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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인왕산 아래에 산단다.  http://haksodo.com
이 책에는 찾기 어려운 발틱 3국 여행기가 실려있다.
올해 44세의 자유로운 사람.. 10년전에 쓴 책이라고.

이 형님 글을 쓸 줄 아는 사람이네. 차분한 기승전결에 따뜻한 메세지.
따옴표를 능숙하게 쓸 줄 아는 여행작가를 만나기란 참 어렵다. 이 형님이 바로 그 분이시다.
어릴때 책을 많이 읽은 티가 줄줄 난다. 맥주 한잔하고 싶은 형님이네.

독일 할머니의 파란만장한 사연도 가슴아프고
라트비아 할아버지의 말 159p 은 인상깊다.

"학생은 아직 젊어서 잘 모를 수 있지만, 자유는 외로운 거야. 외로움을 이겨낼 수 있는 자만이 자유를 선택해야 해."

하루종일 진료하다보면 4살짜리 여자애 침놓고, 20살짜리 여대생 침놓다가 그 다음 환자로 50세의 미혼인 아가씨(?)를 침놓고 난 후에 혼자 사는 70대 할머니 침을 놓고.....그러다보면 자연스레 드는 생각.

'아, 사람이라는 게 이렇게 이렇게 흘러가서 이렇게 늙어가는구나. 참 인생 짧네. 허무하다. 특히 짝짓기 하지 않고 자식없이 자유롭게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큰 희생과 외로움을 견뎌야하는 용기를 지녀야하는건지... 꽃이 시들듯 세월의 할큄에 육체의 아름다움은 정말 허무하게 사라져버리는구나.'


173p: 무작정 시내버스에 오른다. 내 몸을 버스에 온전히 맡기며 이유는 없는 평온함과 스릴. 여인과 사랑에 빠질때의 느낌과 비슷하다. 사각사각거리는 침대시트 안에서 잠이 덜깬 사랑하는 여인을 끌어당겨 품에 안을때의 따뜻함, 부드러움. 순간적으로 외부세계와 단절되는 느낌. 나는 귀머거리가 되고 벙어리가 된다. 사랑과 여행은 공통분모가 있다.


아하! 녹음기를 갖고 다니면서 다시 일기장에 옮기는구나.
친구와 가족에게 엽서를 보내는 대목이 나온다. 이 형님 나랑 같은 과였어!

여행을 많이 해서 사물과 인간에 대한 관대한 태도를 획득하면 삶은 풍부해진다.
삶에서 옳고 그른 것은 없으니깐. 수많은 체험 속에 선입견은 점점 무뎌져간다.

324p 독일 노부부의 증언
"젊었을때 여행을 많이 하지 못한게 아쉽다. 퇴직 후에 시간과 돈이 있으니 여행을 많이 하지만 젊었을때 여행하는 것과 다르다. 여행하면 배우는게 너무 많은데 이젠 너무 늙어서 그 경험과 지식을 써먹을 데가 없다는 것. 그래서 나는 우리 손자들에게 시간만 있으면 여행을 하라고 권하죠. 바빠도 시간을 꼭 만들어 젊었을때 꼭 많은 여행을 하라고 돈은 나중에 벌어도 충분하니깐. 몽골 속담에 이런 말이 있죠 '어리석은 자는 무엇을 먹었나 말하고 현명한자는 무엇을 보았나를 말한다'"

저자는 그동안 새로운 것을 위해 자기가 가지지 못한 것을 위해 여행을 다녔는데, 인도의 '죽음이 기다리는 집'을 뛰쳐나온 후 과연 그 자신이 무엇이라도 나누기 위해 희생해본 적이 있는지... 그동안의 모험과 용기가 스스로를 위한 사치가 아닌지, 부끄러움에 대해 느꼈다고 말한다.
사람사이 특히 남녀관계에 이르러 내가 부족한 것을 채우려는 것은 예후가 좋지 않다. 나누고 희생하는 것이 핵심. 연애감정의 베이스에는 풍부한 '부모마음'이 자리해야 한다.

파리에서 기차를 타고 인천까지 도착한 필자에게 어머니가 인천항에 짠하고 나타나서 준 것은



꽃다발!! (이 집 분위기 알만하다)


ㅎㅎㅎㅎㅎㅎ
꽃다발은 졸업식날에만 쓰는게 아니라 일상속에서 기념할만한 작은 것들을 의도적으로 찾아내서, 상대에게 내 마음의 징표로 주는 물건...며칠만 지나도 시들어버리기 때문에 더욱 의미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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