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동안 포항mbc를 지키고 있는 박선환 아나운서
선환이 누나도 늙으시는구나 ㅠ.ㅠ
대성원장님을 만나러 감. 이 자리가 30년 전에는 포항시 최고의 상권이었는데....
휴가 끝나도 첫 진료라 슬리퍼가 바글바글하다.
동문회장님. (이 분이 bk대화재 사건 직후, 선배들이 매달 생활비 줄테니 큰 물에 나가서 좋은 거 배우라 하셨던 그 분.)
"bk야, 순리대로 해야된데이. 억지로 하지말고. 20년을 임상해도 하나도 발전 못 할 수가 있다. 서두른다고 되는 게 아이다. 개원을 할 때는 환자가 없어도 버티겠다는 마음이 있어야 한데이. 마음을 비워야 개원할 수 있다. 조급하면 망쳐. 뭐든지 다 때가 온다."
'생각하는 의자' 여기 앉는 순간 겸허해진다.
대성형님과 김한의원으로 향했다. (참고로 약탕기가 30개 있는 한의원이 바로 여기.)
"선배님 저희 왔어요"
2층짜리 건물에 한의원이 2층에 있는데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다.
클래식이 나오고 있는 대기실... 접수대 뒤로 전탕실이 있으나, 이날은 사진에 담지 못했다.
대단한 한의원이지.
약탕기 30개에 반제용 5개.
공장에서 쓰이는 천정형 레일에 실리콘호스가 투석용 모터펌프가 달려있어서 약탕기에서 포장기까지 공중으로 약액이 이동된다.
왕김원장님 역시 우석형님과 마찬가지로 매사에 열정이 넘치신다. 부의들의 공통점이라고나 할까.
몇년전 포항 인근 모골프장에서 골프대회가 열렸는데, 거기에 참가하기 위해 매일 아침 운동장 가서 운동하고 체력관리하고 해서 결국 2위!!! (우리 같으면 귀찮아서라도 못 하는데...)
우석형님도 지금 합창단장을 이끌고 매주 연습하신다는데...(후배들은 쳐져있고...)
오래된 책들이 많이 꽂혀있다.
왼쪽이 왕김원장님(김씨는 늘 왕김원장님이라고 불렀다. '왕의 귀환'이라고...)
오른쪽이 대성형님. 두분 다 양반이다.
이날 김씨가 특별히 내려왔다고 나온 고추잡채
왕김원장님께 짜장면 얻어먹으면서 좋은 말씀 들을 때가 그립다.
이날도 역시....
"bk원장아. 니가 지금 늦었다고 해도 절대 안 늦은거데이. 순리대로 때를 기다려라. 비단도 봄가을에 좋지. 겨울에 입고 나가면 미친놈 소리 듣는데이. 모든 일이 다 때가 있고 자연스럽게 되는 때가 있다. 억지로 뭐든지 하지말로 순리대로 하면 니가 안 할려고 해도 다 일이 되게 돼 있다.
서울서 공부해도 늘 즐겁게 하도록 하고, 항상 어텐션해래이. 나도 요새 천안에 공부하러 올라간다. 한의사가 기술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왜 사는지, 내가 뭔데? 라는 질문을 자꾸 해봐야한데이. 돈은 중요한거 아이데이.
그리고 나는 칼쟁이 아니고 침쟁이, 참빗장수라는거를 늘 염두에 둬야해. 나도 늘 간호사들한테 우리가 하는 일은 참빗장수다. 근데 참빗인데 참빗을 진짜 제대로 잘 하는 곳으로 만들자고 한다. 한약방 시절 선배들 욕해도 소용없데이. 옛말에 아부지 욕해갖고 되는 일 없다켓다. 그 시대를 이해하면 된다.
요새 내가 임상을 해보이까네 우즈벡 갔다가 4년만에 달라진 게, 예전에는 용담사간탕증이라든지, 그런 증을 가진 환자들이 한의원에 많이 왔는데, 요새는 그런 환자 자체가 안 오데. 그리고 약을 지어가는 사람이 원장한테 부탁해야하는데, 이거는 우예된게, 약 지어주는 사람이 환자한테 부탁해야 약지어먹고 이라데. 참 세월이 우야다가 이래돼뿐노."
대성형님이 해주신 말씀이랑 크게 다르지 않다.
포항에 개원했을때, 한달에 두세번, 점심 무렵에 전화가 온다.
"bk원장, 점심때 짜장면 어떻노?"
왕김원장님이다.
당시 초짜한의사였던 bk군을 앉혀놓고 짜장면 사주시면서 이런 저런 한의원 운영이라든지, 인생살이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시곤 했다. 돌이켜보면 가장 그리운 시간..
짜장면을 얻어먹고 김씨가 들린 곳은 에스병원.
"또 도촬하나?"
편해욱씨가 썩소를 보여주고 있다.
이 방은 원래 편샘 연구실이지만 실제로는 과당님들 흡연실로 애용되는 중...
방한가운데 타이어 4짝이 놓여있고,(포항에 웬 스노우타이어란 말인가!!) 보건지소 스멜이 물씬 풍긴다.
양덕한의원을 찾아갔다... 오치과 이웃에 입주하셨다. 두분이 사이좋게 지내셔야할텐데..
휴가중이시다.
얼마전 형님 벤츠 백미러랑 본넷 테러당했는데 수리비 450 나왔다고...오씨가 친절하게 알려주었다.
오씨는 간이 쫄려서 못 산다고...(사서 나 좀 태워주지)
조은 요양병원...
접수대.
창밖을 보면 진료실에서 바다가 바로 보인다.
조은선배님.
"bk야, 일단 서울에 간 이상, 사회와 타협해서 돈을 버는 방향으로 갈건지, 학문적으로 나갈건지 정해래이. 그리고 임상을 하겠다고 맘먹었으면 니가 환자한테 어떤 이미지로 비춰지는지 늘 돌아봐야한데이. 머리모양, 가운, 입성, 말투, 명찰 이런거 다 중요하데이. 니 내 밑에 있으면 야단 맞을 거 많데이. 인사도 정중하게 하는 버릇을 들이라."
한의원 창밖 풍경... 야경이 끝내준다.
다시 자리를 옮겨 권한의원으로...
이전한지 얼마 안되었다. 고급스럽다.
음...대기실..
원두 내리는 기계가 있다.
"커피 콩값 얼마 안한데이." 밝은 표정의 권영모씨.
환자가 많은 것 같아 훈훈하다. (형, 환호동 거기는 진짜 아니었어요!)
자택이 가까워 매일 8시까지 야진하는데, 중간에 먹는 간식.
몸 나빠지고 좋다~!! (참고로 영모형은 bk박사의 초딩동창 신영양과 결혼.)
홈커밍데이의 본격적인 투어가 진행된 이날. 김씨는 하루종일 쉬지않고 이어지는 스케줄에도 마냥 즐거웠다고한다.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김씨는 "2년만에 다시 짜장면 렉쳐를 들었다. 감개무량하다. 앞으로 자주 내려와서 듣고 싶다. 마치 밧데리가 충전되는 느낌처럼, 머리가 다시 쌩쌩해졌다. 여러 선배님들이 모두 좋은 조언을 해주셔서 감사하고, 환대해주신 모든 선배님들께 감사하다."는 소감을 밝혔다.<b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