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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하기스씨가 시래기밥을 시식하려고 준비중이다>

지난 4일 하기스씨(본명 하기태. 38)가 기차로 상경해 김씨와 오찬회동을 가졌다. 이날 새벽 6시에 경주를 출발한 하씨는 동대구역에 차를 주차하고 KTX를 집어타고 서울역에 9시경 도착했다.
마중나간 김씨는 하기스씨를 데리고 사직동 모식당으로 안내하여 저렴한 백반을 먹인 후에 다시 인사동 별다방으로 자리를 옮겨 최근 급변하는 한의계 환경에 대해 심도깊은 토론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김씨는 지난 화재 이후 일어난 일에 대해 간략한 브리핑을 했으며, 하씨는 눈가에 이슬이 맺히며 경청하여 주위를 숙연하게 했다.

점심은 김씨가 인사동에서 가장 좋아하는 시래기밥집에서 뚝딱. (촌빨이 풀풀 날리는 하기스씨를 위해 김씨가 특별히 시골냄새 물씬 나는 음식점으로 안내했다고함......파스타나 피자집으로 데려가면 하씨가 토할지도 모른다는 병성요리연구소 측의 긴급보고서가 있었음.)

한편 하기스씨가 펜탁스를 모두 팔아치우고 캐논으로 기변을 완성했으며, 최근 새사진을 찍으러 다닌다고 행복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에 대해 김씨는 하씨를 사진의 늪으로 꼬드긴 사실을 회상하며 깊이 후회한다고.

반가운 소식도 전해졌는데, 드디어 하씨가 모대학 전임강사 공모에 원서를 제출했다고 한다. 이 소식을 듣자마자 김씨는 화재가 1년만 늦게 났어도 하씨의 한의원을 무상으로 접수할 수 있었다면서 안타까움을 표했다. 한편 김씨는 최근 늦바람이 든 학업에 대한 갈망을 토로하며 자신이 앞으로 매진할 연구의 단서들에 대해 세계 최초로 하기스씨에 털어놓았다. 두 사람은 어느 분야든 학문의 대가 몇명이 전체 학계를 이끌어간다는 사실에 대해 동의하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로 유전학과 인류학을 접목한 대가를 찾아보기로 결정하여 침체된 학계에 파란을 예고했다.

다음은 하씨가 전한 학계의 단신들 이모저모.

김준기교수님은 언양에 한의원을 오픈하여, 임상에 매진중.
김철호교수님은 휴식년을 신청하고 현재 일본에서 연구중이라는 소식. 뉴스에 알려진 것과 다른 부분이 많고, 이런 저런 사연이 많다는 후문.
윤종화교수님은 전격적으로 병원교수에 복직하여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고...




<날씨가 끝내줬다...>

원래 사진강의를 위해 상경한 하기태씨를 국악고 인근 스튜디오에 내려준 김씨는 날씨도 좋고 할일도 없어 예술의 전당 풀리챠 사진전을 보러가는 만용을 부러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아니, 무슨 사진전을 줄 서서 보냐고!!!"

표사는 곳, 입장하는 곳, 사진보는 곳.....엄청난 인파에 떠밀려다닌 김씨.....

역시 풀리챠 사진같은건 그냥 사진집을 사서 에어컨 밑에서 단팥빵을 씹으며 봐야 제맛이라며, 다시는 이런 류의 사진전에는 오지 않겠다고 다짐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전시를 보고 나온 김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매우 자극적인 피사체들이 많았다. 전쟁, 기아, 재앙, 테러, 어린이, 화재 등등 피사체들이 일상에서 접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 큰 사진으로 보는 게 큰 감흥으로 이어지지는 않더라. 사진집으로도 충분하더라. 다만 화재를 주제로한 사진들은 사진속 주인공들의 고통이 느껴져 마음이 너무 무거웠다."는 소감을 밝혔다.


<사진: 하기스씨가 선물로 주고 간 고급황남빵 한상자!!!>



황남빵을 오물거리며 김씨가 한마디.

"형 잘 먹을께요. 자주 오시고 저도 학벌세탁 좀 시켜주세요 ㅠ.ㅠ"

<2010.7.4.정치부/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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