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위별수가제와 질환별포괄수가제

쌍꺼풀수술 90만원
가슴수술 800백만원
이런거 다 포괄수가제이다.
가슴근육이 얇아서 수술이 어렵다고 50만원 더 내라고 할 수도 없고, 마취가 잘 안 돼서 마취액 더 들었다고 몇만원 더 내라고 할 수도 없고.
오직 '목표'를 설정하고 시술에 들어간다.

그에 반해 행위별수가제는 대표적으로 보험에 편입된 행위들인데...
침 놓으면 얼마.
가루약 하루분 얼마.
감기약도 한 팩당 얼마.


이런거 계산하기 쉽고 설득하기 쉬워서 좋긴한데, 의사의 만족도는 떨어지며, 소극적인 진료가 될 수 있다.
20첩 먹으라고 해서 먹었는데 효과 없다고.
물론 대부분의 한약이 효과 나면 좋고, 사이드 안 나면 다행이고, 효과 없어도 환자도 그냥 넘어가고 의사도 그냥 넘어가고.

병성성공개원준비위원회에서는 이번 설연휴 연구진들을 소집하여 보험급여행위를 제외한 모든 진료수가를 포괄수가제로 바꾸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환자들이 이런말 잘 한다

"한제에 얼마?"
"한제 먹으면 며칠 먹어요?"

이거 전부 지금까지 우리 선배원장님들이 한약을 행위별수가제로 분류해 놓고 집행했기 때문이다.

약의 양이 중요하고, 약봉다리 갯수가 중요한가. 여기가 건강원 제탕소인가.

몇 제 퍼멕여놓고 나몰라라 책임 안 지는 것도 이런 행태에서는 정당화될 수 있다. 어차피 환자에게 '결과'를 놓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행위'(이 경우엔 30팩의 한약봉다리, 그게 효과가 있든없든)로 거래를 했기 때문에.



한의사 사상최초로 질환별 포괄수가제를 임상에 전격적으로 도입하려는 김씨의 시도가 과연 성공할 것인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