원 준비하면서 조금 알 것 같다.

불신시스템으로 사회가 돌아가는데 신뢰형 한의사가 되면(즉 불신을 깨는 일에 소홀히 하고 서유럽식으로 진료에만 매진하는 것) 그러면 망한다.

한의원에 가면 걸려있는 박사학위 명패, 실제로 별거 없는데 있어보이게 과장된 약력 나열, 으리으리한 인테리어, 신문기사, 찌라시, 방송출연사진, 주간지 여성잡지에 광고하기, 네이트지식인에서 환자인척 홍보하기 이런 것들 모두가 존재하는 이유가 '저신뢰사회' '불신을 기반으로 돌아가는 사회시스템'이기 때문이다.

한국 한의사가 하는 일은 진료하기 전에 불신의 벽을 깨주는 일. 어쩌면 그게 더 중요한 일일지도 모른다. 내가 석공도 아니고..ㅡ.ㅡ;;;;;;
피곤한 나라에 살려면 어쩔 수 엄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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