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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저녁, 김씨가 귀가하던 도중 구토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이날 오후 김씨가 지난 금융위기 이후 최대낙폭으로 주식시장이 대폭락한 가운데, 모한의사가 출판한 서적을 읽었는데, 온통 뇌내망상으로 가득 차 있어 짜증게이지가 슬슬 상승하던 차, 마침 떡을 조금 먹었다고 한다. 김씨가 평소 좋아하는 바람떡을 4개인가 먹었는데, 감기기운이 도는것처럼 식적류상한의 징후가 포착되기 시작했다.
마침 이날 저녁, 인사동에서 개최된 대한동의보감학회 주관의 임상경영전략회의에 토론자로 참석하게 되어 인사동을 걸어가는데 몸이 점점 안 좋아지는 것이다. 아, 딱 그때 침을 놨어야하는데 마침 침을 안 가져왔다. 모임 장소에 도착하여 동동주 한사발과 파전을 조금 집어먹었는데, 그때부터 두통이 쓰나미처럼 몰려오기 시작...
급기야 앓아 누울 지경에 이르러, 마침 발제자로 참석하신 모교수님에게 도움을 청하여 침을 맞았다고 한다.
약 1시간 동안 침을 맞고 상태가 약간 호전되는듯하였으나, 침을 빼고 30분 정도 경과하자 다시 상태가 악화되기 시작하여, 김씨는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
불이 모두 꺼진 숨죽인 인사동 거리를 지나, 은실이를 주차해둔 주차장으로 걸어가는데 한걸음 뗄때마다 구역감이 올라와 참을 수 없을 지경...분수처럼 솟구쳐오르려는 위식도 분문부의 자율신경을 불굴의 의지로 억누르며, 마침내 공사중인 공원까지 (지금 오세이돈씨께서 세종로 인근의 멀쩡한 공원을 파헤치고 계시는 중이다) 이르렀다. 이미 어느 곳 어느 나무 옆에서 구토할지 머릿속에 계산해둔 터라, 망설일 틈 없이 폭풍같은 구토를 해냈다.
이얏따!! 해냈어!
'아, 끝끝내 종로 한복판 길거리에서 토하지 않았어!'라는 성취의 희열감과 식도를 타고 뜨겁게 뿜어져나오는 구토물들이 식도상피세포를 따갑게 긁는 작렬감이 합쳐져 김씨는 고통과 환희의 도가니탕에 빠졌다.
'아, 이게 도대체 얼마만의 구토인가'
96년 당시 경주시 최고급술집인 카이저호프 화장실에서 토한 이후 거의 15년만에 일어난 대참사.
구토 후 거의 기력을 잃은 김씨는 은실이를 타고 1시간 가량 혼수상태에 빠져있다가 차에서 이대로 잘 순 없다고 하여 11시경 정신을 차리고 거의 혈중알콜농도 0.15%에 맞먹는, 글래스고우 코마스케일 중 덜(dull)한 단계로 운전대를 잡아 무사히 자택으로 귀가했다. 김씨의 탁월한 귀소본능과 아무리 어려운 지경에 처해도 절대 굴하지 않는 굳센 정신력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김씨는 "먼저 어제 침을 놓아주신 최교수님에게 감사드린다. 무엇보다 이번 대참사의 원인으로 쓰레기같은 모원장의 책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정말 토나오는 내용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리고 오늘 중요한 전략회의에 폐를 끼친 것 같아 미안하고, 무엇보다 나 자신에 대해서는 침을 휴대하지 않는 바람에 이렇게 속수무책으로 당했다는 점이 가장 분하다.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 부끄럽다."는 소감을 밝혔다.
사진: 아래는 김씨가 구토한 지점을 표시(파란화살표)한 위성지도(사진제공: 대한동의보감학회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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