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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불광역에서 헤어지기 전에 귀여운 표정을 지어보이는 조호직씨.

8일 저녁부터 김씨 극심한 칠정상에 걸려 극도의 우울증세에 시달려

이날 저녁 김씨는 문식이, 무대리, 자부, 황삼촌등과 함께 홍대 김뿌라와 모 일본술집에서 과음을 하고 12시경 헤어졌다. 집으로 돌아온 김씨는 전혀 나아지지 않은 칠정상과 함께 주상까지 겹쳐 오심구역 심계정충 심하유수기 증상까지 보이게 된다.

자리에 잠시 누워보지만 1시간도 못 자고 다시 책상에 앉아 트윗을 1시간 반 하고  다시 자리에 눕는다. 이때 양주 누님, 찐양, 진서형이 안 자고 위로해줌.
다시 눕지만 또 1시간 밖에 못자고 일어나서 다시 글 쓰고...또 1시간 누워있다가
김씨 자는 내내 핸드폰켜서 퀸노래를 무한루프로 틀어놓음. 퀸노래를 들으면 조금 위로가 된다며. 작년에 불났을땐 치프턴스 할아버지들 노래로 위안을 받았는데, 올해는 퀸이구나.

새벽에 일어나서 씻고 밥도 안 먹고 병원으로 출근. 환자 3명을 보고(김씨는 이날 쉬는 날인데도 불구하고)
황련사심탕 1봉을 먹고 편지 하나를 쓰고, 이용양 박사님의 한의원으로 향했다.
최근에 김씨의 진료패턴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이용양 선배님...

진료실에서 한참 이야기를 나눈 후, 아래층 참치집으로 자리를 옮긴 일행. 길고 긴 대화 속에 격려와 지지를 받은 김씨. 기분이 조금 나아졌다고. 앞으로 이용양 박사님과 더욱 친하게 지내기로 전격 결심.
김씨의 사주도 봐주시면서 하신 말씀 "커...니도 참..이런 애들이 마음여리고....공부 많이 할 팔자다. 그냥 공부나 해라. ㅋㅋㅋ" (김씨도 이젠 포기하고 그냥 받아들이기로 함. 조금만 더 강한 마음먹고 살고, 공부는 그냥 팔자려니하고 주구장창 할 수 밖에...ㅠ,ㅠ 아이고 언제 빛보냐.)

병원으로 돌아와 황련을 2봉 먹고 조호직씨네 한의원으로 향했다. 불광동에서 가장 사암침을 잘 놓는다고 김씨가 보증하는 친구.
가서 황련 1봉 또 까먹고 침 3판 맞고 천왕보심단에 다시 황련 1봉을 먹고....여러 이야기를 나눈다.
잠시 밖에 나간 김씨는 편해욱씨와 통화를 하는데 편샘은 "행복은 상대적인것이야"라며 나중에 서울 가면 긴 이야기 나누자고 했음.

저녁을 금수복국집으로 향한 조호직씨와 김씨. 복지리를 시켜놓고 본격적인 이야기배틀을 나눈다.

김씨 "야, 이거 인간적으로 신이 있으면 좀 심한거 아이가? 내한테 이래도 되나? 내가 뭘 잘못했는데? 아니 30대 한의사가 겪을 수 있는 사건 중에 이보다 더 최악인 경우가 있나? 올해 입원한것만 해도 그렇지. 너무 심해."

조호직씨 "야 쉬어. 너 노권상이야. 너무 달려서 그래. 어디 가까운 해외라도 갔다와. 올때 선물 꼭 갖고 오고."

김씨 "내가 그동안 억눌려왔던 감정들이 어제부터 폭발해버린 것 같아. 내가 멀쩡해보여도 속으로 곪았어. 나도 힘든데, 겉으로는 포장을 잘 해왔지.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말야. 그리고 여러 원장님들이 결국 돈으로 내게 시간을 준 셈이잖아. 그래서 한시도 쉴 수가 없었어. 전력질주 했지. 죄책감이 들어서 휴일에도 뭔가를 해야하고, 기대를 저버리면 안된다는 생각과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 다음엔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압박감. 이게 계속 스트레스가 됐나봐. 그리고 내가 과거엔 꽤 괜찮은 명랑하고 재밌는 한의사였는데, 불과 5년만에 최악이 돼버렸어. 객관적으로 나보다 더 엉망진창인 인생이 있을 수 있나. 다른 친구들은 개원하고 결혼하고 아이낳고 노멀한 삶을 살아가는데 나는 그 친구들보다 3배는 더 처절하게 살아왔는데 왜 나는 바닥이냐고. 내가 왜 이런 징벌을 받아야 하냐고."

조호직씨 "결국 그건 니 스스로가 만든 틀이야. 너 도와준 원장님들이 너한테 기대하거나 그런거 없다. 니가 그 돈으로 노름한다해도 순간 기분 나쁘겠지만, 그 사람들은 너한테 도움되고 싶어서 돈을 준거지 니가 나중에 뭐 성공해야 한다든지 뭔가 이뤄야한다든지 그건 니 강박이지. 그렇게 살 필요 없다. 너 처음에 불나고 나서 막산다며. 근데 지금은 막사는게 아니야. 너말대로 예전에 카툰그릴땐 신나게 그렸는데, 이젠 날카로움도 무뎌지고 즐기질 못하는 것 같아. 너 충분히 훌륭하고 괜찮다. 지금이 뭐 어떤데? 일단 쉬어라. 너 지금 얼굴봐라. 얼굴 누렇게 뜨고 피부트러블 장난 아니야. 최근에 너 봣을때 가장 얼굴 좋아보이던 때가 입원했을때야. 그냥 그때처럼 쉬어라. 너 지금 탈진한거야. 충전해서 다시 뛰면돼. 어디 해외여행이나 짧게 갔다와라. 페이자리 좋은게 뭐냐 그런거지. 서울에 좋은사람도 많고 좋은 곳도 많고, 과거는 잊어라. 어쩔 수 없잖아. 막말로 사람이 내일 차에 받쳐 죽을 수도 있는거야. 앞으로 좋은 일 많이 생긴다. 너 작년보다 환자 편하게 보는 것 같아 보기좋아. 실력도 많이 늘었다. 제 3자가 느끼기에 그래. 서울에 좋은 사람 많아. 인생 뭐 있냐. 짧은데. 너 나름 괜찮은 한의사야. 아쉽고 탐나는 한의사가 돼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김씨 왈: 나는 늘 몸이 안 좋을때마다 기분이 안 좋을때마다 조호직한의원을 찾아가곤 했다. 오늘도 전화도 안 하고 그냥 불쑥 찾아갔다. 접수부터 하고 대기실에 앉아있다가 조호직이 '이여~ 이게 누구야'하고 나오면 악수 하고 들어가서 침맞고 서로 갈구다가...
상담실로 자리를 옮겨 한의계의 미래를 걱정하다가 약도 나눠먹고..한의원 개원이나 인테리어 등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고, 그냥 노는거지.
편안하고, 내 한의원 같고. 무엇보다 학문적으로 둘다 앗쌀한 성품이라 조호직한테 사암침맞는게 너무 좋다. 이런 친구가 가까이 있다는 것도 다 내 복이다. 오늘 저녁 복국 먹으면서 호직이랑 이야기나누면서 칠정상이 많이 치유된 듯하다. 고맙고 또 고맙다. 친구가 정말 좋은 거구나. 내가 힘들때 진짜 같이 고민해주는 진짜 친구.
얍삽한 미소와 까랑까랑한 목소리. 담실증의 전형적인 눈빛.
오늘 호직이가 발성에 대해서도 가르쳐주었다. 참고로 호직이는 애오라지라는 연극동아리를 했었음. 내 발음이 자꾸 멀리 퍼지지 않고 웅얼거린다고. ㅋㅋㅋ 어려울때 서로 도와주는 오래된 친구만큼 좋은 게 없다. 재작년 조씨에게 통찰을 제공하여 안양 구석에서 서울로 끌어놓은 사람이 김씨라는 후문.

주기적으로 호직이랑 같이 만찬회동을 가져야겠다. 오늘 조호직씨가 보여준 호의는 당분간 잊지 못할 것.

"호직스 고마워! 내 힘들어서 너한테 신세진거 나중에 다 갚을께."<b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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