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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어릴때, 방학이 오면 이런 상상을 하곤 했다.

"나는 어쩌면 개학하는 날 타임머신을 타고 한달 앞으로 날아온 건지도 몰라."

94,5년 쯤이었나. 성건동에 허름한 레코드가게가 몇개 있었는데, 거기 지나가다가 테이프를 하나 샀다.
그 안에 들어있던 노래가 meat loaf, 고깃덩어리 아저씨의 Objects In The Rear View Mirror My Appear Closer Than They Are이다. 한 수백번 따라불렀지싶어.
미트로프 아저씨 노래가 다 그렇듯 종니 길다!!! 무려 7분 이상...
노래방에서 미트로프 노래 고르면 귀싸대기 맞기 딱 좋지 ㅋㅋㅋ

노래 가사는 최고.

어릴때 케니라는 애가 비행기 사고로 죽고
아버지한테는 죽도록 두들겨 맞고
세차장에서 일하는 미녀와 카섹스를 했고
하늘은 맑고 햇살을 따뜻한 어린시절...
수십년이 지났지만 바로 어제 일처럼 기억나는 파편들.

인생은 고속도로와 같지.
휙휙 지나가.
우리가 보는건 룸미러로 보는 과거뿐.
그 과거들의 이미지 중에 멀어지지 않고, 내 의식에 생생하게 붙어 다니는 파트들이 있어.
자동차 사이드미러 글귀랑은 정반대지. 거긴 실제로 가까이 있지만 멀어보이는거자나.

인생의 사이드미러는 먼 과거라도 가까이 있는 것처럼 보일때가 많지.

and If life is just a highway, then the soul is just a car.
이게 이 노래 주제문이야. 밑줄 땡땡 ㅋㅋ

인생이 고속도로라면 우린 자동차와 같아. 후진은 없어.
그냥 앞만 보고 달리는거지. 가끔 사이드미러로 과거를 추억하면서.

여기 가사에 보면 섹스를 묘사한 부분에
그녀는 스스로의 몸을 붕대처럼...나의 몸은 상처처럼 대해주었다..


아무튼 미트로프 아저씨. 너무 좋아!

이거랑 비슷한 내용이 알랭드 보통의 여행의 기술에 나온다.

'원근법의 법칙'
여행이란 일상으로부터 멀어짐. 일상으로부터 낯설어짐을 통해 일상의 의미를 천착해보는 것. 왜냐면 일상으로 컴백하지 않는 건 여행이 아니잖아. 그건 그때부터 또하나의 일상일뿐.

여행엔 원근의 법칙이 존재해.

우리가 높은 산에 오르거나 비행기를 타고 인간세상을 내려다보면 우리가 살던 곳이 모두 점으로 보이잖아.
일상에서 멀어진 위치에서 일상을 내려다보는 거지.
(사람은 평소에도 멀리 볼 줄 알아야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의미없는 일에 지나친 에너지를 쏟아붓고 있다는 걸 왜 비행기에서 내려다볼 때만 깨닫는 걸까.
ㅋㅋㅋㅋ
비행기는 '일상으로부터 공간적인 멀어짐'에 해당하고 ...미트로프 아저씨는 시간적인 멀어짐에 대해 이야기하지.

먼 훗날 오늘을 돌이켜봤을때, 의미없는 일, 기억도 나지 않을 일, 사이드미러에 나타나지 않을 장면에 에너지 쓸 필요가 없잖아.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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