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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김씨가 행신동에 위치한 전군의 해비치한의원을 전격방문하여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어딘지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서정마을 3단지 앞. 그러니깐 고양시의 가장 끄트머리 외진 곳!!!
사거리 코너 2,3층을 모두 사용하고 있는 해비치한의원.
베이지벽면에 흰색 글씨를 데콩레이숀한 센스를 보아 전군이 얼마나 색감각이 떨어지는지 알 수 있다. 한의사가 판독하기 힘든 간판을 환자들보고 읽으라는 건가?? 지금? 롸잇 나우??
근데 사람이 잘 안 다니는 입지다. 여기 왜 들어온거니...



2층으로 올라가면 나타나는 한의원 입구다.
벽면이 현무암으로 도배돼있다. 허거걱!!
이 돌들은 작년에 오서방이 치과 오픈하면서 쳐발랐다가 '동굴'같다는 평을 들은 바로 그 돌 아닌가!!
역시나 동굴같이 어둡고 음산한게 분위기 좋다.
전군 왈 "이 돌 붙인 직원 짤렸대.ㅋㅋㅋ"




한의원 입구.
뭐 이런 되도않은 경구를 붙여놨노.
접수대가 들어가야 할 자리에 벽이 들어가 있넹...쩝.






전반적으로 한의원 분위기가 침울하고 좋다 ㅋㅋㅋㅋ







대기실. 정면에 보이는 벽 너머에는 삼각형 방이 있는데...검사실로 쓰고 있었다.
이걸 왜 방을 만들었을까. 차라리 유리벽으로 반만 트고 인바디를 놓지..쩝.
그랬다면 진짜 넓고 환한 대기실이 되었을텐데...




나눔제약에서 갖다놓은 싸구려 약재장.
곧 벌레가 창궐하겠지? ㅋㅋㅋㅋㅋㅋㅋ
테레비도 너무 작잖아! 이런데 돈을 아끼면 안되는거임.
그리고 원내 모든 소품과 설비는 오직 진료를 위해서만 사용되어야 해.

대기실에 인간극장을 틀어주면 어떡하노. 여기가 경로당이가.
원장님 티비 출연한거 무한루프로 틀어줘야지.





원장실.
와우.
저 검은 벽지는 도대체 누가 고른거야.!!!!ㅋㅋㅋㅋㅋㅋ







드디어 나타난 전군.
너무 늙어버렸어.!!!!!!
새치도 어마어마하네.







원장실 구석의 공간.
이걸 왜 여기다 만들어 놓은거야?
쓰레기장인가?ㅋㅋㅋㅋㅋㅋㅋㅋ

지저분하고 좋다.






침구실.
밝고 넓고 좋다.
유일하게 칭찬받은 곳. 배드는 모두 6개.




자, 이제 3층으로 올라가봅시다.



3층 대기실이다. 비만 피부 뭐 할거라는데...쇼파 예쁘네.





한가운데 가장 좋은 자리에 위치한 상담실!!!
와우.
유리로 벽을 짜넣었네. 예쁘다.








약재실 한켠에 싱크대.
아주 좋아!







음.
각탕실이네.
아가씨들 물로 하면 별로 안 좋아할텐데....






최악의 장소.
전탕실.
베란다에 이게 뭐여...
약 안 달이겠다는 다짐이여? 뭐여.... 아니 한의원이 두개층 다 합쳐서 80평이 넘어가는데
전탕실을 이따위로 만들어놓으면 직원들한테 일을 어떻게 하라는거여.

당장 다 뜯어라고 하고 싶을 정도로 안습인 공간!






김씨가 칭찬한 파우더룸.
우측에 놓인 티슈를 잘 보시길... 호텔급이얌.
이날 손을 세번 씻었는데 저 티슈 아까워서 쓰질 못하겠어.







근처 쌈밥집에서 전군과 향후 정국운영에 관한 밀담을 나누었다.

"전군, 니 새치 왜 이리 많이 늘었어? 고생 마이 했네."

"당근이지."

김씨가 향후 개원지로 '서울시내 역세권, 병원들 소복히 짱박힌 건물에 층수 상관없이 15평만 되면 된다'라는 조건을 제시하자 신사동, 역삼동을 추천하여 주위를 훈훈하게 했지만 전군은 2005년에 강남에 오픈했다가 마포로 옮기고 이번에 다시 고양시로 옮기는 행보를 보여, 입지 조언에 대한 공신력을 잃게 했다.

"강남에 작은 거 나오면 그냥 인수해."

김씨가 "강남에서 나가는 애들은 뭐야?"라고 묻자

"당연하지. 강남에 침놓으러 들어가는 원장은 없잖아."

그렇군!! 강남엔 침놓으러 들어가는 곳이 아니구나..ㅋㅋㅋ 강남에서 빠져나가는 원장들은 침놓고 싶어서 나가는거구나!!

"전군, 근데 너 3번 오픈할 동안 나 한번 밖에 못하고 그것마저도 홀랑 태워먹었는데...참 이건 마치, 내가 맨투맨 기본 한번 볼 동안 넌 성문종합 3번 본거 같네."

"당연하지."라는 전군.

"그렇지. 나보다 공부 못하는 애가 성문종합 3번 봤다고 하니 신기하긴 하다. 뭐 그래봤자지만 ㅋㅋㅋㅋ"


쌈밥을 섭취하며 만담을 나눈 후, 한의원으로 돌아온 김씨는 전군이 놓아주는 침을 맞고 이렇게 외쳤다.






"경찰 불러주세요. 너무 아파요"





전군으로부터 극진한 대접을 받고 정상회담을 마친 후 야학을 위해 광화문으로 달려간 김씨.

"우와 수색에서 광화문까지 운전해보니까 의외로 머네. 침맞으러 자주 올 수 있는 거리가 아니었구만.. 이거..ㅋㅋ"

이날 야학을 위해 학여울역 인근 모병원으로 달려간 김씨. 도그페이스만 당하고 자택으로 귀가해 우울한 저녁을 보냈다.

한편 전군 한의원을 돌아본 소감을 묻자 김씨는 "전반적인 인테리어에 아쉬운 부분이 많았지만, 이왕 벌인 거 아무쪼록 전군이 대박나서 나 맛있는거 많이 사줬으면 좋겠다. 크크크"라며 격려했다.

<2010.10.19.서울/정치부>

사족: 내가 전군이 일하는 지소나 한의원에 갈때마다 느끼는건데
이 녀석이 일단 초진을 엄청나게 오래 봐. 오늘도 간조들을 취조해보니 장난이 아니야.
초진환자 2시간 기다리게 한 적도 있다는데 이정도면 거의 질병 수준 아닐까.
일단 초진을 지나치게 꼼꼼하게 본다는 점은 장단점이 있는데...전군은 좀 심하지.
나도 좀 더 오래 보는 버릇을 들여야할텐데..
호기심이 많은 아이야. 그러니깐 이것저것 직접대는 것 같고. 사람에 대한 호기심이나 관심도 많고.

그리고 전군이랑 식당이나 찻집 가서  머 먹을때마다
이 녀석이 식당주인이나 사장들이랑 엄청 편하게 이야기를 막 하는걸 보거든.
오늘도 주문하는데 식당주인 며칠전에 와서 침맞은거 물어보더라고.
그걸 종업원한테 물어보면 어떡하냐고 ㅡ.ㅡ;;;;;; 난 진짜 밖에서 한의사 티내는거 엄청 싫어하는데...
이 녀석이 오늘은 식당에서 계산하다말고
식당 사장이랑 뭐 한참 이야기를 하는데
옆에서 엿들으니 식적류상한 이야기를 하고 있더라고...

전군. 사실 이 녀석한테 배울 점은 거의 없거든. ㅋㅋㅋ 얘는 3분단출신이고 나는 2분단출신이잖아.
(우리 한의대는 모든 계단식 강의실이 3개의 분단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1분단은 진짜 모범생집단
2분단은 그냥 회색분자, 3분단은 영혼이 자유로운 분들...김씨는 3분단에 근접한 2분단 말단에 앉았음.)
근데 전군한테 딱 하나 배울 점이 있다면
친화력.
앞에 말한 초진시간이 길다는 점.
지인과 전화통화하면 진짜 무슨 말이 그리 많은지 엄청 오래 통화해. 편샘도 같은 과야.
주변에 식당가면 다 아는 사람이고...

그것말고는 배울점이 없는 친구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오늘 전군한테도 이야기했는데...
나 불나고 돈 부쳐준 애들 중에 금액순으로 쏘팅을 해보면(금액 액수가 중요한건 아니지!)
한의원이 가장 안되는 가장 가난한 아이들 순서대로 큰 돈을 부쳐주었더라고. 아이러니하고 어이가 없지. 내가 그거 보고 참 한참을 숨이 콱 막히더라고. 야 이 놈 진짜 한의원 안되는 놈들인데...진짜 희한하게 그렇더라고. ㅋㅋㅋㅋㅋㅋ
그게 사회더라고...

전군이 그 중에서 공동2위야.
그래서 내가 오늘 나오면서 한마디 해줬지.

"야, 너 정신차려. 니가 임마 우리 동기중에 끝에서 두 번째로 한의원이 안돼. 이자식아."



사족2) 개원이란 건 말야.
옷을 입는거랑 같아.
내 몸에 맞아야 하잖아.
그러자면 자기 몸이 어떤 몸인지 알아야하지.
내가 좋아하는 컨셉. 내가 좋아하는 분위기. 내가 원하는 진료.
그래야 점빵이 감옥으로 변하는 참사를 막을 수 있지.
내 몸에 착 맞는 옷을 입으면 기분 좋잖아.
내가 좋아하는 공간, 내가 좋아하는 환자들이 가득한 공간으로 매일 출근한다면 그것만큼 기쁜 일이 있을까.
자꾸 안 망하는 안전빵인 곳을 찾으려고 하는데 그럼 안돼.
덜망할 자리를 찾는게 아니라, 진짜 내가 원하는 그런 자리를 찾아서 개원하고싶어 미칠때 그때 개원해야지.
그게 참 어렵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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