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니스벳의 생각의 지도에 버금가는 명저다.
권삼윤의 이 책. 어떻게 한국에서 이 책이 나올 수 있었을까! 놀랍다.
여행기분야에도 브랜드가 있다. 대표적인 저질 먹튀브랜드로 한비야, 손미나 같은 질낮은 브랜드도 있지만
권삼윤같은 탑3에 들어가는 브랜드도 있다.
당신이 어떤 책을 집었는데 저자가 권삼윤이라면 무조건 읽어도 된다.
권의 책 중에서도 이 책은 최고다.
니스벳의 책이 예과생에게 필독서라면 이 책은 체질하는 한의사에게 필독서다.
bk박사는 이 책을 읽는 내내 너무 짜릿한 전율을 느꼈다고...
내가 어렴풋이 밝혀보고 싶었던 문제를 한의사도 아닌 권박사님이 일부나마 밝혀놓았다. 부끄럽다.
다음은 책 발췌 & 감상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인은 피부가 검고 북쪽으로 올라갈수록 희어졌다.
모래바람이 부는 건조한 지역에서는 깊은 눈과 쌍꺼풀을 가졌으며 코도 높다
비가 많이 내리는 몬순 지대 사람들은 눈과 코가 작고 얼굴이 평면적이며 외꺼풀을 가졌다.
백인종은 육식동물인 고릴라 침팬지처럼 몸을 늘이며 호흡하고 밀면서 힘을 쓴다
비 백인은 초식동물처럼 오랑우탄과 긴팔원숭이처럼 몸을 줄이며 호흡하며 당기며 힘을 쓴다.
밀은 재배하는데 노동력과 물이 적게 투입된다 하지만 단위면적당 수확량과 영양가가 떨어져서 반드시 육류와 유제품을 같이 섭취해야 한다. 연작에도 부적합하다. 그러므로 새로운 경작지를 찾아 이동해야만 한다.
반면 쌀은 물만 공급되면 수확량에 변동이 없다.
이 모든 게 강우량 때문이다. 물. 동양에서 쌀문화가 발달한 것은 비 때문이다.(여기서 동양이란 중동이 제외된다. 중동은 서양이다.) 동아시아에 물이 풍부한 것은 몬순 계절풍 때문이다. 이 바람이 물기가 많은 동중국해 구름을 강타하며 비가 퍼붓는다.
벼는 물이 많이 소요된다. 조리법 역시 물을 붓고 수증기로 찐다. 반면 서양은 굽는다.
쌀은 영양소가 풍부하며 단위면적당 재배량이 탁월하다. 동아시아에 인구밀도가 조밀한 것 역시 벼가 넓은 경작지를 필요치 않기 때문이다. 인구부양능력이 탁월하다. 동양에서 쌀은 거의 신앙에 가깝다. 밥먹었냐는 것이 동아시아 3국의 공통인사다. 쌀재배량을 컨트롤 하지 못한 왕국은 망했다.
쌀의 90%가 아시아에서 생산되며 밥을 먹는 인구가 35억이다.
빵은 육식문화를 만들고 밥은 어식문화를 만든다
이게 쌀농사하는 지역이다
빵은 동물성 단백질이 부족하다. 그걸 채우는게 양이었다. 인류 최초의 가축은 양!
육식을 하게 되면 장의 길이가 짧아지고 소화하는 시간이 줄어든다. 에너지 효율이 높아지고 그 만큼의 에너지를 통해 머리를 더 쓸 수 있다. 육식문화권이 동적인 이유다.
건조지대에서 왜 유일신 신앙이 싹트냐면(이슬람과 기독교)
유목하며 돌아다니는 양치기는 스스로 풀을 키우지 않는다. 양이 먹을 풀을 어떤 초월적 존재가 키워준다고 믿는다. 그 덕에 자기가 살아가므로 그 존재를 인간보다 상위라고 한다. 그 분이 바로 야훼이고 알라신이다.
그들은 씨를 뿌리지도 않고 밭도 갈지 않는다. 하느님만 바라본다.
동아시아인들은 지가 키워야 했다. 지 몸을 움직여서 농사지어야 했으므로 필요한 권능별로 신이 다 따로 존재했다. 비, 바람, 구름, 번개, 산, 강...
유목민들은 뱀을 악의 상징으로 내세운다. 그러나 아시아에서는 뱀이 나오는 곳은 물이 풍부한 곳으로 비옥한 농토를 상징한다. 풍요와 다산의 상징이다. 앙코르왓의 정문은 코브라로 장식되어 있다.
육식을 하려면 넓은 초지가 필요하다. 인구밀도가 높은 동아시아에는 그런 곳이 없다. 강과 바다의 물고기로 단백질을 보충해왔다. 동아시아는 밥과 생선을 세트로 하는 문화권을 형성해왔다. 가축은 먹기 위해 기르는 것이 아니라 농사를 짓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불교가 퍼지면서 육식이 금지됐다.
유럽의 담수에는 석회석이 많아 바닷고기가 맛이 없다. 지중해에는 해류와 바람이 불지 않아 어종이 다양하지 않다. 유럽에는 먹을만한 고기가 없는 것이다!
여기서 한가지.
동아시아의 돼지고기를 주목해야 한다. 한중일 3국에서 돼지의 인기는 매우 높다. 개업식에도 쓴다. 돼지젖이 안 나오니깐 사람이 우유처럼 유제품을 만들 수도 없다. 한족의 70%가 락타제를 생산하지 못하는 몸이다.
유목민은 돼지를 먹지 않는다. 왜냐면 돼지는 이동생활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만리장성은 돼지고기의 북방한계선.
양고기는 일부러 살을 찌우기가 힘들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소와 닭, 돼지다. 냉동능력을 개발한 인간들은 더욱 육식의 세계로 빠져들었다. 석유보다 더 잘 나가는 하이테크 사업이 소키우는 것.
빵은 이동생활에 잘 어울린다. 물도 필요하지 않다. 만들기도 쉽고 먹기도 쉽다 떠돌아 다니는 민족에게는 최고의 식사. 여러곳을 연결하는 길. 무역업, 길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대항해시대.
서양의 도시는 개방적이지만 집은 폐쇄적이다. 북아프리카 중동 건조지대의 집도 비슷하다. 벽이 두껍고 창이 작다. 건조하니깐 햇볕을 최대한 차단해야 한다. 산토리니의 집들을 보라. 유럽의 집은 항상 닫혀있다. 비가 적으면 나무가 자라지 않으므로 돌로 지을 수밖에 없다. 건조지대는 뭘 생산하기가 힘들므로 항상 외부 약탈에 대비해야 한다. 늘 셈을 해야하는 이웃들과 다투며 부딪쳐야 하니깐. 집도 틈이 있으면 안된다. 두꺼운 벽, 좁은문, 최소한의 창으로 외부침입에 늘 대비한다.
외부와 단절된 석조문화권.이기 때문에 공동체원들이 모여 이야기하는 광장이 발달한다. 아고라!
반면 옆집 숟가락 숫자까지 아는 동아시아인들에게는 광장이 필요가 없다.
서양집은 현관을 열면 바로 길과 맞닿지만, 한국의 집들은 길에서 최대한 멀리 떨어지게 해서 짓는다. 대신 마을공동체를 형성하여 개인보다 집단을 더 중요시 했다. 왜냐. 쌀농사 짓고 먹고 살려면 서로 도와야 했다.
농사 역시 당시에는 고도의 하이테크 산업. 오늘날 반도체 산업같은 것.
농경사회는 자급자족 경제다. 무역이 없다. 이동하지도 않는다. 이웃과 평생 산다. 가문과 파벌, 학벌, 인맥이 발달 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서양에 비해 이런게 심하다고 너무 자책하지말자.
비가 많은 몬순기후에서는 나무로 집을 짓는 것이 당연하다. 습도가 많기 때문에 통풍에 늘 신경을 써야하므로 닫힌 구조의 집을 만들 수가 없다. 목조건축은 베드로성당같은 큰 구조물을 올릴 수가 없다. 따라서 궁궐은 분산식 건물로 짓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의 후반부는 니스벳의 저서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들을 제시하는 것처럼 보인다.
서양의학의 체계는 지갑이다. 분류학이다. 돈-지폐-만원권 또는 돈-카드-신용카드 이런식으로 세분화된다.
동양의학의 체계는 보자기다. 어지럽고 머리띵하고 머리카락도 푸석푸석하고 밤에 허리도 아프고 눈도 침침하고 이러면 그냥 '정부족'이라는 보자기로 싸이는 거다.
이 환자를 한의사가 보면 그냥 정을 보하는 약 하나 던져주고 말텐데, 서양의사에게 가면 눈침침한 건 안과로 보내고 허리아픈건 정형외과 보내고, 머리카락푸석거리는 건 피부과 보내고....
나는 지갑의사가 아니고 보자기 의사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농경문화와 유목문화는 다르다.
밀가루, 고기, 유제품을 주로 먹는 애들은 인구밀도가 낮다. 습도가 낮다. 이동을 선호한다. 낯선 사람을 만나다보니 수평적 사회구조다. 이익(먹을거리)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달려간다. 이익지향적이고 개인주의가 강하고 외향적 성장을 중시한다. 자기 이익을 위해서 공격적 외향적이다. 주소를 써도 지 이름부터 쓴다. 사업하면 잘한다.
그리고 빵을 먹는 사람은 반드시 육식을 병행해야 생존할 수 있다.
농경문화는 쌀, 물고기를 주로 먹는다. 인구밀도가 높아 위계질서가 뚜렷하다. 더불어 사는 것을 중시하고 외향적이면 피해를 주므로 내면 가치를 중시한다. 충성, 효도, 근면 같은 도그마에 가치를 둔다. 방어적인 스타일이다. 주소 쓸때도 자기 이름은 가장 끝부분 구석에 쓴다.
체질의학은 반도국가 한국에서 태생할 수 밖에 없는 운명이었다. 통찰력 뛰어난 짜릿한 책이다.
다음은 평소 bk박사님이 어렴풋이 단서를 찾고 있는 가설들.
100만년 동안 우유를 먹어본 적이 없는 사람이 만약 최근 50년 사이에 우유라는 걸 최초로 먹게 된다면??
습도가 지방의 두께에 영향을 미친다. 더불어 식습관까지.
위도가 체질분류의 하나의 키워드가 될 수 있다. 위도는 곧 온도를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