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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의료를 백성을 긍휼히 여겨 배푸는 시혜적인 차원에서 보는 시각이 남아있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의료행위는 환자가 댓가를 지불하고 의사가 그만한 가치를 제공해야만 한다. 그 가치의 대부분은 신체적 정신적 안락함이 되는 경우가 많다.

"쌍꺼풀 수술비용은 100% 인상됐는데 왜 한약가격은 10년전과 똑같은가?"

이런 원초적인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해야하는 사람은 다름아닌 한의사 자신이다.

특히 아직 12만원에 15일치 약을 지어주는 한의사 선생님들. 타임머신 타고가서 약 지어 오시는가.
경주에 손광락, 포항에 경주한의원 이런 대선배님들이 앞장서서 10만원 덤핑을 치고 계시니. 더 할말은 없지만.

특이하게도 한약은 비싼 돈 내고 그만한 효과가 없는데도 왜 환자들이 컴플레인을 강하게 하지 않을까?
'나중에 효과가 나타나여~'
'다 몸에 보탬이 되어여~'
이런 이빨로 무마되기 쉽기 때문일까.
관습적이건 이빨이건 간에 한의원 환자들은 대부분 약효에 대해 '관대함'을 유지하고 있다. 이게 양날의 칼인데 내가 보기에 한의학이라는 임상학문을 더욱 정교하게 만들어내는데 가장 큰 장애가 되고 있다. 장점은 말빨 좋은 것들은 얼마든지 부의가 될 수 있다는 거고. 더불어 나같은 실력없는 것들도 얼마든지 처방 설렁설렁 내고 건물임대료 낼 수 있다는 것이고ㅡ.ㅡ;;;; 약 먹고 효과 없을때마다 환자가 지랄해봐. 공부 안 하고 베기겠나.

나는 진료실에 앉아서 PI를 쓸때 이 환자가 어느 한의원에서 얼마나 약을 먹고 효과는 어땠는지 꼭 물어본다. 대부분 몇제 먹으라고 해서 먹었는데 효과 없다는 억울함(?)이 많은데.....(특히 이 동네는 환자가 병원을 뱅글뱅글 돌기 때문에.) 이럴 경우 누가 '설거지'를 해야하는가.

(설거지란? BK한의학연구소에서 명명한 전문학술용어로 타의료기관-양한방불문-에서 치료받고 효과가 없거나 악화된 환자를 받아들여 원상회복시켜주는 행위를 일컬음. 네이버 사전에 나오지 않음. 우리? 설거지전문한의원임. 왜냐면 환자가 매우 적어서 내가 조져놓는 설거지감이 생기지 않음..)

이런거다.
옆 한의원의 명망높은 원장님에게 3제나 먹었는데도 효과가 없었는데 새파란 나같은 원장에게 약을 먹겠는가?

총체적인 불신. 특히 대형프렌차이즈 한의원에서 광고 엄청나게 때리고 몇백만원씩 한약 먹여놓고 환자 조져놓으면 이거 누가 설거지하나. 전체적인 한의원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진다. 결국 서서히 공멸하는 거다.
실력없는 원장들은 결국은 실력있는 원장들에게 설거지하게 해서 민폐를 끼치는 형국이다.

돈 받았으면 돈값 해줘야한다.


약먹고 효과없다는 이런 말이 환자 입에서 나오는 게 용납 안되면 20만원 받으시고, 나는 용납되겠다하시면 12만원 받으시면 된다.


싸고 좋은 물건 없고 돈은 거짓말 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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