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지 탐험

Essays 2011. 8. 31.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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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10살때 육지에 처음 나왔을때 나는 너무 놀랐지.

아스팔트. 신호등, 횡단보도, 오락실 등등 태어나서 모두 처음 보는 것들.

자동차.

엄청나게 넓은 도로. 그것도 검기까지 하다!!!
많은 차. 그리고....엄청난 속도로 달리는!!!
(차가 무서워서 횡단보도를 건너지 못해 ㅋㅋㅋ 동생이랑 손 꼭 잡고 양쪽에 차가 한대도 안 보여야 건널 수 있었지. 인디언형제도 아니고...)

그리고 매연.
내 기억 속에 아직도 생생한 장면.
내가 7살때 귀가 곪아서 울릉도 유일의 의사 (전공은 산부인과)가 서너번 째고도 실패.
결국 신여사가 "어디 아를 델꼬 육지까지 가노?!!"라는 회장님의 분부를 거역하고 청룡호에 오름.(당시 포항까지 배타고 9시간) 아들 수술시키러 가야한다꼬 이웃집 아줌마한테 수술비 빌림.

그리고 포항성모병원에서 3일 입원하고 깔끔하게 수술받고 퇴원.(신여사 지금도 자랑스럽게 생각함! ㅋㅋ)
퇴원 기념으로 고모가 죽도시장 가서 최고급 자동차 장난감 사줌. 노란색이었던 기억. 지대 차가 막 움직이고...완전 신세계!!

근데 문제는 그 자동차가 아니라...

내가 태어나서 처음 맡아보는 매연을 맡고 거의 기절.
엄청난 두통을 겪음. 그 고통이 지금까지 생생함. 거의 숨을 쉴수 없을 정도로 극악의 물질. 유독가스라고 보면 될듯.

(그런데 지금은 매연이 너무 익숙하고 잘도 들이마신다. 머리도 안 아프고... 참 사람은 적응 잘하지.)



그리고 가장 충격적인 것은.....

대문.

(물론 울릉도에도 읍내에는 대문을 달아놓는 집이 있긴 있었지. 하지만 잠그는 집은 없다. 도둑이 없었으니깐...)

처음 육지에서 집집마다 대문을 잠그는 것을 보고 엄청 놀람. 이해 안 됨.

"왜 저렇게 살아? 왜 문을 잠궈?"


당시 10살짜리 울릉도소년의 머리속에는 대문을 잠궈야한다.!!든지 누가 우리집에 와서 도둑질을 할 수 있다!!는 개념 자체가 없었음.

그래서???


늘 대문을 열어놓고 다님. 활짝 ㅋㅋㅋㅋㅋㅋㅋㅋ


엄마가 맨날 불러서 혼냄.



"니는 왜 자꾸 문을 열어놓고 댕기노"


그거 고치는데 한 1년 걸린듯...



지금도 가끔 신여사가 말씀하시지.

"니가 그때 막 육지에 나왔을때 맨날 문 열어놓고 댕겼지..."



초등학교까지 깡촌에서 살았던 애들은 태생적으로 좀 띨빵한게 있음. 촌스멜~~ㅋㅋㅋ

역시 사람은 큰 물에서 놀아야하고, 자꾸 새로운 세계가 없나 찾아봐야해..

공기속에선 공기를 못 느끼고, 물 속에선 물을 못 느낀다.

그런 의미에서 한의원 원장실은 이건 뭐 2억짜리 셀프감옥... 요샌 한 30년형씩 스스로 때리나 ㅋㅋ 


(울릉도 살아서 장점도 있음. 오락실 딱 1개 있었는데 있는건 갤라그 2대인가? 아무튼 애들도 외면 ㅋㅋㅋ
그리고 테레비전에서는 KBS1TV만 나왔음. 다른 채널은 아예 안 나옴. 근데 1TV가 제일 재미없음. 특히 초딩이 볼만한게 없음. 고로 테레비 안 봄.
울릉도 사는 어린이들의 가장 큰 장점 : 애들 눈이 다 좋다. 안경쓴애들 없음.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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