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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논문은 bk박사님이 최근 10년간 내원한 환자 중 홍삼으로 인해 건강을 잃은 환자 381명의 증례를 토대로 '홍삼증후군'에 대한 진단 기준과 임상 대처 메뉴얼을 체계화하여 세계 최초로 본지에 발표하는 것이다.


서론: 최근 개나 소나 홍삼을 달여먹는 일이 매우 빈번해지고 있다. 자기 목숨줄 내놓는 줄 모르고 장복하며 몸이 서서히 망가져가는데도 죽기 직전까지 홍삼을 식도에 털어넣고 있다.

어제 박사님에게 걸려온 전화 한통

"bk야, 나 죽을 거 같다. 머리도 너무 아프고, 얼굴도 맛이 가고, 답답하고 미칠 것 같아."

포항에 버려두고 온 최인혁씨다.

"너 내가 홍삼 묵지 말라그랬지."

"묵지 말라고 한건 알겠는데 한달 묵었다."

"아이구 인드라야. 니 RMS인 것 같은데 그렇게 묵다가 풍온데이" (최씨의 부친이 중풍으로 투병중이다.)

"뭐 알 머? 그게 먼데? 이거 우야노?"

"니 홍삼독 올랐데이. 빨리 한의원 가서 해독제 먹어야 돼. 니 직업이 밤에 일하는 놈인데 밤에 보혈도 제대로 못하는 놈이 무슨 홍삼을 들이부어서 저승길을 재촉하고 있노? 니 그라다가 진짜 풍온데이"

김씨가 자주 다니던 미장원 사장도 최씨와 똑같은 호소를 했었다.


(이제부터 이 논문을 읽는 일반인들을 위해 편집자가 특별히 쉽게 풀어서 설명을 해드리겠다.)

사람은 기혈음양이라는 4가지 종류의 바이탈리티를 갖고 있다.
홍삼은 그 중에서 기를 보하는 효능을 갖고 있다.
그렇다면 나머지 3개는?
'기'만 보하고 나머지 혈음양은 버리나? 기만 보하면 어떻게 될까? 혈음이 말라간다. 사람이 물 안 먹고 전력질주하는 거랑 같다. 잠깐은 뛸 수 있지만 결국엔 쓰러진다.

기를 보하는 홍삼
혈을 보하는 당귀
음을 보하는 숙지황
양을 보하는 부자
왜 3가지 다른 약재들은 천대받고 홍삼만 이렇게 귀한 대접을 받는걸까?

홍삼이 마법의 피로회복제처럼 인기를 끌게 된데는 담배인사공사라는 존재를 빼놓고 생각할 수 없다.
우리나라는 얼마전까지 담배와 인삼은 국가에서만 판매할 수 있는 제도를 갖고 있었다. 그러다가 김대중 정부 들어서 전매제도가 폐지되고, 이 국가기관이 민간자본에 지분이 넘어가게 된다. 담배라는 건강에 나쁜 물건을 파는 사업은 누가봐도 사양산업이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과정에서 '담배'를 버리고 인삼공사라는 새로운 존재가 탄생하게 되는데, 민간자본이 들어온 후 이승엽, 김연아, 최경주 등 톱클래스 스타들을 동원하여 무차별적인 광고와 주문편의성(구지 한의원에 가서 진맥하지 않아도 클릭 몇번에 집에서 받아볼 수 있는 편리함)과 함께 보약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부모님께 생색낼 수 있는 가격매리트까지 가중되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자본은 태생적으로 이익만을 좇는 장님이다. 그들에게 윤리를 요구하는 것은 만용이다.

다시 위의 4가지 아이템으로 돌아가자.
당귀는 왜 홍삼처럼 아이템이 되지 못할까? 숙지황은?
차라리 난 숙지황을 퍼먹는게 그래도 홍삼독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홍삼독이라는 표현은 세계최초로 본지에서 bk박사님이 사용하는 용어다. '홍삼 부작용'이라는 말은 적합하지 않은 것!! 왜냐면 부작용이라는 용어 자체에 이미 약간의 불가피성-필요악적인 측면-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효과를 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감수한다는 뉘앙스가 담겨있는데, 박사님이 보기에 최근 홍삼의 무차별적인 복용사례 가운데는 그야말로 '순수한 독'이라고 할 수 밖에 없는 케이스가 너무 많다.)


2. 본론

홍삼증후군이란? (세계최초로 본지에 발표하는 순간이다. 기쁘기 한량없다.)
Red Ginseng Misuse Syndrome, 약칭으로 RMS라고 한다.(병성한의학연구소에서 명명하였다.)

쉽게 말하면 홍삼독 오른 사람이라고 보면 된다.

RMS의 진단기준은 다음과 같다. (동연구소에서 약 5년간의 시뮬레이션과 환자의 증상들 중에서 가장 표지가 될만한 증상들을 선별하여 신중하게 선정함.)


일주일 이상 매일 50ml 이상의 홍삼액을 복용한 환자로서 다음 조건 중 2가지 이상을 호소할 경우 RMS 환자로 분류한다.

1. 가벼운 흥분감
2. 두통
3. 현훈
4. 불면
5. 구강건조감
6. 피부발진
7. 흉민
8. 소양
9. 상기
10.심계

위의 진단기준에서
1-3가지가 해당될 경우 RMS 그레이드 1
4-6가지가 해당될 경우 RMS 그레이드2
7가지 이상 해당될경우 RMS 그레이드로 3 분류한다.

(그레이드 2 이상인 경우 반드시 한의사로부터 중화하는 한약처방을 받아 홍삼독을 완화시키는 치료를 즉시 받을 것을 권장한다.)

동의보감에 보면 기울, 기체자 삼을 금한다라고 분명히 적시되어 있으며, 현대인의 약 87%가 기체 증상을 갖고 있다는 보고가 있다. 즉 현대인 중 홍삼이 맞을 확률은 10%도 안된다는 이야기다. 거기다 체질적인 경향까지 중첩시켜 소음인 환자로 적응대상자를 국한시킨다면 그 비율은 2% 미만으로 내려간다. 즉 홍삼을 먹어서 치료해야할 증을 가진 사람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이대로 나가다가는 전국민이 RMS에 걸릴 위험이 굉장히 높다. 국민들이 홍삼독으로 질환을 앓을수록 한의사들 수입은 늘겠지만, 의료인의 양심상 사태가 더 커지기 전에 계몽과 계도를 통해 막아야 한다.

한가지 다행인 점이 있다면, 시중에 유통되는 대다수의 홍삼이 홍삼성분이 거의 들어있지 않은 '맹물'수준이라는 점이다. 홍삼이 부작용이 없다는 개드립에는 이런 면을 간과할 수 없다. 진짜 제대로 하루 9돈 이상의 홍삼을 장복하는 일이 발생한다면 그 결과는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3.결론

한의사협회에서는 RMS에 대한 체계적인 임상보고 라인을 구축하고, 일선 로컬에 RMS 환자들을 수집하여 최대한 신속하게 처치하여 병마의 고통으로부터 구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모든 소아에게 홍삼 복용을 즉각 중지시켜야 한다. 가장 피해를 많이 입는 집단이다.

- 모 대기업으로부터 홍삼과 거액의 금품을 제공받고 논문을 조작하여 홍삼의 효과를 과대포장하는 쓰레기 교수들을 학계에서 매장시켜야 한다. 모든 논문을 작성함에 있어 그 연구비의 제공자가 누구인지를 명시하도록 함으로써 독자로하여금 논문이 얼마나 공정한 기준에서 작성되었는지 알아야할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 언론사에서 작성되는 뉴스 중에 로비를 통해 보도되는 홍삼판매회사 광고성 뉴스 역시 근절되어야 한다.

- 홍삼의 건강기능식품 선정을 철폐하고 모든 공중파, 인터넷, 인쇄물에 광고하는 것을 금지해야 한다.


4. 고찰

본문에서 밝힌 기준에 대해 실제 임상에서 보다 섬세한 피드백으로 기준을 세밀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한의사협회는 보건복지부와 연계하여 희망 한의원을 대상으로 '홍삼증후군 신고센터'로 지정하고, 중앙회 산하에 홍삼증후군 환자들의 실제 구체적인 증례수집 및 한의학적인 해독처치방안에 대해 연구에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5. 첨언

홍삼이 그렇게 좋은 약이라면 홍삼을 상복하는 한의사가 왜 단 한명도 없는지 국민들은 생각해보기 바란다. 단방을 장복하는 것은 전문가들의 진단 하에서도 굉장히 위험한 일이다.
아울러 홍삼독에 고통받는 국민들을 외면하는 한의사들 역시 직업적 소명을 저버리는 비윤리적인 행태라고 생각한다.<b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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