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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슈타트에서 인상깊은 장면을 보았는데....우리는 성묘가면 조화를 꽂는다. 근데 거기서는 매일 망자의 묘지 옆에 촛불을 켜놓는다. 한두집이 아니었다.
이 책에도 무덤을 꾸미는 유족의 이야기가 나온다.
"1년전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무덤 꾸밀 돈이 없었어요. 그동안 돈을 모아서 아버지가 좋아하던 색깔로 꾸밀 수 있어서 좋아요"
돌아가시고 무덤에 금테 두르면 뭐하노. 살아계실제 여행도 보내드리고 잘해드려야제.
이 책 사진 참 잘 찍었네.
어느 마을에서 잔치가 열렸길래 저자가 묻는다
"지금 사람들이 뭐하는거야?"
-"응 파티하는거야"
"왜?"-----> 나라도 이렇게 물었을 것 같아. ㅠ.ㅠ
-"응? 그냥 심심하니깐 모여노는거지"
저자의 말대로 우리는 별 일 아닌 숫자나 뭐 주기 같은거에 의미를 부여하고 이름 갖다붙이는거 좋아하는 버릇이 있다. 만난지 100일 기념. 뭐 99일이면 어떻고 104일이면 파티하면 안되나 ㅋㅋㅋㅋ
우리가 잔치하는데 꼭 이유가 있어야 하나? ㅋㅋㅋㅋㅋㅋㅋㅋ
왜 요새 bk박사님은 '잔치'라는 말이 좋을까...왜 못배운 애들은 잔치라는 좋은 말 놔두고 파티라고 씨부렁거릴까 ㅋㅋㅋㅋㅋ 하...이 잔치문화 진짜 좋은데...
마당이라는 것도....결혼도 하고 초상도 치르고, 놀이도 하고 김장도 하고....잔치도 하고....만능공간.ㅋㅋㅋ
짧은 경험상 여자 방송작가들이 쓰는 여행기가 맛깔나고 재미난다. 기승전결을 풀어갈 줄 안다. 지적 유희도 거의 없고.
아우. 사진 정말 좋네. (바다에서 작가의 청바지 무릎까지 넣은 사진도 좋네)
아따우로 섬에서 나올때 아침에만 파도가 잦아들어서 겨우 나올수 있다고 한다. 이까(오징어의 일본말) 잡으시던 할아버지가 아버지에게 알려준 생활의 지혜.
"배를 타고 울릉도 근해에 나갔다가 구름이 많이 끼거나 날씨가 안 좋으면 방향을 전혀 알 수가 없다. 별도 안 보이고. 그때는 해가 질때 아주 잠깐 울릉도가 보일 때가 있다. 그때를 놓치지 말고 방향을 잡아서 돌아와야 해."
예전에는 울릉도에서 강꼬(2-3명이 타는 아주 작고 길쭉한 배) 타다가 남자들이 많이 죽었다.
언제 바다에서 죽을지 모르는 남자들은 거칠다. 농사짓는 사람들보다 뱃놈들이 10배는 더 거칠다. 술과 매춘부를 탐하고 이까 잡은 돈을 노름으로 모두 날려버리기 일쑤다. 그들에게 미래는 너무 불안정하니깐. 이까잡이는 로또랑 같다. 어떤날은 기름값도 못 벌때가 있지만, 어떤 날에는 몇백만원을 벌기도 한다. 바닷바람이 사람을 거칠게 만드는게 아니라 바다라는 게 원래 사람을 그렇게 만든다.
이 책에 작은 배타고 이동하는 꼬마들을 보니깐, 어릴때 남양살때가 생각난다. 그때 남양까지 일주도로가 뚫리지 않아서 주로 고깃배에 주민들이 타고 다녔는데, 배가 막 파도 밑으로 내려갔다가 올라온다. 바이킹은 아무것도 아니지.ㅋㅋㅋㅋㅋ
아, 울릉도도 얼마든지 포지타노나 아따우로처럼 동아시아 최고의 휴양섬으로 만들 수 있는데...나 군수만 시켜준다면 ㅋㅋㅋㅋㅋㅋ
21세기북스에서 이런 책이 나오다니!!! 언빌리버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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