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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9일 헌법재판소는 의사면허가 없는 사람이 소위 대체의학을 행하는 행위에 대해서 금지한 의료법 조항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판결을 내렸다.
문제는 전원일치가 아니라 위헌 의견을 낸 재판관이 5명이나 된다는 점이다.
그들의 의견을 보면 과연 재판관들의 '의료행위'에 대한 인식이 얼마나 현실과 동떨어져있는지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조대현 재판관 등이 침술같은 위험도 낮은 시술에 대해 별도의 자격시험을 두지 않고 일률적으로 금지한 것은 환자의 선택권과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밝혔다.
우선 침을 포함한 한방의료행위를 하고 싶으면 한의과대학에 입학하시면 된다. 그런데 누가 그들에게 한의과대학에 들어가지 말라고 금지시킨 적이 있던가?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도 판사하고 싶거든. 우리 부모님 꿈이 내가 판사. 내 동생 검사 시키는 거였어. 근데 난 지금 사법시험 볼 생각은 없어. 봐도 떨어지니깐. 근데 난 판사가 무지하고 싶네. 그럼 내 직업선택의 자유가 침해당했나? 도대체 한의대 입학의 문이 저렇게 완전공개되어있는 판국에 어떻게 직업선택 운운할 수 있단말인지?
그리고 두번째 돌팔이들과 헌재 위헌재판관들이 가장 크게 착각하고 있는 핵심적인 부분을 지적하겠다.
바로 시술행위의 위험도 부분.
침 맞고 죽은 사람 별로 없으니깐. 그냥 좀 풀어주자는 게 그들의 주장인데, 그들이 한가지 간과하고 있는 점은 의료행위의 위험성은 '시술행위의 위험도'가 아니라 그 환자의 현재 질환 상태를 '감별할 수 있는 의학적 능력'을 갖고 있느냐가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의사가 왜 면허증이 필요한 줄 아나? 100만명을 치료해도 억울하게 1명을 죽이면 안되니깐 그런거야.
자, 내가 무면허 돌팔이야. 복지부장관에게 찾아가. 그리고 "저는 내일부터 감기환자만 볼건데요 저에게 의료행위를 할 수 있게 허가해주세요"라고 말했다고 치자. 감기환자 별로 안 어렵잖아? 위생병 정도 교육만 시키면 감기쯤이야 중학교만 나와도 진료할 수 있어.
그런데 말야. 너 감기환자랑 급성패혈증 징후를 보이는 환자 구분할 수 있니? 너 감기랑 식중독 초기 구분할 수 있어? 너 식체랑 심장마비 초기랑 구분할 수 있어?
니가 백날 감기환자 보고 싶어도 감기랑 비슷한 질환 487개 구분하지 못하면 감기환자 못 보는거야.
결국 감기환자 보려면 의과대학을 나와야 하는거야. 감기환자를 골라내야 할것 아냐!
재판관님들아, 의사의 가장 큰 덕목이 뭔 줄 아니? 치료실력이 아니야. 사람을 치료하는 능력보다 '현재 내가 볼 수 능력이 안되는 환자를 신속하게 상부기관으로 이송시키는 능력'이야. 그게 되려면 의학 전반에 대한 총체적인 지식이 있어야하고, 그 지식을 획득하기 위해 6년간 공부시키고 국가시험을 보게하는거야.
어깨 아픈데 침 놓고, 허리 아픈데 뜸떠주고 그거 별 거 아닌것 같잖아. 단순 요부염좌, 점액낭염 치료하는거야 중학교만 나와도 된다니깐. 근데 너희들 환자들 왔을때 이 환자를 내가 붙들어야 하는지 아니면 상급기관으로 토스해야하는지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어?
치료도구가 침이냐 뜸이냐? 그게 얼마나 위험한 부작용을 나타내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인간이 얼마나 환자의 현재 상태를 잘 감별진단해낼 수 있는 '의학적 소양'을 갖고 있느냐가 더 중요한 거야. 야 너희들 논리라면 봉합사나 가위 같은건 부작용이 거의 없으니깐 나 내일부터 쌍꺼풀 수술한다? 그깟 실이나 가위가 무슨 대단한 부작용이 있겠냐고...판사들이 쓰는 모나미볼펜이나 a4지도 부작용이 없으니깐 나도 내일부터 재판할래.
돌팔이들 의료사고 나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뭔지 알아? 보따리 싸서 토끼는거야. 이런 놈들에게 환자들의 의료선택권 운운할 자격이 된다고 보나?
의료행위는 말야 '못 고치더라도 그 환자를 피해를 주거나 인생을 망치면 안돼' 이게 대전제야. 그냥 차 수리하는 거랑 차원이 달라. 이걸 헌재 재판관들이 이해를 못한다니 개탄스럽다고 할수밖에.
니가 아무리 가벼운 질환의 환자를 침이나 뜸으로 치료하고 싶어도 막상 일차진료 현장에 서면 니를 찾아오는 환자들을 심장마비, 백혈병부터 감기까지, 급성 간부전 초기환자부터 그냥 만성피로인 환자까지 다 찾아온다는 사실. 그리고 그 환자들 감별해서 분류하고 처치한 후에 이송하는 것이 일차진료의들의 필수덕목이라는 사실. 그거 제대로 감별 못해서 환자에게 제대로 치료받을 기회를 박탈시키면 니가 아무리 침뜸의 달인, 감기치료 전문가라고 해도 너는 살인자일뿐.
내가 직접 겪은 사실 하나 말해줄까?
10년 전 일이야. 협통을 호소하는 남자 환자가 왔었어. 만약 김남수 일당에게 갔더라면 협통에는 어디에 뜸놓고 어디 혈자리를 놓으면 어떻게 좋아지고... 분명히 그렇게 개지랄을 폈겠지? 그리고 질질 끌다가 환자 시간만 죽이고, 환자가 다른 증상을 호소를 해. 교육 잘 받은 한의사는 협통인데 뭔가 예후가 좀 다른 점이 미세하게 나타나는 조짐이 보이면 더 넓은 스캐닝을 통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놔.. 그런데 돌팔이들은 김남수한테 협통=00혈 이것만 배웠기 때문에 환자가 호소하는 미세한 증상변화들을 해석을 못해. 주구장창 몇달동안 그 혈자리만 놓는거지. 협통엔 00혈만 놓으면 낫는대카면서....
실제로 그 환자 간암으로 밝혀졌어. 무섭지 않냐? 나도 모르게 사람을 죽이고 있다는 느낌 안 드냐? 뭐 느끼는거 없나?
오늘도 트위터에 김남수한테 수백만원씩 갖다바치고 00통에는 00혈을 놓아라 이런 개쓰잘데기 없는 것만 주워들은 무면허살인자들이 '배아플땐 양구를 누르세요' 라는 트윗을 날리며 개지랄을 하고 있네. 세상이 코메디구나. 내장통이 뭔지도 모르는 애들이 침을 들고 설치다니.
특히 김남수와 이상호는 장진영에게 저지른 패악만으로도 이미 지옥행 티켓은 자동예약이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말기암환자의 약한 심성을 이용해서 자기들의 뱃속만 채우고 죽은 뒤에도 껌씹듯이 질겅질겅 우려먹는 천하의 몹쓸 놈들. 너희같은 짐승들이 어찌 하늘을 이고 사느냐! 아, 진짜 쓰다보니 화나네.<2010.7.29/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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