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자석들

Essays 2011. 10. 14.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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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는 곳곳에 자석들이 장치되어 있다.

이 자석들은 사람을 빨아 땡긴다.

플랫폼에 막 도착한 따끈따끈한 전동차는 계단 위의 사람들을 후루룩 빨아당긴다. 느긋하게 계단을 내려가던 사람들도 자기도 모르게 발걸음이 빨라지면서 자성에 이끌려 전동차로 빨려들어간다.

신호등 역시 마찬가지다. 깜빡거릴때 자기력은 더욱 강해진다. 저 멀리서 한가롭게 걷던 사람들도 저절로 신호등의 자성에 이끌려 발걸음을 서두른다.

엄밀히 말하면 기계의 조종을 받는 것. (이게 매트릭스 아니고 뭐냐!!)

참으로 반 휴머니즘적인 현상.

(왠지 파란신호등에 달리기 한판 하고 나면 내가 기계에 굴복한 것 같고, 조종당한 것 같아 뒷맛이 쓰다. 물론 입에 단내도 나고^^. 그래서 왠만하면 안 뛴다. 동의보감에도 나오지 않나? 뛰는거 좋아하면 당신은 10대라고...!!)




최근에 발견한 또 하나의 자기력은 이것.

내가 깜빡이를 넣은 순간 뒷차에 강력한 자성이 발생하여 확 끌어당긴다. 시골에선 볼 수 없는 신비로운 현상.

신기하기도 하지. 어찌 내가 깜빡이만 넣기만 하면 뒷차가 맹렬히 내 차 꽁무니로 들러붙나.

현대자동차에서 차량을 설계할 때 깜빡이를 넣으면 내차 뒷범퍼에 강력한 자성이 생기는 장치를 몰래 달아놓기라도 한거냐?



도시의 자석탐구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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