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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에서 정신병자를 대하는 방식과 한국방식은 좀 다르다. 서양은 본질적으로 정신질환을 '본인의 문제'로 규정하고 약을 퍼부어보고 안되면 격리한다. 한국방식은 일단 본인에게 면죄부부터 준다.

'귀신이 씌였어.'
'어릴 때 충격을 받아서 저래 됐어.'

"쯔쯔쯧"이라는 의성어로 표현되는 연민의 표현--->이게 한국인들이 정신질환자를 바라보는 가장 핵심적인 정서다.

영화 동막골에 나오는 미친년은 동네마다 다 있었다. 그 년이 미국에서 태어났으면 정신병동의 탈을 쓴 감옥에 갇혀서 죽었겠지만-까뮤 끌로델처럼- 한국에 태어나면 그냥 동네 돌아다니면서 -설령 구박받을지라도- 한 인간으로 마을 공동체 안에서 살아간다.


이 책은 유대인의 피를 가진 전형적인 앵글로색슨이 어떻게 한국 절의 스님이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주인공 에릭은 어릴때 백인들만 사는 부유한 곳에서 살았다. 어느날 열살 무렵 태어나서 처음으로 흑인을 보게되는데, 어린 마음에 흑인을 모욕하는 말을 했는데, 그걸 들은 어머니가 에릭을 화장실로 데려가서 입을 씻겼다.

"너 이누무 자식 한번만 더 그런말 해봐. 그땐 수세미로 문질러 버릴테야!"

그날 일은 그에게 아주 강렬한 유년시절의 기억으로 남았다.
그의 입을 씻겨주던 사려깊던 어머니는 에릭이 13살때 호수에 들어가 자살한다.




부유한 집안의 유복하게 자란 아들. 예일대에 입학한다. 잘나가는 미래가 보장된 황금 동아줄.
늘 어느 집단이나 그렇듯이 하버드나 예일이라고해도 개망나니들은 존재하기 마련...마약도 하고...공부도 안하고...
그의 처절한 고행은 대학생때부터 시작된다.

생각에서 벗어나려는 발버둥.
마음의 자유로움을 향한 몸부림.

두뇌로 구사하는 '생각'-때론 집착, 잡념, 고민 등으로도 불린다-이 아니라 '마음'으로 직관적으로 순간적으로 경험하는 것에 대한 갈망... 하늘을 '설명하거나' '사진'을 통해 하늘을 묘사하거나 하는 단계를 거치지 않고 그냥 하늘을 마음으로 보는 단계.

그 탈출기의 핵심에는 숭산이라는 빅스님이 존재한다.



재미있는 이야기도 있다.

어떤 수행자가 몸이 아파서 한의사를 찾아갔다. 그 한의사가 3년 묵은 쑥을 구해서 뜸을 뜨라고 했다.
그래서 그 수행자는 3년 묵은 쑥을 찾아 헤맸다.

어느새 6년...

아무리 찾아도 그렇게 오래 묵힌 쑥은 없었다.

화가난 수행자는 한의사를 찾아갔다.


"아니, 원장님 3년 묵은 쑥을 대체 어디서 구하라는 겁니까! 6년이나 찾았는데 도저히 찾을 수가 없어요!"

그러자 한의사가 말했다.




"왜 그런걸 찾으러 다녀. 그냥 키우면 되는데... 6년이면 두번은 키웠겠네."


(저자의 대학 동기가 직접 겪은 실화라고 한다. ㅋㅋ)


웃기는 이야긴데, 한참 웃다보면 씁쓸한 페이소스가 느껴진다.
어차피 우리 인생이 다 이런 어리석음들로 가득 찬 것 아닌가. ㅋㅋㅋ
수행의 첫걸음은 '어리석음'을 자인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스스로 어리석은 것을 깨닫고 어리석다고 말하는 자는 그 순간 더이상 어리석지 아니하다......라고 생각!!하는 순간 다시 어리석어진다. ㅋㅋㅋ only do~


도시에 살면 자기도 모르게 때가 묻는다. 몸에도 묻고 마음에도 묻고.
더러워 질때마다 가끔 요런 책으로 샤워해주면 좋아.


마음이 자유로워졌으면 좋겠다. 막힘없고 걸림없고 탁하지 않고.
아침밥짓는 굴뚝의 연기처럼 소박하고 따뜻하면서도 자유로운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직관적인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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