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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두려울 정도는 아니고^^;;; 요새 이런 류의 책들이 워낙 흔하다보니....)

66: 조산아가 부모의 깊은 애정에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수많은 실험으로 증명됐다. 안아주고 귀여워해주고 어루만져 주면 조산아의 발육이 빨라진다는 것이다 부모의 애정이 조산아의 뇌손상을 막고 심폐도 튼튼하게 해준다.

-어디 조산아 뿐이랴. 어른도 마찬가지일터!

71: 유럽심장학회 기준대로라면 건강한 사람이 거의 없다. 약을 하나라도 더 팔아먹으려는 제약회사와 더러운 거래를 하는 의사들의 결탁.
정상혈압은 140/90이고 정상 콜레스테롤은 193mg/dl이다. 이 수치를 적용하면 유럽 성인중 75%가 환자다. 믿을 수있나? 이 기준대로 해보면 24세의 청년 중 50%가 환자라니깐!

특히나 노인에게 콜레스테롤 문제는 이미 75세가 넘어가면 별 문제가 되지 않으며 오히려 낮은 사람이 더 일찍 죽는다는 연구가 나와있다. 콜레스테롤이 몸에 필요없는 쓰레기는 아니거든.

-수치를 맹신하지 마라. 특히나 제약회사의 후원을 받은 의사들이 연구한 결과라면 더욱 더!

이 책에는 민간보험이 독일의학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잘 나와있다.
일단 사보험 환자들은 병동 인테리어부터 다르다. 간호사들도 예쁜애들로 구성되고, 진료는 과장급이 담당한다. 과잉진료가 난무하고, 의사들도 묵인한다. 식사도 차원이 다르다. 거긴 병원이 아니라 중급 호텔. 상류층들이 쉬고 싶을 때 이용하는 자본주의의 최고급 휴양시설. 의사, 피보험자, 보험자 모두 만족한다.
병원마다 환자 서열 비밀 리스트가 정해져있다. 1순위는 아랍부자들. 2순위는 독일현지인들 중 사보험가입자

사보험 환자는 당장 예약이 가능하지만, 공보험환자는 2-3개월 기다려야 진료를 받을 수 있다. 그게 싫으면 고액을 내고 응급실을 찾아가야한다.
나는 이게 한국의 미래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본다. 그런데 지금 분위기(공공의료보험료 내는 것을 아까워하는 천박한 국민의식과 저수가에 시달리는 의료인들의 분노의 축적)라면 몇년 내로 한국도 사보험이 득세할 게 뻔하다.

의사들의 어이없는 실수담-그 실수들로 환자들이 죽어간다- 여기에 실려있다. 특히 수술후 출혈되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어이없이 과다출혈로 사망하는 사례들. 독일에서조차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더군다나 제왕절개수술을 20분 안에 하느냐 19분 안에 하느냐로 경쟁을 벌이느라 그런 일이 벌어진 줄도 모르다니!

보호자들은 의사에게 100% 맡겨서는 안된다. 늘 환자를 꼼꼼하게 관찰하고 특이한 통증이나 증상은 보호자가 미리미리 잘 챙겨서 의사들에게 보고해야 한다. 좀 웃기는 이야기지만 어쩔 수 없다. 자기 몸의 변화는 자기가 가장 잘 아니깐. 의사가 다 챙겨줄 거라고 믿지 마라. 그들은 바쁘고 간혹 실수를 한다.


미국의 어느 병원 로비에 걸려있다는 말

"환자를 늘 도와주고, 가끔 증상을 완화시켜주고, 아주 가끔은 치료한다"

우리는 보통 이 반대의 순서로 진료한다. 마치 자기가 신의라도 된양...


-좋은 의사는 승진하기 어렵다. 독일도 마찬가지다.
환자에게 감정이입을 많이하고 더 많이 배려하고 시간을 헌신하는 의사는 출세와 거리가 멀다. 신중한 내과의사나 수술실력이 뛰어난 의사들 역시 높은 자리에 오르기 힘들다. 반면 로비를 잘하거나, 빽이 좋거나, 돈이 많거나, 배드가 아닌 실험실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의사들이 병원장이 되는 경우가 더 많다.

더 영향력 높은 잡지에 더 많은 논문을 게재하는 의사가 더 높은 자리로 올라간다. 논문에 신경쓰는 의사는 결국 환자로부터 멀어질 수 밖에 없다. 문제는 매년 발행되는 의학논문의 90%는 다른 논문에 한번도 인용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쓰레기라는 것. 대부분의 의사들이 그런 논문의 존재조차 모른다. 2만종의 의학잡지에 매년 발표되는 200만편의 논문!!!! 놀랍지 않나? 불필요한 텍스트의 과도한 생산.

의사들은 박사학위도 그렇고, 학문적 관심에서가 아니라 출세나 진료수입을 늘이기 위해, 환자들에게 권위를 보여주기 위해 학위를 따고 연구한다. 가끔 조작도 공공연히 이루어진다. 실제로 환자에게 필요한 연구일수록 박대당하는 경우가 더 많다.

(당신이 로컬을 방문했을 때 책장에 박사학위패가 걸려있다면 이렇게 생각하라. '흠, 내가 이 분 박사학위 따는데 들어간 1억5천 중에 일부를 부담해드려야겠군')


-독일 의대를 졸업하면 3가지 루트가 있다.

1. 의사의 길. 오직 환자치료에 집중하는 의사.
2. 학자의 길.
3. 임상연구가의 길.

국내 한의계의 경우 1번밖에 없다. 치료법을 비교하고 데이타를 해석하고 임상연구를 하는 한의사는 국내에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면 된다. 아니 존재할 수가 없다. 누가 돈을 댈 것인가? 그렇다고 1번의 부류들이 양질의 교육을 받고 훌륭한 한의사로 배출되느냐? 그것도 아니닼ㅋㅋㅋㅋ 2번은? 난 잘 모르겠다. 졸업한지 오래돼서.ㅋㅋ

독일 의대생들도 환자를 어떻게 대해야하는지 죽어가는 환자의 보호자에게 어떤 말을 해야 하는지 교육받지 못한다. 인성교육이 없다. 배려나 감정이입은 고사하고 제대로 진료하는 법도 못 배우고 의사면허증을 쥔다.
복부를 촉진할때 몇번이나 눌러봐야하는지도 모른다. 이런 불리한 여건을 극복하고 훌륭한 의사가 되는 경우는 대부분 졸업후 수련을 받거나 강의를 따로 듣거나 연수를 다녀오거나 의사 개별적인 노력 끝에 얻어지는 것이다.
한의원은 더 하다. 도대체 몇살까지 자습하고 야학을 해야 한단 말인가!!

한의원의 숫자가 늘어나서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너무 질이 낮은 채로 시장에 마구 쏟아져나오는 불량품들이 문제를 일으킨다. 한의대에서는 QC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러니깐 환자 입장에서 한의사를 선택한다는 건 로또 긁는거랑 같다. 이줘박사님 말대로 제대로 트레이닝 받은 완성형 한의사 한명이 반경 5km 내의 내과 이비인후과 소아과 몇개쯤은 초토화시켜버리는 경우가 간혹 일어난다.

(대부분의 불량품들은 자기가 불량품인지 모른다는 점.)



내가 포항을 떠나올때 조은한의원 원장님께서(조은한의원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원장실을 갖고 있다. 원장실 유리창 너머로 북부해수욕장과 포스코의 야경이 환상적으로 펼쳐져있다.) 마지막으로 해주신 말씀.

"bk야, 환자를 고치려고 하지마라. 서울 가거든 환자의 마음을 얻는 의사가 돼라"

환자가 무슨 생각하는지, 지금 느끼는 불안과 감정이 어떤 종류인지, 그가 궁극적으로 바라는 바가 무엇인지를 최단 시간 내에 명료하게 파악하는 능력의 획득! -이게 임상의로서 가져야할 최소한의 자질이 아닐까싶다-



-이 책은 독일의 의사가 (그는 기자도 겸직하고 있다) 종병에서 자기가 보고 느낀 바를 사례별로 짤막한 에세이로 남긴 것이다. 그간 읽었던 이런 류의 책들에 비하면 별 다른 내용은 없지만 그의 마지막 챕터가 인상깊다. 자기가 본 훌륭한 의사들의 사례들을 수록함으로써 환자들이 의료계에 막연한 불신을 보내는 것을 막고자 한다.

'당신에게는 병을 이겨낼 엄청난 힘이 있다'는 안부편지를 보내 용기를 주는 의사
(독일, 영국, 일본의 의사들이 카드나 편지같은 종이를 통해 환자와 교류하고 격려하는 사례가 많아보인다. 사회분위기 탓인가)

육체적 고통 외의 심리적 사회적 고통까지 최단기간 내에 파악하는 정형외과의사 '무엇이 진짜 문제인지'를!!

심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최고의 의술을 펼치기 위해 왠만한 연구논문은 모두 읽으려고 하는 내과의사
왕진을 자주 다니는 소아과 의사.

단지 풍부한 경험을 지닌 의사에게서 교육받고 싶다는 생각으로 2-3년마다 한번씩 클리닉을 옮겨다니는 심장내과의. 그의 목표는 최고의 의술을 펼치는 병원에서 근무하는 것 뿐. 출세나 명성은 상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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